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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찬학 Sep 14. 2016

어느날 고3에 신이 나타났다

요즘 고3 아이들의 정신적 물리적 스트레스는 어마어마하다. 

학생부 종합전형 지원 마감일이 다가오면서 제출해야하는 자기소개서 때문이다.


옆에서 지켜보면 아이들이 자기소개서 때문에 받는 부담감과 압박감은 생각보다 크다. 

종합전형이라는 것이 수치로 재서  합격 가능성을 확신할 수 없는 방식이기에 수능공부를 놓을 수 없는 이중의 압박에 시달리는 시기이다. 


우리 학교에 입시 교육과 입시 학습에 대한 강압은 없는 학교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대학 진학을 선택하는 상황에서 고3 은 입시 학습과 입시 조건에 맞는 여러 요소에 대한 비교적 강도 높은 권고를 받기도 하고 각 개인이 스스로 가지는 부담감 또한 적지 않은 편이다. 


고3의 생활 중 가장 많은 압박과 강도 높은 과제를 부여하는 이 시기에 고3 아이들의 공부방에 신이 나타나셨다.


https://www.facebook.com/hyeonggeun.yun.3/videos/1060200717420749/


이 영상은 며칠만에 조회수 5000건을 넘겼으며 공유된 조회수까지 생각하면 그 이상일 것이다. 


-애들이 고3이 되어가니 미쳐가는 군 (졸업생)

-너희들 참 가지가지 한다 (학부모)

-축복받고 갑니다 (고3 동료)

-이제 민용이 페북스타로 거듭나는 건가(고3 동료)

-나 원본 제발 보내줘 (고3 동료)

-올해 최고의 영상!(교사)


등의 댓글이 수십개 달렸고 


민용교
정의 : 민용교는 민용신을 섬기는 종교로서, 특정 학사 출신의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 한정된 종교라는 점에서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 불교 등 대표적인 타 종교와는 다른 특성을 보이며 9월 10일 현재, 대한민국 이우고등학교에서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종교이다.
개요 : 민용교의 핵심은 메시아로서의 민용신, 그리고 그의 기묘한 포즈와 그의 수면으로 말미암은 구원을 믿는 것이다. 따라서 민용교는 민용신을 통한 구원을 믿고, 민용신의 가르침을 따른다고 주장하는 모든 종파들을 보편적으로 통칭하는 종교다. 민용교는 불교에서 따르는 기도 행위와 포즈를 계승하였다. 이러한 까닭으로 일부 역사학계에서는 민용교를 불교 계통의 종교로 표현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민용교 신학에서는 이러한 학술적 견해와 달리 민용교를 독자적인 종교로서 타 종교에 종속되지 않는다고 간주한다. (일부 미술계에서는 이를 일본 애니메이션 <죠죠의 기묘한 모험>의 죠죠서기 자세와 흡사하다고 주장한다.)
명칭 : '민용교'라는 단어는 2016년 현재 이우고등학교에 진학 중이던 '황민용' 군의 이름으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이나, 확실한 근거는 찾을 수 없다. 하지만 이우고등학교 김 모 학생이 촬영하여 페이스북에 업로드된 영상에 따르면 고된 피로로 이우고등학교 3학년 1반에서 휴식을 취하던 황 군이 수면과 함께 삼라만상(森羅萬象)과 만휘군상(萬彙群象), 그리고 수능대박(修能大舶)의 진리를 깨우쳤고 이를 목격한 근처 윤 군과 정 군이 각성한 민용신을 우러러 불교에서 행해지는 절과 비슷한 형태의 기도를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교리 : 타 대부분의 종교들이 긴 역사 동안 무수한 분파들이 갈라져 나옴에 따라 흠좀무한 수의 교파들이 있어 각 교파의 교리 해석이 상이한 면이 있는 것에 비해 민용교의 교리는 단순명료하다.
- 신도들의 수능/수시 대박 보장.
- 한해 운수대통

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패러디가 뒤를 이었다. 




아이들에게는 시험기간에 책이 제일 재미있듯 고3에서 아주 소소한 일상 조차도 큰 재미인 듯 하다.

누구난 영상을 기록할 수 있는 시대, SNS로 서로의 소식을 전하는 시대의 기발하고 재밌는 놀이이자 현상을 경험했다.


힘든 고3. 일상의 소소한 일들에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정서와 여유가 있음이 무엇보다 좋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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