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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찬학 Oct 14. 2021

경기 새울학교 이야기 7

척수 장애인과 숲길 동행_2021년 10월 5일

이 글은 경기 새울학교 김문겸 교장 선생님께서 학교 홈페이지에 작성한 것으로 새로운 교육을 그리고 소외된 사람이 없는 교육을 추구하는 새울학교의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더 여러 사람에게 알리고 싶어 전합니다.


2021년 9월 30일. 남한산성에서 우리 학교 학생 12명과 교직원 13명이 척수장애인과 함께 하는 숲길 동행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 진행 후, 보도자료를 제작해 교육청에 보냈다.





         경기새울학교, 척수장애인과의 숲길체험 동행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체험 & 장애 인식 개선

                    

◦ 9월 30일 척수장애인과 함께 하는 남한산성 숲길 체험 행사 진행

◦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동행 트레킹을 통해 더불어 사는 존재임을 인식하고 도움과 나눔의 가치를 체험


경기새울학교(학교장 김문겸)는 9월 30일(목) 남한산성에서 ‘척수장애인과의 숲길체험 동행 트레킹’을 진행했다.

학생들과 교직원으로 구성된 6명이 한 조가 되어, 남한산성 성곽길을 따라 4시간여 동안 척수장애인의 휠체어를 이동시키면서 장애인과 대화하고 풍경을 느끼며, 남한산성에 대한 역사 이야기도 듣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이번 행사를 통해 “언덕길을 오를 땐 땀도 나고 정말 힘들었지만 봉사한다는 즐거움을 느꼈고, 역사적 사실 등 많은 것들을 배웠던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노황균 교사(학생돌봄팀장)는 “척수장애인이 산성 밖의 전망을 볼 수 있도록 모두가 한마음으로 휠체어를 힘껏 들어 올리는 모습에서 가슴이 뭉클했다. 내가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다는 뿌듯함을 학생들이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존과 나눔의 가치를 지향하는 경기새울학교의 척수장애인 숲길체험 트레킹 활동은 10월 7일(목) 아산 영인산에서 또 진행될 예정이다.


활동 사진 1. 휠체어를 들어 올려 서울 도심 전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활동사진2. 6명이 1개조가 되어 휠체어 이동


원문

https://saeul.goeic.kr/bbs/boardView.do?bsIdx=3743&bIdx=659107&page=1&menuId=8427&bcIdx=0&searchCondition=SUBJECT&searchKeyword=#1




덧붙여서


김문겸 선생님의 교장 부임 이후 경기 혁신교 실천 연구회 선생님과 함께 새울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다.


https://brunch.co.kr/@tel1638/337


학교를 둘러보기도 하고 교장 선생님으로부터 새울학교의 교육목표, 교육과정 그리고 다양한 활동의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모든 활동 중에 이 척수 장애인과의 동행 프로그램에서 아이들이 가장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참여했다는 이야기가 가장 인상 깊었다.


2000년대 초반 기숙형 대안학교에서 1년 반을 근무했었다.

1997년 산청에 있는 간디학교가 처음으로 특성화 고등학교로 인가를 받은 이후

대안 교육을 지향하던 기존의 여러 학교와 새로운 학교들이 정식으로 학력 인정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간디고등학교의 경우를 제외하면 초기의 대안형 특성화 학교는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위한 학교를 표방했다.

영광 영산 성지고등학교가 가장 유명했고, 그 외에도 대부분 학교들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이탈한 학생들을 위한 교육목표를 내세웠다.

'공교육에서 이탈한 청소년을 위한'이라는 목표 때문에 정식 인가받기가 쉬웠으며, 교육부의 지원도 적극적이었다.


이후 2003년 이우중고등학교가 도시형 대안학교를 표방하며 설립되었고, 이런 분위기 때문에 이우중고등학교는 '대안학교도 아니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우리나라의 공교육 범위 내에 들어온 대안학교는 '학교 이탈 청소년을 위한~'이라는 프레임이 써져 있었다.

그래서 심리적 어려움을 겪거나 폭력성으로 학교 이탈 위기를 맞은 학생들이 주를 이루었다.

그런데 그것에 재한을 두지 않았던 이우중고등학교는 '대안'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고, 거기에 '귀족학교'라는 오해까지 더해져 여기저기서 욕을 많이 먹었다.


난 처음 서울에서 인문계 고등학교 교사로 교직을 시작했고, 용인에 있는 헌산중학교라는 기숙형 대안학교를 거쳐 이우고등학교에서 교직 생활을 이어나갔다.


그래서 여러 학교들의 교육과정을 많이 살펴보기도 했고, 좋은 취지만으로 무장한 기숙형 대안학교의 위험성과 부실함 (여전하다)도 잘 알고 있고, 이우학교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적절하지 않음도 알고 있다.


초창기 인가받은 대안학교는 대부분 '지리산 산행'이 교육과정에 들어가 있었다.  

그래서 지리산 산행이 없는 학교는 대안학교가 아니다는 말도 있었다. ^^

심지어 경기도 교육청의 초창기 적극적인 혁신학교의 경우에도 지리산 산행이 있을 정도로

이상하게도 '대안'과 '혁신'의 교육을 지향하는 학교는 지리산과 친밀했다.


두 기자 이유이다.

하나는 자연친화적 교육과정의 상징, 그리고 어려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인내' 교육과정의 필수 


호연지기와 극기복례와 같은 유교의 가르침을 신뢰하는 듯하다.


인내는 교실에서, 생태는 일상에서  

경기 새울학교는 '정식 학교'는 아니다.

일정 기간 위탁 교육을 하는 경기도 교육청이 운영하는 위탁학교이다.


새울학교에도 지리산 산행이 있다. 그리고 이' 척수장애인과의 숲길 체험'도 고정적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심리적 어려움을 겪거나 폭력성으로 인해 자기 조절이 힘들어 학업 중단의 위험에 놓인 학생들에게 힘든 산행 과정에서 인내심을 기르고 자연과 함께하며 호연지기를 갖는다."


요약정리하자면, 많은 학교들이 지리산과 연을 맺는 이유는 이렇다.


인문계 고등학교, 기숙형 대안 중학교, 이우고등학교 등을 거치며 많은 교육과정을 연구하고 경험해보며 이 모든 치유의 핵심은 '학습'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여기서  '학습'이라는 것은 지식 습득의 과정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학교의 교육과정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교육활동'으로 간략하게 정리해 본다.


보통의 학생들과 다른 어려움을 겪은 학생들을 위한 치유는 '학습'으로 해결해야 한다.

물론 체험도 학습이다.

그런데 너무 '체험학습'에 의존한다.


인내심을 기르는 더 좋은 곳은 지리산이 아니라 교실이다.

치유의 핵심으로 '교실에서 인내할 수 있는 학생'이어야 한다.

그것을 하기 위해 다양한 외부체험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본질은 교실에서 어려움을 회피하거나 포기한 것, 그리고 최소한 방안을 찾지 못한 것이다.


교실 안에서 내가 하고 싶은 무언가에 집중하거나, 최소한 시도를 하거나, 내가 참아야 하는 순간임을 인식하게 해야 한다.

그것은 책상에 앉아서 지루한 학습 내용을 견디는 '인내'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교실에서 뛰어놀던, 소리를 크게 내던 그렇게 준비된 교육과정 안에서 '인내'를 배워야 한다.


자연 친화적인 요소가 정서를 안정시키는 것에 도움이 된다는 것도 동의한다.

그러나 그것은 지리산에 하는 것이 아니라 화분을 키우면서, 청소를 하면서, 분리수거를 하면서, 바른 먹거리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서, 혼자 조용히 사색하는 즐거움을 알아가면서 알 수 있다.

아니 그렇게 내 일상에서 그것의 재미 혹은 효과를 가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환경윤리의  '공존'이라는 가치로부터 '배려'를 알아갈 수 있다면 더욱 좋다.


육체적 고통과 환경의 극한 주는 교육적 효과에 대해 절대 반대이다.


그리고 여전히 기숙형 대안학교의 관리자나 교사들은 교육과정의 전문가가 되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을 관리하는 능력에만 의존하고 있다.

그리고 그 관리의 방향성은 대부분 옳지 않다.

그러나 교육결과를 포장하는 능력은 대단하다.

그래서 아직도 주변에서 인가받은 대안학교를 추천해달라는 부탁에는 그리 적극적으로 답을 주지는 못한다

학생 성향과 조건에 따라 간디학교, 이우학교, 산마을 고등학교, 풀무학교 정도는 추천해 주곤 한다.




물론 이 척수장애인과 하는 숲길 체험을 지리산과는 다르다.

그러나 기획 과정에서는 지리산과 같은 교육효과에 대한 기대가 부여되어 있다.

'인내'


아이들이 이 활동에 가장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참여한다고 한다.

선생님들은 정말 대견하고 뿌듯할 것이다.

'인내와 배려'의 교육효과가 실현되기 때문이다.


다른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공감'과 '배려'는 정말 중요하다.

그러나 나보다 더 처절한 조건에 놓여있다고 착각한 상황에서의 '배려'는 위험할 수도 있다.

일종의 우월감이 만들어내는 연민 같은 것


아이들을 칭찬해주고 싶고, 기특하고 대견한 마음을 같으나

이 교육활동에서 아이들의 유난히 좋은 학습 태도를 같은 이유는

조금 더 정교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김문겸 교장 선생님에게 새울학교 교육과정에 대한 컨설팅을 의뢰받았다.

다음 주에 새울학교 선생님들을 뵙게 될 것인데 '인내는 교실에서'라는 말을 가장 핵심으로 전달하려고 한다.


당연히 선생님들께서는 공감하지 못할 것이다.

선생님들께서 공감하지 못하는 컨설팅은 당연히 실패한다.


예전 기숙형 대안학교 경력 근무를 내세워 어느 정치인처럼 '내가 해봐서 아는데'의 방식으로는 해결하고 싶지 않다.


'관리와 대처'의 전문가가 아니라 '교육과정 설계와 운영'의 전문가로 성장해야 한다.

그것이 학생, 학부모, 교사, 학교 성장의 핵심이다.



마지막으로


내가 새울학교에 애정을 갖는 이유는

새울학교가 대안학교로 불리는 인가받은 다른 중학교보다 여러모로 좋기 때문이다.

그리고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수많은 학생들을 위해 새울학교가 더 활성화 되었으면 하는 바램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더 다양한 학생들의 많이 입교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창기에 폭력적 성향을 가진 학생들을 위한 학교로 표방하고 교육부와 교육청의 지원을 엄청 받아낸

대부분의 학교들은 학급수를 확장하면서도 지원인원이 안정되면 더 어려운 아이들은 탈락시킨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하였다.

여전히 교육과정의 정교함은 부족하며, 교육 전문성을 가지지 못한 재단 관련 인사가 교장에 배치되기도 한다.


예산 지원이나 시설,  전문가 배치와 학교 운영의 건강함은 새울학교가 더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물론 단점은 1년 이상 머무르지  못한다는 것이다.

위탁 교육 기관이기 때문에 원적교로 복귀를 해야 한다.

이 문제는 교장 선생님이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심리적 어려움으로 학습 위기가 있다면 대안형 중학교가 결원을 알아보기보다는

새울학교를 권한다.


그리고 그런 대안형 중학교로 진학을 고려하는 초등학교 학부모님들께서는 한번 더 고려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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