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따라 떠나는 합천 여행
햇살이 무르익는 5월, 전국 곳곳의 봄꽃 명소가 저마다의 색을 뽐내기 시작한다. 그중 단연 돋보이는 곳이 바로 경남 합천 황매산이다.
'진분홍빛 꽃물결'이라는 말이 전혀 과하지 않은 이곳에서는 해마다 봄이면 전국 최대 규모의 철쭉 군락이 장관을 이룬다.
올해도 어김없이 열리는 ‘2025 황매산 철쭉제’는 단순한 꽃 구경을 넘어 다채로운 체험과 문화공연까지 함께하는 봄 축제로 돌아왔다.
해발 1,113m 높이의 황매산은 철쭉이 절정을 이루는 5월이면 하늘과 맞닿은 듯한 진분홍빛으로 물든다. 특히 해발 800~900m의 평원에 펼쳐진 철쭉 군락지는 약 180ha(약 30만 평)에 달해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 거대한 꽃밭은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니다. 1980년대 정부의 축산 정책으로 목장이 들어서면서 젖소와 양이 독성이 있는 철쭉을 피해 풀만 뜯은 덕에 철쭉이 자연스럽게 남아 군락을 형성했다.
‘2025 황매산 철쭉제’는 5월 1일부터 11일까지 11일간 열린다. 올해는 단순한 풍경 감상을 넘어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철쭉나눔길 나눔카트투어’와 ‘도슨트 투어’다.
전동카트 투어는 교통약자나 노약자도 불편 없이 철쭉 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무장애길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도슨트 투어는 숲 해설사의 안내와 함께 황매산의 생태와 역사를 깊이 있게 들을 수 있다.
두 프로그램 모두 온라인 사전 예약을 통해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엔 ‘보물찾기 이벤트’, 축제장 주요 명소를 돌며 인증을 모으는 **‘스탬프 투어’**도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황매산 철쭉제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공간은 황매정원 잔디광장에서 열리는 ‘핑크마켓’이다. 단순한 장터가 아닌 감성 가득한 체험형 마켓으로, 꽃과 자연을 테마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는 반려식물 클리닉, 화관 만들기, 소품 대여, 화분 판매 등 일상의 스트레스를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활동들이 기다린다. 자연과 꽃이 주는 따뜻한 감성 속에서, 방문객들은 단순한 관광 이상의 힐링을 경험하게 된다.
철쭉만으로도 충분히 황홀한 풍경이지만, 황매산 철쭉제는 그 이상의 가치를 선사한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사람을 향한 배려가 더해진 덕분이다.
교통약자를 위한 접근성 높은 프로그램부터,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이벤트, 그리고 지역 문화와 감성을 담은 체험까지 — 이 축제는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모두를 위한 축제’다.
해발 1,113m, 전국 최대 규모의 진분홍 철쭉 군락, 그리고 사람의 온기가 더해진 황매산. 이번 5월, 짧고 강렬한 봄의 절정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다면 2025 황매산 철쭉제만큼 확실한 선택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