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사에서 이어지는 드라이브 코스
경주 하면 불국사와 석굴암, 첨성대가 떠오르지만, 토함산 자락을 따라 불국사에서 조금만 더 달리면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경상북도 경주시 문무대왕면에 위치한 ‘바람의 언덕’은 단순한 포토 스팟이 아니라, 길 위에서부터 목적지까지 모든 과정이 하나의 여행이 되는 곳이다.
불국사 입구를 지나 구불구불한 산길로 들어서면 숲 향기와 함께 서늘한 바람이 차창 안으로 스며들며, 도심의 소음이 사라진다.
정상에 이르면 일곱 기의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초록 언덕 위로 늘어서 있다. 공식 명칭은 경주풍력발전소지만,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과 탁 트인 조망 덕에 ‘바람의 언덕’이라는 이름이 자연스럽게 붙었다.
주차 후 전망대 경풍루에 올라 주변 산세를 조망하거나 잔디밭에 앉아 하늘과 풍차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기 좋다. 해가 기울기 시작하는 늦은 오후는 부드러운 빛과 길게 드리운 그림자가 어우러져 최고의 사진 타임이 된다.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은 주차장 아래 ‘토함산수목경관숲’이다. 여름이면 수국과 꼬리조팝나무, 꽃댕강나무가 피어나 숲길을 걷는 즐거움을 더한다.
잘 닦인 데크길과 벤치가 마련돼 있어 잠시 눈을 감고 바람과 숲소리에 귀 기울이기에 좋다.
일몰 시간, 하늘은 주황과 붉은빛, 보랏빛으로 변하며 언덕 전체를 물들인다. 이 장엄한 색의 변화 앞에서 여행자는 한동안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그리고 어둠이 내리면 별이 가득한 하늘이 새로운 무대가 된다. 인공조명이 거의 없어 별자리 관측에도 제격이다.
‘바람의 언덕’은 연중무휴, 24시간 무료 개방된다. 역사 탐방 후 여유로운 오후 코스로도, 별빛을 보기 위한 야간 드라이브 목적지로도 손색이 없다. 바람, 풍차, 별빛이 함께하는 이곳에서 경주의 또 다른 얼굴을 마주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