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여행에서 느끼는 봄의 절정
따뜻한 봄기운이 스며드는 4월, 왠지 모르게 마음이 들뜨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어진다. 이맘때쯤이면 남쪽 도시 대구는 이미 봄꽃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여느 해보다 빠르게 찾아온 봄 소식에 귀 기울이다 보면, 사람들 사이에 소문만 무성했던 대구의 봄 명소들이 실제로는 얼마나 특별한지 새삼 느끼게 된다.
도심 속에서 봄꽃 축제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단연 이월드가 제격이다. 대구의 상징적인 83타워 아래에 자리한 이월드는 매년 봄이면 벚꽃이 만개해 장관을 이루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이월드 별빛 벚꽃축제’가 열리는 시기엔 낮과 밤, 두 가지 얼굴의 봄을 모두 만날 수 있다.
낮에는 부드러운 파스텔톤의 벚꽃이 놀이기구와 어우러져 동화 같은 풍경을 만들고, 해가 지면 조명이 더해져 로맨틱한 야경으로 변신한다.
도심에서 살짝 벗어나 여유로운 산책을 즐기고 싶다면, 동촌유원지가 그 답이다. 금호강을 따라 조성된 이곳은 대구 시민들의 봄 소풍 장소로 사랑받는 명소다. 특히 벚꽃 시즌이면 강변 산책로가 온통 꽃으로 뒤덮이며,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시간을 선물한다.
강바람에 살랑이는 벚꽃잎과 그 아래로 흐르는 반짝이는 강물, 그리고 맑은 하늘이 하나로 어우러진 풍경은 사진보다 더 아름답다.
대구의 봄을 진정으로 느끼고 싶다면, 도심을 벗어나 비슬산을 향해보자. 매년 4월 중순이 되면 이곳은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변한다. 산자락부터 정상까지 진달래가 온 산을 연분홍빛으로 물들이며 장관을 이룬다.
이 시기를 맞아 열리는 ‘비슬산 참꽃문화제’는 지역민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여행객들이 몰려드는 이유를 증명하듯, 산 전체가 거대한 꽃밭으로 변신한다.
등산을 즐기지 않는 이들도 이맘때만큼은 일부러 비슬산을 찾게 된다. 완만한 등산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군락지 곳곳에서 만나는 진달래 풍경은 지친 마음을 단번에 위로해준다.
이월드의 환상적인 벚꽃 야경, 동촌유원지의 낭만적인 강변 산책로, 그리고 비슬산을 뒤덮은 진달래 물결까지대구의 봄은 그야말로 색채의 향연이다. 도심 속 정원부터 자연 그대로의 산까지, 하루 안에 이렇게 다채로운 봄을 경험할 수 있는 도시가 또 있을까.
사람들의 입소문을 넘어, 실제로 마주한 풍경이 더 아름다운 봄날의 대구. 이번 봄에는 대구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을 경험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