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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육 Mar 01. 2019

하고 싶은 것을 놓지 않을 것이다

그저 평범한 내가 되지 않기 위해

 2019년이 되고, 두 달이 지났다. 작년 6월부터는 삶이 꽤 괜찮아지기 시작했다. 더 정확히 표현하면, 삶은 여전히 진흙탕에 박혀 있었지만, 그걸 벗어날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고 해야겠지만, 지독한 자신감 결여에 시달리던 스스로가 봐도, 요새는 괜찮은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하기 싫은 것들을 하기 싫어하면서 강가에 가라앉은 돌처럼 가만히 있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뭐든 하려고 마음먹으면 바로 해버리곤 한다. 다른 역량이 크게 바뀐 거 같진 않은데, 바로 해치우려는 그 자세 하나만 가지고 있어도 하루하루가 윤택해지고, 돌아온 순간들이 풍성해지는 것 같다.

 졸업을 하고 나니 필수 과제인 취업이 주어졌지만, 그것을 뒤집어 생각해보면 졸업을 했기 때문에 취업 준비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졸업을 해서 삶에 여유가 더 많아졌고,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졌다. 물론 그 공백의 대부분은 해야만 하는 것을 향해 나아가는 데에 쓰여야 할 것이다. 하지만 하고 싶은 것을 하는 데에도 충분히 시간을 할애할 것이다. 해야 할 것이 있는데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나태한 것은 아니다. 해야 할 것이 있는데 하고 싶은 것만 하는 것이 나태한 것이다. 결국 부지런해지고, 열정을 가지고, 욕심을 가지만 되는 것이다. 작년에 공연을 보러 가서, 대기업 신입사원과 신인 가수의 커리어를 동시에 시작하는 사람을 보았다. 그런 건 흔치 않은 경우겠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존재도 결코 아니다. 작년에 얻은 추진력을 잃지 않으면서, 예전부터 하고팠던 음악을 소소하게 계속해 보려고 노력 중이다. 기타를 새로 샀고, 예전에 하지 못했던 주법을 연습하고, 가상악기를 사서 이펙터에 대해서도 공부하고 있다. 꼭 뮤지션이 되지 못하더라도 괜찮다. 그저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내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솔직한 생각을 내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 내가 되고 싶다. 남들에게 음악을 하고 있다고 조금은 덜 부끄럽게 말하고 싶다.

 그리고 그런 단계까지 가기 위해서, 당장은 반응이 오지 않더라도 꾸준히 뭔가를 만들고, 남들이 볼 만한 공간에 올려놓을 것이다. 누가 보지도 않는데 계속 올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물음에, 친한 친구는 그냥 기록을 남긴다고 생각하라 했다. 꾸준히 뭔가를 하는 게 중요한데, 남들이 많이 봐주기를 기대하고 뭔가를 한다면, 결국 지치는 순간이 올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의 기록을 남기기 위함이라면 지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이런 다짐을 몇 번 했던 것 같다. 이번에는 이 다짐이, 그리고 다짐을 실은 동력이 어느 때보다 오랫동안 켜져 있었으면 좋겠다.


혁오 - 공드리 (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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