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시인은 ‘풀꽃’이라는 시에서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라고 노래합니다. 기록하는 글은 “자세히 보고, 오래 보아야” 잘 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역을 기록하는 글쓰기는 그곳에 사는 주민들이 가장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글을 잘 쓰는 작가나 기자도 그 지역을 자세히 보고, 오래 본 주민들보다 “예쁘고, 사랑스럽게” 쓸 수 없습니다.
세종사회적경제공동체센터에서 진행한 마을기록 강의에서 마을나래로 활동할 주민들은 행사 기록, 사람 기록, 장소 기록, 나의 기록에 관한 글쓰기를 배웠습니다. 3주라는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을 직접 취재하고 열심히 글을 쓰셨습니다. 강의에 참여한 주민들의 눈은 반짝반짝 빛났습니다.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고 한 편의 글을 완성해 마을공동체신문에 담았습니다. 주민들이 쓴 글을 살펴보면서, 강의 시간에 가르쳐 드렸던 것을 세세하게 자신의 글에 녹여 내려했던 노력이 돋보였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이기에, 나와 같은 지역에 사는 사람이기에 주민들의 글쓰기에는 애정이 묻어났습니다. 지역에 대한 글쓰기를 통해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대한 사랑이 커지면, 기록을 더 잘 할 수 있게 됩니다. 시 '풀꽃'의 내용을 거꾸로 해석해도 말이 됩니다. 예쁘고, 사랑스럽기 때문에 자세히 보고, 오래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지역과 공동체를 기록하는 글쓰기를 통해 나와 이웃, 지역에 대한 애정을 키워나가시길 바랍니다. 마을나래 분들이 쓴 글을 읽으며 세종시가 예쁘고 사랑스러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보면서 지역을 기록하는 여러분도 그렇습니다.
- 정명진(지역콘텐츠발전소 대표, 마을기록 글쓰기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