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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만 년 지층을 걷다"국내 유일 해안단구 트레킹

by telltrip
gangneung-jeongdong-simgok-badabuchaegil-coastal-trail5.webp 정동심곡바다부채길 / 사진=ⓒ한국관광공사 IR 스튜디오


푸른 동해를 곁에 둔 해안길은 많지만, 발아래 파도가 부서지고 수백만 년의 지질이 그대로 드러난 길은 단 하나뿐이다.


강릉의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은 눈앞의 풍경에 압도되기 전, 땅이 품고 있는 오랜 시간의 비밀로 여행자를 매혹하는 국내 유일의 해안단구 트레킹 코스다.



230만 년의 흔적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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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은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강동면 심곡리에서 정동진리까지 약 2.86km 이어진다. 이 길은 단순한 산책로가 아니라, 약 230만 년 전 지반이 융기하며 형성된 해안단구 그 자체다. ‘계단 모양의 지형’ 위를 걷는다는 사실만으로도 특별한 경험이 된다.

투구바위, 부채바위 같은 기암괴석이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파도가 손에 잡힐 듯한 가까움은 다른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긴장감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다.



반세기 만에 열린 비경

gangneung-jeongdong-simgok-badabuchaegil-coastal-trail2.webp 정동심곡바다부채길 모습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효서

이 길은 오랫동안 일반인의 발길이 닿을 수 없었다. 군사 경계 근무로 쓰이던 구간이었기에 철저히 차단되었고, 덕분에 천혜의 자연환경이 고스란히 보존될 수 있었다.

2016년 9월, 반세기 만에 일반에 개방되면서 숨겨진 비경은 드디어 사람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군인들의 발자국만 새겨지던 길 위에 이제는 수많은 여행자의 감탄과 이야기가 더해지고 있다.



코스와 이용 정보

gangneung-jeongdong-simgok-badabuchaegil-coastal-trail4.webp 정동심곡바다부채길 이정표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바다부채길은 정동진 매표소와 심곡 매표소 두 곳에서 출발할 수 있으며, 편도 약 1시간, 왕복 시 23시간 정도 걸린다. 코스는 완만해 남녀노소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운영 시간은 410월 오전 9시오후 5시 30분, 113월 오전 9시~오후 4시 30분까지다. 성인은 5,000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와 노인은 3,000원이며, 강릉시민과 교류 도시 주민은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꼭 알아야 할 팁

gangneung-jeongdong-simgok-badabuchaegil-coastal-trail6.webp 정동심곡바다부채길 트레킹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효서

탐방로 안에는 화장실이 없으므로 입장 전 매표소에서 이용해야 한다. 바닥이 철제 그물망으로 된 구간이 있어 편한 운동화를 착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기상 악화나 군 작전이 있을 경우 출입이 통제될 수 있으니 방문 전 확인은 필수다.



지질·역사·평화가 만나는 길

gangneung-jeongdong-simgok-badabuchaegil-coastal-trail1.webp 정동심곡바다부채길 풍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은 단순한 풍경 감상의 장소를 넘어선다. 지구가 230만 년에 걸쳐 빚어낸 해안단구, 반세기 동안 감춰졌던 군사 경계로, 그리고 지금은 누구나 걷는 평화의 산책길.


이번 주말, 책과 화면을 벗어나 직접 지구의 시간을 걷고 싶다면 강릉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이 그 해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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