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시골청년<2>
최근에 뉴스를 보다가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한겨레21>에 큼지막하게 실린 '청년문화예술 협동조합 들락날락' 청년들은 금산 시장을 배경으로 활짝 웃고 있었다.
들락날락 청년들을 처음 만났을 때 재미있는 친구들이라 생각했다. 시골에서 보기 힘든 캐릭터라고 할까? 읍내에 모여서 머리에 깃털을 달고 얼굴에는 인디언처럼 치장해서 놀기도 하고(지역에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청년들은 스스로를 '인맥부족'이라 부르며 부족 놀이를 했다), 숲에서 활쏘기, 퍼머컬처 디자인, 페니미즘 독서토론 등 별나면서도 의미 있는 활동을 많이 펼쳤다.
이 친구들 중에 '마고'(별칭)는 충남의 공익활동을 담는 사례집에 ‘들락날락’ 이야기를 싣기 위해 만나 이야기를 나눈 적 있다.
"지역분들 눈에 저희가 예뻐 보이지만은 않을 거예요. 신기하게 놀기도 하고, 어른들이 술 마시러 오라 그러면 싫다 그러고. 사실 지역 토착 문화에는 후진 부분도 많아요. 젠더 감수성도 없고......."
2018년 봄에 했던 인터뷰에서 마고가 한 말이다. 이랬던 친구들이 이제 시장 곳곳에서 창업을 하고 시장에서 가장 큰 문화행사를 기획하며 지역에서 제 역할을 한다. 이제는 금산 지역 분들도 들락날락 친구들을 예쁘게 보지 않을까. 들락날락 청년들은 바래져가는 금산을 다채롭게 만드는 보배 같은 존재니까.
요즘 ‘들락날락’은 충남을 넘어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5년간 시골 청년들의 주거, 문화, 네트워킹 등 다양한 문제를 풀어내고 최근 들어서는 경제적 자립까지 실험하고 있다.
무엇보다 시골에서도 청년만의 색깔을 잃지 않은 것이 ‘들락날락’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시골은 청년문화가 숨쉬기 힘든 곳이다. 농촌의 보수적인 분위기에 짓눌린다. 더구나 시골청년들은 어른들 눈치를 너무 많이 본다. 내가 만난 청년들은 혹여나 농촌 어르신들에게 누가 될까봐 행동 하나 하나를 걱정했다. 가끔씩 무채색으로 변해버린 청년들을 만날 때마다 안타깝다. 표정뿐만 아니라 생각까지 ‘애늙은이’가 된 친구도 있다.
그러고 보니 노란색, 분홍색으로 알록달록 했던 ‘들락날락’ 청년의 머리색이 기억난다. 염색한 머리를 보고 어르신들은 또 얼마나 혀를 찼을까. 이번 기사에 실린 사진을 보니 머리색이 차분하게 바뀌었더라. 하긴 머리색은 중요하지 않으니까. 환하게 웃고 있는 표정을 보니 여전히 알록달록 자기 색깔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색깔을 지켜줘서 고맙다. 젊은 친구들이 저마다 자기 색깔로 빛날 때 시골도 더 아름다워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