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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육 Jul 23. 2017

내 맘 속과 밖의 온도가 너무 달라서

 하루를 시작할 때, 일어난 아침 침대에서 지고 있는 모든 짜증을 모닝 샤워로 씻어내곤 한다. 자기 전의 상념들, 가끔은 그게 반영된 꿈, 눈을 떴을 때 덮쳐오는 '일어나기 싫다.'생각, 시작해야 할 하루에 대한 막막함. 그런 것들이 짓누르는 침대 위의 나의 몸은 너무나 노곤하다. 나로서 산 지 꽤 되었기에 말하는 건데, 나의 그런 대부분의 상념들은 모닝 샤워와 함께 대부분 해소되는 것 같다. 샤워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찬 물줄기에, 그런 고민들은 햇빛 아래의 지렁이처럼 말라 비틀어지고, 머리를 말릴 때 쯤이면 온데간데 없어진다. 찬물 샤워가 마음에 들러붙은 잿빛 안개를 걷어내 주면, 비로소 나는 하루를 맑은 정신으로 시작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정돈된 마음,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은 눅눅하고 질척한 하루를 지나며 다시 축축 처지게 된다. 상쾌한 나의 정신은 그렇게 한증막 속을 지나며 다시 무뎌지고, 주저앉고, 움직이기를 주저하게 된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저 멀리에 있어야 할 나는, 목표했던 방향만 바라보며 질척댄다. 앞으로 나아가는데 스스로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알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현실이 순탄하다면, 그러면 더 빨리, 더 멀리, 더 옳은 방향으로 쉽게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그렇게 내가 뒤척이며 기어온 자국이, 뜨거움과 차가움이 만나 생기는 비행운이 내가 지나온 자리로 남아 있다.


매일매일이 잿빛이더라구

팽이돌듯이 빙빙 돌더라구

어른이 라는 따분한 벌레들이 

야금야금 꿈을 좀 먹더라구


나는 자라 겨우 내가 되겠지

뿔이 자라난 어른이 될테니

억지로 라도 웃어야지 하는데

그럼에도 좀 울적하더라구


어제와 오늘에 온도가 너무 달라서

비행운이 만들어졌네

내가 머물기에 여기는 너무 높아서 

한숨자국만 깊게 드러났네 


나는 자라 겨우 내가 되겠지

뿔이 자라난 어른이 될 테니

억지로 라도 웃어야지 하는데

그럼에도 좀 울적 하더라구


어제와 오늘에 온도가 너무 달라서

비행운이 만들어졌네

내가 머물기에 여기는 너무 높아서 

한숨자국만 깊게 드러났네 


어제와 오늘에 온도가 너무 달라서

비행운이 만들어졌네

내가 머물기에 여기는 너무 높아서 

한숨자국만 깊게 드러났네 


꼬마가 간직했던 꿈은 무엇일까

오래된 일기장을 꺼내봤네

1996년 7월 20일에 

우주 비행사라고 적어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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