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을 소모품으로 대하는 순간 그 조직은 망한다.
"우리는 당신의 AI가 아닙니다." 직원을 소모품으로 대하는 순간 그 조직은 망한다. 직원들이 자꾸 떠난다면 해당 조직 리더의 업무 방식부터 진단해 봐야한다.
- 최르미온느! 이거 중처법(중대재해처벌법)에 해당되는 내용이야? 확인해봐 줘.
- OO대리! 규제샌드박스 절차가 어떻게 되는지 알아봐 줘.
- OO주임! 이거 확실해? 내가 아는 내용이랑 다르잖아. OO대리! 앞으로 보고 전엔 같이 체크해! 하... (깊은 한숨)
보고서 잘 쓰는 방법, 최적의 보고 타이밍, 일잘러의 대화법. 다 좋다. 그러나 짧지 않은 직장생활 중 깨달은 것이 있다면 바로 성과 좋은 조직에는 유능한 직원이 있고, 그 곳엔 반드시 좋은 리더가 있다는 것이다.
위 같은 지시를 받았다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배경이 뭐지?', '어떻게 보고해 달라는 거야?', '어디에 쓰려는 정보지?', '언제까지 달라는 거야?' 별의별 생각이 다 들것이다. 그리고 결국엔 '에라이~ 모르겠다. 일단 대충 알아보자.'로 통상 마무리되고 말 것이다. 더구나 요즘엔 chat GPT 같은 똘똘한 AI들에게(?) 몇 번의 간단한 키보드질 만으로도 어렵지 않게 원하는 답을 얻어낼 수도 있다. 심지어 방금 마친 회의에 대한 주요 내용도 수분 내 보기 쉽게 요약까지 해준다. 과거 사람이 일일이 손수 해내던 일들을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해 내는 것이 가능해진 시대인 것이다. 그러나 정작 리더 본인은 작은 노력하나 들이지 않고 직원을 부린다. 소모품 취급이다. 또한 호칭은 또 어떠한가? 본인이 근무 중인 회사는 OO님으로 사내호칭이 바뀐 지 한참 지났다. 그뿐인가. 업무가 서툰 신입사원의 실수를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도 모자라 업무 능력까지 의심하였으며, 심지어 '왜 이렇게 못하냐'는 간접적 비난까지 했다. 더불어 이 신입은 이제 상사 뿐 아니라 선배의 눈치까지 살펴야 하는 상황까지 놓이게 됐다. 이런 순간 팀원은 자신이 평가 절하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 쉽고 업무에 대한 자신감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또한 팀원 간 업무 부담 전가 및 책임 불균형 등의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 외에도 조직 구성원 전체가 리더 한 사람의 기분을 살피며 자유로운 사고를 하지 못하는 등 경직된 공기가 불의 고리처럼 번지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리더의 한마디는 해당 조직의 구성원 전체와 성과 창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좋은 리더는 중요하다.
그렇다면 어떤 리더가 좋은 리더일까.
1) 결과물을 도출해 내는 과정이 체계적이고 배려 깊은 사람
능력 있는 리더일수록 실수를 공개적으로 지적하기보다 직원에게 필요한 맥락과 개선 방향을 조용히 알려주고 스스로 학습할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OO님' 같은 익숙치 않은 호칭 하나도 솔선수범하여 변화된 조직문화를 받아들이는 성실한 모습을 보인다. 즉, 팀원들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업무 지시나 결과물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받는 피드백의 방식과 리더의 태도다. 올바른 리더는 팀원이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스스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제공하고, 공개적인 체면 손상 없이 팀워크와 신뢰를 유지하게 해 준다. 결국 '유능한 직원이 있는 곳엔 좋은 리더가 있다.'는 말은 단순히 업무 실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 문화와 리더십이 직원 성장과 생산성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2) 직원의 능력 개발에 진심인 사람
현대 사회에서 조직의 성과는 단순히 능력 좋은 리더 한 명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팀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과 성장 가능성이 조직 전체의 발전을 좌우한다. 그렇기 때문에 진정한 리더십이란 단순히 지시하고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개발하도록 돕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입사 초 내가 뭘 잘하는지, 뭘 해낼 수 있는지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나의 선임은 내 보고서를 가만히 보다가 한마디 했다. "최르미온느는 수치에 대한 분석과 이를 시각자료로 표현하는 것을 잘하는 것 같아. 나중에 한 보고서 쓰겠는걸?" 그 말 한마디는 단순한 칭찬이 아니라 나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성장의 방향을 제시해 준 리더의 시선이었다. 선임은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그 능력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 것이다. 덕분에 나는 해당 능력을 적극 연마하였고 실제 몇 차례 중요한 보고서를 맡아 성공적으로 완성할 수 있었다. 이 경험을 통해 나는 깨달았다. 좋은 리더란 직원이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지를 진심으로 고민하고, 그에 맞는 기회를 제공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말이다. 업무 지시 또는 분장이 아니라 각 구성원의 강점을 발견하고 이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리더십이다. 이런 리더는 조직의 성과를 단기적인 결과로만 판단하지 않고 장기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 직원 한 명 한 명을 세심하게 돌본다. 또한 이러한 리더십은 단순한 기술적 능력 향상에 그치지 않는다. 직원의 자기 주도성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고 조직 내에서 자율성과 책임감을 갖도록 만드는 데 핵심적이다. 즉, 직원의 능력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조직과 개인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리더란 단순한 관리자가 아니라 직원의 성장을 진심으로 고민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3) 한 명의 낙오자도 발생하지 않도록 돌보는 사람
조직에서 흔히 일 잘하는 사람, 일잘러에게 일이 집중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능력 있는 직원에게 중요한 업무가 몰리면 자연스럽게 그들의 성과가 돋보이지만 동시에 부담과 스트레스도 함께 커진다. 그런 시간들이 쌓이면 다음은 뭘까? 번아웃이다. 개인차, 시간차가 있겠지만 분명히 온다. 그럼 상대적으로 업무에 덜 참여하는 사람들은 어떨까? '어차피 쟤가 하겠지.', '나만 아니면 돼.' 안일함과 책임회피가 자란다. 조직 전체 균형이 무너지고 병드는 것이다. 이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결국 일잘러든 그 외 소외된 직원이든 모두 이직 또는 퇴직 엔딩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좋은 리더는 이런 문제를 방치하지 않는다. 일잘러에게 부담이 과도하게 쏠리지 않도록 업무를 재조정하고 업무에 자신감이 부족한 직원에게는 맞춤형 지원과 피드백을 제공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특정 인원만 앞서가는 것이 아니라 조직 전체가 함께 달릴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즉, 리더십은 뛰어난 몇 명의 군계일학을 만드는 데 있지 않다. 어느 한 명 뒤처지지 않도록 돌보는 넓은 시야, 그것이 바로 리더가 바로 조직 전체를 키우는 것이다.
4) 스스로 학습하는 사람
리더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다양하다. 전략적 사고, 의사결정 능력, 조직 관리 능력 등 모두 중요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근본적인 리더십은 스스로 학습하는 자세에서 나온다. 세상과 조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고 새로운 기술과 정보, 트렌드가 빠르게 등장하는 시대에 스스로 배우고 성장하려는 리더만이 팀을 올바르게 이끌 수 있다. 이는 결코 리더가 디테일을 더 많이 알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이를 채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여야 한다. 단순 명령자가 아니라 학습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구성원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 예를 들어 새로운 업무 방식이나 소프트웨어를 직접 배우고 활용하는 리더의 모습을 보면 직원들은 자연스럽게 학습과 성장에 대한 동기를 부여받게 된다. 만약 나의 상사가 오타만 지적하다 끝나는 사람이라면? 알아서 하라고만 하다 정작 문제 앞에서는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만 보이는 사람이라면? 정말 일하기 싫음을 떠나 계속 이 조직에 있어야 하는 걸까 하는 생각까지 들게 할 것이다. 조직에서 중요한 순간 지원받지 못하고 실수를 두려워해야 하는 환경은 창의력과 주도성을 억누르게 된다. 반대로 나의 리더가 스스로 학습하고 해법을 제시하며, 문제 앞에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직원은 그러한 리더와, 그러한 조직과 함께 하고 싶어진다. 함께 성장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리더의 태도 하나가 개개인과 조직 전체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생각한다면 좋은 리더의 존재 여부는 조직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인재 유지, 그리고 구성원 개개인의 발전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다.
나는 현재 좋은 리더인가?
혹은 미래에 그러한 리더가 되어야겠다 마음먹었는가?
그렇다면 이 글을 꼭 한번 읽어봐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