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피해 지역 대상 백두대간수목원 무료 개방
봄꽃이 피어나는 지금, 단순한 나들이를 넘어선 특별한 공간이 있다. 상처받은 지역 주민들에게 위로와 회복을 건네는 ‘수목원’ 이야기다.
단 두 달간, 단 8곳의 시·군 주민에게만 열리는 특별한 무료 개방 소식은, 봄보다 따뜻한 자연의 품속으로 우리를 부른다.
4월 12일부터 6월 30일까지, 산불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경북·경남·울산의 8개 시군(의성군, 안동시, 청송군, 영양군, 영덕군, 산청군, 하동군, 울주군) 주민은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신분증이나 거주지 증명서만 있으면 누구나 입장이 가능하다. 산불 피해로 지친 주민들이 자연 속에서 위안을 얻을 수 있도록 마련된 이번 개방은 단순한 요금 면제가 아닌 마음의 쉼터 제공이라는 깊은 의도를 담고 있다.
백두대간수목원은 이번 기회를 통해 침체된 지역 관광 회복에도 기여하겠다는 의미 있는 행보를 더한다.
‘더-쉼 프로젝트’는 산림치유 전문가의 지도 아래 숲길 걷기, 명상, 식물 교감 활동 등으로 구성된 정서 회복 프로그램이다. 단순한 휴식이 아닌, 자연을 통한 치유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프로그램은 상실감과 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회복의 시간을 선사한다. 자연이 가진 생명력은 그 어떤 위로보다 깊고 오래 남는다.
국립세종수목원도 이번 심리 회복 프로젝트에 전국적 울림을 더한다. 단순히 수목원 내 프로그램에 머무르지 않고, '이동형 반려식물 클리닉 차량'을 활용해 피해 지역의 학교나 기관으로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학생들과 주민들에게 반려식물을 통해 교감하고, 식물 돌봄을 매개로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이 프로그램은, 치유가 필요한 곳으로 먼저 다가가는 방식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산불 진화에 헌신한 소방대원, 진화요원, 의료 봉사자 등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되었다.
그들의 노력에 자연이 보답하는 방식이자, 사회 전체가 함께 기억하고 공감하는 연대의 손길이다.
산불은 많은 것을 앗아갔지만, 자연은 다시 회복의 길을 열었다. 백두대간수목원과 세종수목원이 준비한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한 복지 서비스를 넘어, ‘자연이 주는 위로’라는 가치를 실현하는 의미 있는 사례로 남을 것이다.
수목원은 이제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아픔을 공유하고 치유로 연결되는 공공 치유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산불 피해로 상처받은 마음들이 그 속에서 다시 일상을 향해 나아가는 용기의 씨앗을 틔우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