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년 역사의 권금성에서 파노라마 비경 즐기기
설악산의 웅장한 풍광을 오르내리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단 10분 만에 산세 한가운데로 우리를 안내하는 길이 있다.
바로 설악 케이블카다.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창밖의 기암괴석과 정상에서 만나는 역사적 풍경까지 품은 특별한 여행이다.
케이블카의 종착지는 해발 700m에 위치한 권금성. 고려 고종 40년(1253년), 몽골의 침략에 맞서 권씨와 김씨 두 장군이 하룻밤 만에 쌓았다는 전설이 깃든 요새다.
지금은 터만 남았지만, 성벽이 있던 자리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선조들의 굳건한 의지를 고스란히 전해준다.
조금 더 발길을 옮기면, 절벽 위에 아슬아슬하게 세워진 안락암과 800년 세월을 견뎌낸 기묘한 소나무 무학송이 기다린다. 토왕성 폭포와 노적봉을 한눈에 담는 절경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선 감동을 선사한다.
사방이 유리로 된 케이블카는 그 자체로 ‘움직이는 전망대’다. 발아래로 줄어드는 소공원, 점차 눈앞에 다가오는 거대한 화강암 봉우리 울산바위, 그리고 계절마다 옷을 바꿔 입는 설악산의 풍경이 순식간에 펼쳐진다.
봄의 신록, 여름의 녹음, 가을의 단풍, 겨울의 설경까지 케이블카는 설악산의 사계를 가장 극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다.
설악 케이블카는 사전 예약이 불가하며, 당일 현장 발권만 가능하다. 2025년 기준 요금은 대인 16,000원, 소인 12,000원(왕복 기준)이며, 설악산 국립공원 입장료(성인 4,500원)와 주차료는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가을 단풍철에는 발권 대기가 1~2시간을 넘을 수 있으니, 이른 아침 방문이 가장 현명하다.
설악 케이블카와 권금성은 단순히 편안한 이동이나 전망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자연의 경이로움과 역사의 숨결을 동시에 품은 이 특별한 여정은 속초 여행을 평생 기억에 남을 추억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