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찬학 Aug 23. 2020

전공 적합성이란

없다.


사실 전공적합성은 없습니다.

고등학생에게 전공이 어디겠습니까.


모 대학의 입학 사정관과 나눈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학생부 종합전형의 평가 기준 중 중요하게 평가되는 것이 전공 적합성입니다.

그런데 그게 대학전공에 대한 고등학교 학습의 적합성을 맞추는 과정이 아닌데 많은 학생들이 특히 정말 열심히 하고 성실하게 종합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전공전합성을 너무 열심히 준비하다가 전공적합성을 잃어버리는 현상을 요즘 자주 경험합니다.


지금 고3에게는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세특을 고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있다면 그리고 학생들을 위해 세특을 다시 써주고자 하는 선생님들이 계신다면 마지막 단 한번의 기회를 잘 살렸으면 합니다.


그리고 고1,2 학생들을 자세히 살펴보고 잘 준비했으면 합니다.


전공 적합성은 단순히 숫자로 보여주는 교과의 성적 이상의 역량을 평가하려는 평가 방식입니다.

매우 중요한 평가 요소입니다.

그런데 고등학생에게는 전공이 없습니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이 마치 1학년 때부터 전공을 가진 사람처럼 학습하고 셍기부에 기재합니다. 그리고 열의 있는 선생님들께서 아이들의 전공을 맞추어 줍니다.


그러다 보니 기계적 수행평가가 많아 보입니다.

예를 들면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싶어하는 학생이 문학 시간에 느닷없이 <문학 작품에 나타난 우리나라 근대 기계공학의 수준>을 쓰는가 하면, 교사를 하고 싶은 학생이 수업시간에 고전 윤리를 배웟는데 느닷없이 <교사의 윤리 의식>과 관련된 내용의 보고서를 씁니다.

모든 교과목의 수행평가를 다 그렇게 맞춥니다.


그러다보니 해당 교과가 추구하는 그 교과 배움의 본질을 추구하지 못하고, 그러다 보니 해당 교과의 수행과제 수준이 떨어집니다.

문학은 문학에서 추구하는 문법, 작품에 대한 이해, 문학작품에 대한 사유 등등의 높은 수준이 나타나야 합니다. 그게 교과성적과 세특에서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면 기본적으로 이공계 생에게는 글을 정확하게 읽고, 분석하고 수준높은 인문학에 대한 사유까지 더해진 학생으로서의 장점이 되는 것이고 인문계열 학생에게는 높은 수준의 인문학의 대한 이해로 이 전공의 필수적인 교양 교과에 대한 충분한 이수능력을 갖추었다고 평가 되어지는 것입니다.


통합사회에서 사회과 과목이 추구하는 높은 수준의 분석력과 사회현상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사회계열 지원학생들에게 높은 수준의 사회적 사고와 분석력을 갖추고 있다고 전공에 적합하다고 판단되어지는 것이고, 이공계열 학생들에게는 기본적인 비판적 사고인식 능력과 현상에 대한 분석력을 갖추고 있고 혹은 높은 수준이니 전공학습을 잘 할 수 있다고 판단되어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꾸 모든 교과에 무언가를 끼워 맞추다 보니 정작 내신 숫자보다 높은 수준의 학업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수행과제와 교과 활동에서 주제만 끼워 맞추는 낮은 수준의 활동이 이루어집니다.


가장 전공적합성이 잘 드러나는 학생들은  배움 그 자체에 몰두하면서 다양한 교과목에서 그것을 깊게 탐구하고 그 해당 교과와 관련된 깊은 탐구를 하면서 점차 자신의 강점과 하고싶은 전공에 대한 확신을 쌓아가는 학생입니다.

그들에게는 전공적합성 평가에서 꽤 중요한 다양성도 있고, 융합적 사고력도 보이고 무엇보다 높은 수준의 교과 활동 역량이 보여집니다.


사회복지학과를 가고 싶다고 모든 것들의 주제를 엮는 것이 아니라 윤리교과에서는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 사회학에서는 세상에 대한 정확한 통찰력, 수학에서는 기본 연구자로서 갖추어야 할 현상을 수로 분석하는 역량, 문학에서는 인간 사유와 심리에 대한 공감력, 이해력 등이 나타나면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 교과의 높은 수준의 교과활동이 이루어져야 하고 그것을 기본으로 갖추었을 때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배움과의 연결성이 수준높아집니다.


많은 학생들이 추구하는 전공적합성의 방식은 창의적 체험활동 교육과정에서의 비교과 활동만으로 충분합니다.


문학에서 기계를 공부하려 하지 말고, 윤리에서 사회복지를 공부하려 하지 말고, 과학에서 문법을 공부하려 하지 마세요.


영어는 영어답게,  수학은 수학답게 그렇게 공부하고 교과 관련한 활동 수준과 배움의 수준을 높이세요. 그래야 여려분이 원하는 전공전합성을 세특을 통해 갖출 수 있게 됩니다.



전공 적합성은 맞추는게 아니라 갖추어 가는 것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블라인드 평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