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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찬학 Sep 05. 2020

손가락 디자이너


숨고라는 사이트를 통해 재미있는 일이 들어왔다. 

미술학원에서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디자인학과를 지원하는 학생들의 자소서를 첨삭해달라는 의뢰였다. 


교사 때부터 실기를 준비하는 아이들이 너무나도 고되게 사는 것이 안타까워 가능하면 비실기 종합전형으로 많이 권유를 했다. 그리고 대학 선정부터 자소서, 면접까지 함께 했다. 

그 과정에서 각 대학 디자인 학과의 교육목표와 교육과정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아이들의 미래역량과 관련해서 디자인 씽킹이나 공공 디자인에 관심을 가지고 공공소통 크리에이터 젤리장과 함께 두 학기 동안 수업도 같이 하면서 디자인에 대한 감각과 이해수준을 높여왔다. 

특히 최근 기업가 정신 강사 활동을 겸하면서 공공소통디자인에 대해 더 많은 공부를 하고, 일부 수업시간에 활용하고, 나만의 수업을 만들어 보고자 젤리장과 일상에서 프로젝트를 끊임없이 시도하고 도전하는 서강대 A&T 재학생인 가영이와 함께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공공소통디자인 수업을 준비하면서 이해 수준이 더욱 높아졌다. (전광훈 때문에 중지되었다. 재개할 수 있는 희망이 당분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난 그림을 정말 못그린다. 그림 잘 그리는 것이 아주 높은 순위에 있는 소원인데 잘 못하니까 연습이 안된다. 연습이 안되니까 아직도 잘 못한다. 

그저 손가락 파이터들 처럼 손가락 디자이너가 되어가고 있다. 


아주 빠르게 피드백을 해주었다. 

부탁하신 선생님은 아주 파이팅이 넘치셨다.

'와 피드백 엄청나네요' 라는 말씀과 함께 

피드백 한 문항 보냈는데 입금하고, 또 한문항 보냈는데 다른 학생 의뢰하고 입금하고, 이게 불과 두 시간 안에 다 이루어졌다. 

그리고 대필 수준의 지나친 첨삭이나 과다한 첨삭은 불가하다는 나의 뜻을 잘 헤아려주셨다. 


아마 이 학생들 중 실기도 계속 준비하고 정시까지도 준비하는 친구들이 있을 것이다. 

그 아이들이 얼마나 고되고 힘들게 사는 알기에 가능 빨리 최대한 도와주고 자소서라도 일찍 마무리 짓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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