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한 줌 위로와 치유이길 바라며 쓰게 될 글
이 글은 '사랑'이라 부를 수도 혹은 보기에 따라 그 어디에도 분류해 넣을 수 없을 감정과 상황에 대한 것들을 그린 내용입니다. 주로 영화나 드라마, 음악, 책 등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글쓴이 본인 그리고 여러분이 겪었고, 겪고 있을 법한 것들이기도 할 것입니다. 누군가는 이것을 과연 사랑이라 부를 수 있는 걸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저마다 생각하는 사랑의 형태는 모두 다를 테니까요.
누군가에게는 사랑, 또 누군가에게는 그 무엇이라 명명할 수 없을 감정, 향수, 마음이 될 글입니다. 상처뿐인, 그래서 삭막하고 메마른 세상에 이 글이 한 줌 위로이자 치유이길 바랍니다. 무엇보다 글을 쓰는 제 자신이 그러하길 소망합니다. 잊고 살던 애틋한 그 감정을 다시 찾고 싶습니다.
사랑이 살갗에 선명히 닿는 순간
그런 순간을 느껴본 적 있나요?
물에 풀어진 화장지 같이 어느 순간 누군가를 향해 마구 풀어헤쳐진 나를 발견할 때,
조건 없이 받기만 하는 햇살 같은 따사로움을 느낄 때,
아침 눈 뜬 순간부터 온 하루가 그로 가득 차오를 때,
아무리 취해도 타는 목마름으로 해소되지 않는 갈증이 일 때,
추적추적 내리는 빗속을 우산도 없이 함께 걷고 싶은 생명이 생겼을 때,
불안한 내 삶에 흔들리지 않을 드넓은 호수 같은 잔잔한 눈을 찾았을 때,
나의 가장 어둡고 처절한 시기에 마주한 찬란한 별을 마주했을 때,
진종일 부둥켜안고 하염없이 울고 웃고 싶은 곰 인형을 선물로 받았을 때,
타닥타닥, 새벽녘 주방에서 들려오는 엄마의 도마소리에 눈 떴을 때,
문득 라디오에 너에 대한 사연을 올리고 싶어질 때,
좋은 음악을 발견하면 제일 먼저 공유해 주고 싶은 이가 생겼을 때,
소파에 잠든 나를 살포시 들어 올려 침대로 옮겨주시던 아빠의 체취가 떠오를 때,
먹지 못하고 잠들지도 못한 하루지만 이상하게 더 차오르는 충만함을 느낄 때,
물기 가득 머금은 싱그러운 꽃 한 송이와 누군가의 모습이 겹쳐 보일 때,
존재 자체만으로 살아야 할 이유가 되는 이를 맞이했을 때,
이 모든 순간들을 사랑이라 부를 수 없다 해도 좋습니다. 이로 인해 우리가 잠시나마 웃을 수 있고 행복했다면, 숨 쉴 수 있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36.5도의 온기. 우리는 많은 것을 바라지 않잖아요. 그저 살아 있을 수 있을 딱 그만큼. 심장이 뛰는데 필요한 그만큼의 온도만 있다면 우리는 계속 살 수 있잖아요. 살면서 포착한 이 모든 순간을 그리고 싶습니다. 잊고 살던 생동감을 다시 찾고 싶습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우린 살 수 있어요. 우리 함께 찾아요.
+ 함께 듣고 싶습니다.
It's on everything - Akira Kosemura
※이미지출처 : 우먼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