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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뒤 못봐요” 지역 주민만 아는 봄꽃 명소

부산 성암사에 ‘하얀 목련’ 만개

by telltrip
Busan-Seongamsa-Temple1.jpg 부산 성암사 목련나무 / 사진=부산 남구청 공식 블로그 SNS 금광진


하얀 비단처럼 부드럽고 우아한 그 자태, 목련은 차가운 공기 속에서 피어날수록 오히려 더욱 선명하게 다가온다. 봄이 오면 수많은 꽃들이 피어나지만, 누군가는 오직 이 순간을 위해 시간을 낸다.


부산에서도 그런 봄을 만나기 위해 일부러 발걸음을 옮기는 이들이 있다. 도심 한복판에 숨겨진, 목련 명소로 입소문이 자자한 곳. 바로 남구 용호동의 성암사다.


부산 성암사

Busan-Seongamsa-Temple2.jpg 부산 성암사 만개한 목련 / 사진=부산 남구청 공식 블로그 SNS 금광진


성암사는 부산을 대표하는 대형 사찰은 아니지만, 봄이면 이야기의 주인공이 바뀐다. 사찰 앞마당을 가득 메운 목련나무들이 동시에 꽃망울을 터뜨리는 그 순간, 경내는 눈이 내린 듯 순백의 세계로 변한다.


붐비지 않는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꽃을 감상하는 일은 마치 혼자만의 봄날을 누리는 것과도 같다. 사람에 치이지 않고, 오롯이 꽃과 마주할 수 있는 이곳은 그래서 더욱 특별하다.


Busan-Seongamsa-Temple3.jpg 부산 성암사 목련 풍경 / 사진=부산 남구청 공식 블로그 SNS 금광진


이곳의 백미는 이른 아침, 햇살이 사찰 지붕 위로 부서지듯 떨어지는 순간이다. 부드러운 빛이 목련꽃잎을 비추면, 그림자까지도 한 폭의 풍경이 된다.


평일 오전에 방문하면, 마치 나만을 위한 정원처럼 조용하고 온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굳이 포토존을 찾지 않아도, 성암사의 어디든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풍경이 가득하다. 이토록 자연스럽고 평화로운 풍경은 부산 도심 어디에서도 쉽게 만나기 어렵다.



Busan-Seongamsa-Temple5.jpg 사찰과 목련 / 사진=부산 남구청 공식 블로그 SNS 금광진


올해 성암사의 목련은 평년보다 늦은 3월 말부터 4월 중순 사이 절정을 맞는다. 그러나 매년 기온과 날씨에 따라 개화 시기가 미묘하게 달라지기 때문에, 출발 전 SNS나 지역 블로그에서 실시간 개화 상황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봄비나 강풍이 예보된 날은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꽃잎이 떨어지면 금세 그 풍경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잠시의 타이밍을 놓치면 1년을 기다려야 하는 만큼, 준비는 철저하게 하자.



Busan-Seongamsa-Temple4.jpg 부산 성암사 / 사진=부산 남구청 공식 블로그 SNS 금광진


누군가는 벚꽃 아래에서 봄을 찾고, 또 누군가는 목련 아래에서 계절을 느낀다. 부산 성암사는 그 중에서도 가장 조용하고 깊은 봄을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이다.


소란스러운 도시 속에서도 이렇게 고요하게 봄을 품은 곳이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위안이 된다. 하얗게 피었다가 눈처럼 사르르 지는 목련의 순간은, 짧기에 더욱 아름답고, 지나고 나면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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