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완벽한

동거인은 없다.

by 박찬학

뭉치와 함께한 한주가 저물어간다


5일간의 뭉치와의 삶은 많은 것들을 변화시켰다.


1. 아침에 부지런해졌다


프리랜서이지만 좋은 루틴을 만드려고 가급적 일찍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

그러나 바쁘지 않은 시기에는 아침에 일어나서 이불속에서 빈둥빈둥 대는 날이 많았다.

이불속에서 유튜브 동영상 몇 개 보고, 넷플릭스 한 두 편 보다 보면 7시에 일어나도 11시 가까이가 되어간다.

그런데 뭉치와 함께하면서 그럴 일이 없다.

늘 나보다 아침 일찍 일어나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나를 바라보고 있다.

바로 일어나 대소변을 처리하고, 뭉치 밥을 준비하고, 탈취제와 휴지를 들고 다니며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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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하루가 길어졌다


그렇게 일찍 부지런하게 하루를 시작하고, 커피 한잔 마시고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켠다.

오늘 쓸 글을 구상하고, 자료를 조사하고, 아침에 밥을 먹고 신이 난 뭉치와 놀아주고, 청소를 하고, 뭉치가 삼키면 안 될 것이 있는지 한 톨의 먼지까지도 싹 정리한다.

그렇게 해도 9시가 조금 넘는다.

참 많은 일을 했는데 아직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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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책을 많이 읽게 되었다


평소에도 책을 많이 읽지만, 일이 없는 기간에는 너무나도 푹 퍼져서 어떤 날에는 하루 종일 유튜브와 넷플릭스의 세상에서 헤어나지 못했는데, 뭉치와 관련해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보니 그것들에 집중이 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좌식 탁자에 앉아 자료를 조사하기도 하고, 그러나 좀 지루해지면 밥 잘 먹고 한참을 놀다가 잠이 들려는 뭉치를 쓰다듬으며 책을 읽는다


4. 집이 깨끗해졌다


강아지를 키우려는 사람들의 고민 중 하나가 집안 청결의 문제이다.

그런데 오히려 집이 더 깨끗해진다.

우선 강아지가 삼키면 안 될 것 같은 먼지 한 톨이라도 치우고 싶어 온갖 청소 도구를 사용해 깨끗이 치우는 것으로 하루의 일과를 시작한다.

그리고 배변을 할 때마다 열심히 치우고 뿌리고 닦는다.

강아지용 탈취제는 인간용(?) 탈취제보다 향이 세다

그렇게 하루 종일 열심히 쓸고, 닦고, 뿌리고 또 닦다 보면 집이 너무도 깨끗해진다.

그리고 후각이 예민하고 식탐이 많은 강아지 특성상 음식 냄새가 나면 여러모로 좋지 않을 것 같아 설거지도 바로바로 한다


5. 속상해할 일도 많이 생기고 웃을 일도 많이 생긴다


별것도 아닌데 아이의 식탐이 강한 것, 밥을 너무나도 빨리 먹는 것, 입질이 있는 것, 휴지를 자꾸 먹으려고 하는 것 등등에 속상해서 화를 내기고 하다가, 천진난만하게 뛰어 놓는 것, 잠시라도 외출하고 들어오면 헬리콥터처럼 꼬리를 흔들며 부벼대기는 것, 혼자 놀다가 앙앙거리고, 배가 뒤집어지고, 고개를 꺄우뚱하며 나를 쳐다보고, 내 손을 핥고, 입을 핥고 등등 정말 아무것도 아닌데 속상하고 웃음 짓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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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치는 정말 완벽하다!!


1. 대소변을 거의 완벽하게 가린다


처음 강아지를 키우려고 했을 때, 가장 큰 고민은 청결의 문제였다,

똥오줌을 어떻게 치울까의 문제였다.

키우기 전에는 대변 처리의 문제가 가장 고민이었다.

그런데 막상 키우다 보니 대변은 아무 문제도 아니었다. 대변은 가리지 못해도 상관없다. 다만 내가 바로 확인할 수 없는 어디 구석에만 해놓지 않으면 된다. 기껏해야 하루에 3~4번이다.

문제는 소변이었다.

하루에 정말 10번 이상 한다. 만약 이것을 집안 곳곳에 아무데서나 한다면 ^^:

그런데 뭉치는 정말 완벽게 패드에만 한다.

5일 간 소변 실수는 3번, 대변을 2번 정도이다.

이토록 아름다운 강아지가 있을까?


2. 분리불안이 없다.


짖음이 없다. 가끔 원하는 것이 있거나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있으면 낑낑대기는 하나 짖음이 없다.

외출 시에도 마찬가지이다.

처음에는 외출 시 현관 가까운 곳에 가만히 앉아 기다려서 마음이 좀 그랬는데, 일부러 짧게 외출을 반복하고, 나갈 때 충분히 여유를 두고, 노즈 워크를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고 나가고, 외출 이후에는 옷을 바로 갈아입거나 해야 할 일을 바로 하지 않고, 뭉치 옆에 앉아 최소한 10분 이상 같이 무언가를 해주고 하다 보니 이제 외출하고 돌아오면 저기 어딘가 집안 구석에 걸어 나와 반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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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시츄이지만 하루에 3번 20분씩 비숑이 된다


시츄의 특징 중 하나는 사람에게 데면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애교가 많은 강아지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인기가 없지만 나는 그 시크함이 너무 좋았다.

그런데 뭉치는 하루에 몇 번씩 비숑이 된다. 토끼가 되기도 한다.

깡총깡총 후다닥 집안을 뛰어다니며 논다. 그리고 나와 놀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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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똑똑하다!!


시츄의 지능 지수는 전체 견종 중 70위권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간혹 시츄 견주들은 시츄가 멍청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너무 똑똑해서 자기가 듣고 싶은 말,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모른 척한다고도 한다.

그런데 정말 그런 듯하다.

식탐이 너무 강해 밥을 지나치게 빨리 먹고, 하루 종일 음식을 탐하고, 입질을 하고 등등의 문제 때문에 속상하고 화도 났는데 유튜브 등의 문제 상황에 관한 전문가의 조언들을 살펴보면서 하나하나씩 해보면 바로 효과가 난다. (5일간의 대단한? 변화에 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다음 포스트에 정말 구체적으로...)


5. 상황을 놀라울 정도로 이해한다


같이 자면 분리 불안이 있다는 몇몇 전문가의 이야기를 듣고 처음 며칠을 공간을 분리 폐쇄하고 따로 잤는데 외출해도 짖음이나 낑낑거림이 없는 녀석이 집안에서는 조금만 시야에서 보이지 않으면 낑낑댄다.

그게 너무 안쓰러워 3일째부터는 같은 바닥에서 자기 시작했다.

여전히 같은 곳에서 자면 분리불안이 생긴다는 전문가의 조언이 신경도 쓰이고, 혹시 수면 중 뒤척이다가 이 아이를 깔아뭉개지 않을까 염려되어 취침 시간이 되면 아이 침대로 옮겨주고 나는 그 옆에 준비한 매트리스에서 잔다.

새벽 4-5시쯤 잠시 잠에서 깨면 놀랍게도 뭉치는 잠에서 깨어 나를 지켜보고 있는데, 낮에는 지나친 입질이 걱정될 만큼 부대끼는 녀석이 내가 매트리스에서 누워 일어나지 않으면 아침까지 자기의 침대에서 나를 바라보기만 한다.

6시쯤 실눈을 뜨고 여전히 졸린 상태로 뭉치를 나의 잠자리에 데리고 와서 이불을 덮어주고 같이 누우며 놀랍게도 딥 슬립을 한다. 아마 밤새 나와 함께 자기 위해서 최소한의 졸리움만 해소하고 계속 지켜본 게 아닌가 미안하기도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내가 매트리스에 누워 눈을 감고 있는 그 저녁~아침 시간에는 내가 데리고 오기 전까지 절대 내 옆이 오지 않는다.


6. 식탐이 강하다. 그래서 뭐든 잘먹는다


그러다보니 채소도 엄청 좋아한다.

알배추가 맛있어 보여 사와 먹다고 혹시나 해서 잘게 잘라 주었더니 잘먹는다.

그래서 그 다음날 당근도 사와 잘게 잘라 주었더니 잘먹는다.


다음날에는 딱딱한 것을 먹는데 조금 힘들어 하는 것 같아 아침에 당근과 배추를 삶아 잘게 썰어 주었더니 엄청 잘먹는다. 난 그 당근과 배추를 삶은 물에 라면을 삶아 먹었다. 평소 먹던 라면 보다 맛있었다.


그리고 나도 채소를 많이 먹게 되었다.


아무튼 최근의 변화는 이렇다


정말, 천재견이자 천사견이 맞다!!




이렇게 뭉치가 함께한 일주일의 주말이 되었다.

그냥 예전보다 아주 많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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