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시즌 2"를 다 보는데 저번 주말을 다 써 버렸다. 시즌 2를 보게 된 이유는 시즌 1을 마지막화까지 다 보았기 때문이다. 그런 엔딩을 보고 나서 다음 시즌 정주행을 시작하지 않는 것이 신기한 일 같다.
"기묘한 이야기" 시즌2는 1의 엔딩으로부터 1년이 조금 덜 지난 시점의 호킨스의 모습을 보여준다. 시간이 지난 만큼 성장한 아이들, 그리고 그 외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호킨스의 주민들이 시즌 1의 강렬한 사건을 어떻게 버텨내고 있는지, 그리고 강렬한 엔딩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이었는지 펼쳐내는것이 주된 스토리라인이다. 윌을 향한 주변 사람들의 태도가 묘하게 현실적이어서 가슴아팠다. 또 일레븐을 기다리는 마이크의 순정 역시 애틋했다. 낸시의 러브라인이 진척되는 모습도 흥미로웠다. 전반적으로, 시즌 2는 새로운 이야기보다는 시즌 1의 연장선상에 가까웠다. 과거 인물들의 이야기를 더 심화하고, 더 강해진 과거의 위협에 대한 이야기를 푸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시즌 1과 완전히 동일한 인물들만으로 극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캘리포니아에서 온 의문의 남매, 조이스의 새 남자친구, 그리고 일레븐의 정신적 자매인 초능력자까지, 새로운 인물들은 모두 매력적이고, 극에 잘 녹아들고, 각자의 역할을 한다. 맥스는 호킨스 4인방으로 하여금 일레븐의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역할을 한다. 조이스의 남자친구 밥은 남편, 그리고 아빠의 역할을 하며 바이어스 가족의 빈자리를 채워 준다. 칼리는 극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일레븐과 같은 처지의 존재이다. 칼리가 나온 에피소드는 일레븐의 자아여행 같은 느낌의 화이다. 자신과 같은 존재와 조우한 일레븐이, 예전에 하지 않았던 생각들을 하고, 호킨스 가족들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는 의미가 있는 에피소드였다.
아쉬웠던 것은 몇 가지 있는데, 생각해보면 그런 점들의 이유는 모두 한 시즌이 너무 짧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 같다. 새 캐릭터들의 매력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은 점이 아쉬웠다. 그나마 밥이 제일 강렬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맥스, 그리고 빌리는 충분한 분량을 못 받은 것 같은 느낌이다. 다음 시즌에는 더 많은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일레븐의 자매인 칼리 역시 에피소드 하나에 담기에는 너무 사이즈가 큰 내용이었다. 칼리 에피소드 대신 호킨스 이야기가 조금 더 나왔으면 좋았을 것 같다. 무엇보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인 호킨스를 뒤로한 채, 일레븐의 자아 여행 이야기가 나온 것은 조금은 뜬금없기도 했다. 하지만 시즌을 거듭하면서 풀어나갈 내용들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짧은 게 문제였다. 적당한 선에서 끝내는 것이 극의 재미와 완성도를 높이는 길이지만, 언제나 과식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심리이기 때문이다. 적은 분량 한에서 세계관을 확장하려다 보니 별로 뻗어나가지도 못하고, 기존 인물들의 이야기 역시 덜 해버린 것 같아 애매했다. 그리고 시즌 1과 마찬가지로, 사람을 잘 안 죽이는 시리즈물이지만 누군가를 죽일때는 너무 쉽게, 혹은 억지로 죽이는 점이 문제인 것 같다. 차라리 좀 더 납득이 가게, 아니면 좀 더 장엄한(?) 상황에서 죽음을 맞게 하는것이 몰입을 덜 깨는 방법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든다.
시즌 1의 2화정도까지는 '왜 이게 이렇게 인기가 많을까?'하는 생각 뿐이었는데, 어느새 시즌 2까지 20여편의 에피소드를 모두 보고 말았다. 그만큼 "기묘한 이야기"는 재미있고, 뒷 내용이 궁금해지는 시리즈물인 것 같다. 다행히 시즌 3는 이미 나와있기 때문에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시즌 3는 어떤 내용이 펼쳐질지 궁금한 동시에, 시즌 3가 끝나면 시즌 4를 어떻게 기다려야 할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