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전에 근무하던 동료의 수업 성과를 확인했다.
최근 많은 것들을 함께하고 서로 의지했던 동료 교사의 성공적인 수업의 마무리에 기분 좋은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특히나 코로나로 어려운 이 시기에.
지난해 말부터 기술공학 선생님, 화학 선생님 그리고 내가 역량 중심의 수업을 준비를 했고 기술공학 선생님 주도로 수업을 개설하기로 하였다.
전문 교과 중에 <창의적 디자인 사고와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교과명을 찾아내고 나이스를 통해 정식 수업으로 개설을 하였다.
그리고 나의 마지막 역할은 3D 프린터 교육을 하는 경기 상상 캠퍼스 입주 기업인 <투스텝스>의 대표님을 소개해 주는 것이었다.
이 수업에서 아이들이 3d 프린터를 활용하여 폐페트병 활용이 가능한 실내용 농작물 재배 킷을 만들고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했다.
아마도 기술공학 교사 혼자 이런 수업을 해내라고 하면 도저히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리고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너무나도 가혹한 근무조건에 시달릴 것이다.
많은 비용이 들긴 하지만 외부 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해 이런 성과들이 가능한 것이다.
그 비용도 교육청에서 충분히 지원 가능한 범주 안에 있다.
몇 년 전부터 경기 상상 캠퍼스를 참 많이 다녔다.
참 괜찮은 곳인데 많이 알려지지 않아 매번 갈 때마다 한산해서 아쉽기도 하고 옛 서울대 농대에 자리 잡아 울창하게 우거진 숲 속에서의 여유와 싱그러움을 즐기기도 했다.
그렇게 다니면서 피큐알이란 디자인랩 실장님과도 꽤나 친근한 사이가 되었고, 아이들과 함께 방학을 이용해 4주간 프로젝트 수업을 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경기도 한 교사 연구 모임을 대상으로는 이곳 탐방 안내만 하는 프로그램을 요청받기도 하였다.
경기문화예술재단에서 운영하는 공간이라 대여로도 저렴하다. 내가 직접 확인해 본 임대료는 6~7평 정도의 독립 사무실이 월 40만 원, 그리고 목공랩의 경우 60만 원이었다.
성수동이 가진 상징성과 커뮤니티의 중요함이 있지만 그래서 나는 가급적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곳을 권한다. 비용과 그리고 진입장벽의 면에서 성수동이 가진 장점을 상쇄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곳에 있는 수많은 입주 기업과 청년 그룹들이 학교를 자유롭게 드나들며 아이들을 만나고
반대로 학교의 아이들이 이곳에서 자신의 원하는 것을 배우면 수업 이수가 가능한 제도를 늘 꿈꾼다.
사실 그리 어렵지 않은데 사소한 걸림돌이 대단한 장벽을 만들고 있는 형세다.
다시 한번 사범대라는 학부 제도에 대해 고민을 해본다. 아무 경험 없이 4년의 학부 생활을 마친 사람들이 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나는 주력이 되는 교육환경은 결코 좋은 방식은 아니다. 오히려 성수동이나 경기 상상 캠퍼스의 다양한 청년 그룹들을 일정한 기간과 수준의 교수학습 방법에 대한 교육을 시키고 학교 현장에 투입시키는 것이 훨씬 가능성 있고 경쟁력 있는 교육성과를 낼 것이다.
그동안 외부 청년 전문가와 함께 했던 수업들을 쭈~욱 둘러보았다.
지속, 확대해야 하는데 아직은 그럴만한 여력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차근차근 하나씩 하나씩 체계화시켜보려 한다.
학교의 담은 허물어져야 하고, 교사의 자격은 재논의되어야 한다.
그런데 절대 그럴 일은 일어나지 않은 것이다. 이 또한 사회의 굉장한 기득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