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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찬학 Feb 02. 2022

경기 새울학교 이야기 15

새울의 아이 _ 11월 17일 

이 글은 경기 새울학교 김문겸 교장 선생님께서 학교 홈페이지에 작성한 것으로 새로운 교육을 그리고 소외된 사람이 없는 교육을 추구하는 새울학교의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더 여러 사람에게 알리고 싶어 전합니다.



11월 들어 출근하는 우리 학교 주변은 안개가 많이 깔립니다. 

아침에 느끼는 체감 온도도 도시와 다릅니다. 나이 들어가는 탓도 있지만 춥습니다. 그래도 교장실 문은 꼭 열어 둡니다. 열린 문 사이로 찬바람이 꽤 들어옵니다. 아이들이 닫힌 문을 열고 들어오기는 쉽지 않습니다. 열려 있어야 들어옵니다.

 열린 교장실로 아이들이 하나둘 들어옵니다. 아직은 남자아이들만 들어옵니다. 내가 무엇을 하는지 묻기도 하고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을 요구하기도 하고 아무 말 없이 의자를 끌어다 앉아 쉬었다 가기도 합니다. 일상의 이야기를 물어보면 시큰둥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대답합니다. 짧게.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이가 들어왔습니다.

 묻지도 않았는데 자신이 게임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적은 종이를 가져와서 읽어 보라 합니다. 읽어 보고 이제부터는 ‘주말에 게임만 했어?’라는 말을 하지 말랍니다. 많은 선생님께 들어온 말인 듯합니다.

내용은  **이가 아이들과 세상으로부터 받은 아픔입니다. 그 아픔을 잊기 위해 게임에 몰두할 수밖에 없었다고 이야기합니다. 나 혼자 이것밖에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자기변명이라 하기엔  학교 밖의 상황을 알기에 안타깝습니다. **이의 꿈은 게이머입니다. 꿈을 꾼다는 사실이 대견합니다. 그 꿈이 꼭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는 말로 마무리했습니다.

 **이가 특성화고 면접을 보고 돌아왔습니다. 면접 본 이야기를 물었더니 빅데이터에 대해 더 알고 싶어 지원했다고 합니다. 지원 동기가 있으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오늘은 목공 수업입니다. 우리 학교의 목공 수업은 개교 때부터 협력 교사가 들어옵니다. 협력 교사는 아이들이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 묻고, 그것을 할 수 있게 많은 도움을 줍니다. **이는 모든 것이 게임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게임기, 게임 속 캐릭터, 캐릭터가 사용하는 무기 등. 교장실에 들어와 제가 처음 듣고 보는 캐릭터를 인터넷에서 검색해 인쇄해 달라고 합니다. 그것으로 목공 선생님께 부탁해 자신의 게임기를 만들 것 같습니다. 나갈 때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갑니다.
 지난 9월에 부임했을 때 교장실에 무조건 들어와 책상 위에 놓인 물건들을 그냥 들고나가 당황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이와 00 이가 교장실에 들어왔습니다. **이에게 특성화 관련 면접 본 것을 잘 생각해서 00이 면접에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00 이에게 ‘내가 도와줄게.’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떨어지는 것은 내 책임이 아니랍니다. 도와준다는 말이 나온 것이 좋습니다. 교과 수업에서 맘대로 돌아다니고 드러눕고 방해하는 아이입니다.
 새울에 와서 느끼는 것이지만 이 아이만의 교육과정이 무엇일까 고민합니다. 우리 학교의 교과 선생님, 사회복지사 선생님, 상담 선생님이 함께 해 줄 수 있는 교육과정. 이것이 새울 만이 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아침입니다.
 새울만의 개인별 맞춤형 성장 교육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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