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 자연 트레킹 기회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제주시 조천읍 선흘리)이 오는 8월 14일부터 18일까지 닷새간, 평소 철저히 통제되던 ‘용암길’ 6km 구간을 전면 개방한다.
약 10만~30만 년 전 분출한 용암이 북동쪽 해안까지 흘러가며 만들어낸 이 길은 만장굴, 김녕굴 등 20여 개 용암동굴을 탄생시킨 생명의 통로다.
전문 해설사와 함께 곶자왈 원시림 속을 약 3시간 30분 걷는 탐방은 제주의 지질과 생태를 발끝으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된다.
곶자왈은 척박한 용암 암괴 위에 형성된 독특한 숲으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방·북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생태 보고다.
주름고사리, 새우란 같은 희귀 식물을 비롯해 한여름에도 서늘한 공기를 품어, 여름철 트레킹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행사 기간에는 예약 없이 현장에서 무료 입장이 가능하며,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만 입장할 수 있다.
탐방 전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 안내소에서 출입증을 발급받아야 하며, 용암길 종점에서 센터까지는 무료 셔틀버스가 30분 간격으로 운행돼 이동이 편리하다.
또한, 태극길 전 구간도 자유 개방된다. 정상 코스(2.1km), 분화구 코스(5km), 능선 코스(6.7km) 등 다양한 난이도로 구성돼, 오름 능선의 파노라마 조망부터 분화구 내부 생태 관찰까지 선택 폭이 넓다.
태극길이 정비된 탐방로에서 오름 전경을 즐기는 코스라면, 용암길은 거친 원시림 속에서 화산의 흔적을 온전히 체감하는 코스다.
개막일에는 풍물단 길놀이와 무료 책 나눔, SNS 인증 이벤트 등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1년에 단 한 번, 제주의 심장부 속살을 만날 수 있는 이 기회는 올여름 절대 놓치기 아까운 특별한 여행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