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유는 당연히 어른들에게 있다. 학벌 중심의 사회, 직업의 귀천 의식, 전통적 성공관에 매몰 등등
그래서 우리 세대 때에는 판검사, 의사, 교수 등등의 학부모들의 욕망이 아이들에게 그대로 투영되었다.
근데 최근 아동 및 청소년 진로의식 조사에서는 다소 재밌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조사에 따라 선호하는 직업의 상위권에 유튜버나 건물주 등이 나오는 사례가 있다.
유튜버를 희망하는 흐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많이)벌고 싶다'는 당연한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낸다는 점에서 나는 긍정적으로 본다.
그런데 욕망이나 욕구의 범주는 '정보'라는 것에 제한당한다.
즉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욕망과 욕구는 지금 알고 있는 세상의 범주 안에서만 펼쳐친다.
아이들이 올바른 욕망을 가지기 위해서는 새로운 세상의 흐름과 변화, 그로 인한 세상의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주어야 한다.
여전히 아이들에게 학부모의 욕망이 투영되는 것은 학부모들은 자신이 살아온 과정 이상의 세계로의 인식과 정보가 확산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유니콘 기업을 이해하면 세상의 변화가 보인다.
유니콘 기업이라는 것이 있다.
말 그대로 유니콘과 같은 기업이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유니콘 기업은 '토스'라는 앱을 만든 비바피러블리카, 그리고 '배달의 민족' 앱을 만든 우아한 형제들이다. 안타깝게도 비바리퍼블리카는 해킹 의혹, 혹은 개인정보 도용에 따른 문제로 우아한 형제들은 지분 매각의 문제로 많은 사람들에게 비판을 받고 있지만 가장 상징적인 유니콘 기업이다.
유니콘 기업의 성장을 살피는 것이 중요한 것은 이들이 얼마나 정확하게 사람들의 욕구를 파악했는가이다.
비파리퍼블리카는 공인인증서와 상대방의 계좌를 알아야 송금을 하는 불편함을 해소했고, 우아한 형제들은 사람들이 필요한 정보를 한 곳에 모아둠으로써 성공을 했다.
즉 '사람들의 불편함을 해결하는 것'으로 성공을 했다는 것이다. 이건 대단한 기술이라기 보다는 사람들의 불편함을 정확하게 '공감'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공이 요인이다.
그래서 최근 많은 기업과 대학, 그리고 사회적으로 '공감역량'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자본주의는 더 이상 거대한 생산과 확장을 통해 성장할 수 없는 조건에 있다. 포화된 시장에서 '새로운 가치'을 창출해야 하는 시기이다. 그 '새로운 가치' 창출에서의 최고의 능력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 혹은 불편함을 정확하게 '공감'하는 것이다.
얼마전 기업가 정신 강의를 다녀왔던 경기 모 고등학교의 수업 피드백 설문지. 학생의 글에서 '공감'이라는 단어를 보면서 역시 내가 수업을 잘했구나라는 안도감이 들었다.
선한 욕망 vs 악한 욕망
많은 부모님들은 우리 아이가 선한 사람으로 살기를 바란다.
그러나 사회에서는 마냥 착하고 베푸는 사람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기를 원하지 않는다.
나도 아버지로 부터 늘 듣고 살아온 이야기지만 '세상은 만만하지 않아' ,'세상은 1등만 기억해' 류의 이야기나 일상에서 아이들에게는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면서도 세상에 대한 포부를 이야기 할때는 주로 '(어떻게든)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해'라던가 '남을 밟고 올라서는 곳이 사회야'라는 가르침(?)을 받고 살아가야 한다.
그러면서도 많은 부모님들은 혼돈을 겪게 된다. '돈'이라는 욕망에 집착하는 아이들 보며 수많은 고민과 걱정을 하면서도 아이가 '돈을 많이 버는 어엿한(?)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진로 희망을 원하기도 한다.
욕망에는 선함과 악함이라는 것을 구분하기는 힘들다.
'토스'와 '배달의 민족'은 사람들의 불편함에 공감하며 돈을 벌었다. 이들의 욕망을 선함인가? 악함인가?
최근에는 부모님들이 이런 걱정과 혼란에 빠질 필요가 없는 새로운 트렌드가 기업의 중요한 성장의 요소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시 반복하지만 더 이상 새로운 생산과 시장의 확장을 기대할 수 없는 포화된 자본주의 시대에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해 졌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임팩트 투자가 활성화 되기 시작했고, 정부나 각 기관들은 사회성과연계채권(사회혁신채권)과 같은 방식으로 공공의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다. (물론 거대 금융의 독점을 우려하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그래서 '소셜 임팩트'라는 개념이 생기기 시작했고, 긍정적인 사회문제해결력을 가지고 있다면 투자를 받기 더욱 유리하다. 그런데 이러한 것들은 결코 선함과 악함의 문제로 이야기 될 수 없다. 그리고 이제 어른들을 아이들에게 '네가 사람들의 문제에 잘 공감하고 사회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실현할 수 있으면 돈도 (많이) 벌수 있어'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소셜벤처에 투자하는 사람들
그래서 최근 우리나라에도 소셜 벤처를 자처하는 기업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많은 정도가 아니라 성수동을 중심으로 성수벨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많은 스타트업들이 그리고 그중에서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소셜벤처로 부여한 기업들이 밀집해 있다. 이는 전세계에서도 단일지역의 가장 많은 기업이 몰려있는 사례라고 한다.
소셜 벤처는 말그대로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실현하는 벤처'이다. 사회적 기업이나 사회적 협동조합과는 또 다른 의미의 사회적 가치를 중요시 하는 기업들이다.
그리고 특히 소셜벤처 진영에서는 '교육'업을 주업으로 삼은 기업들이 두드러지기도 한다.
교육 소셜벤처를 자처하는 씨프로그램은 별다른 수익사업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전에 대학로의 상징적인 건물인 '샘터'를 통채로 사용하고 있다. 물론 수익은 없다. 상근직들의 급여를 포함하면 마이너스 수익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이 회사가 현재 우리나라의 소셜벤처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이유는 바로 이들을 후원하는 펀딩 멤버들의 존재때문이다.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투자자들이다.
또 하나 소개할 기업을 정치 스타트업을 자처하는 '와글'이라는 기업이다. 아무리 스타트업의 다양성의 범주가 넓다하지만 '정치'를 내세우는 것에는 아직도 어색할 정도로 독특하다. 이 기업도 운영 상황은 씨프로그램과 유사하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다음의 이재웅이 있다.
이제 우리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해줄 수 있다.
"네가 교육을 변화 시킬 수 있는 역량을 가진다면 넌 네가 하고 싶은 일도 하면서 안정적인 급여(물론 대기업에 비하면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성과의 크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를 받으면서 그리고 사회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실현시키며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고, 게다가 권위적이지 않은 기업 문화 속에서 존중받으며 살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