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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도 인정했다"… S자 곡선드라이브 코스

곡선이 빚어낸 예술 같은 드라이브 길

by telltrip
hamyang-jianjae-pass-korea-beautiful-road-5.webp 지안재 / 사진=함양군청

끝없이 이어진 길 위를 달리는 순간, 일상의 무게가 스르르 풀려나간다. 특히 경남 함양의 지안재는 그 자체로 목적지가 되는 특별한 길이다.


국토교통부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으로 선정한 이곳은 단순한 도로가 아니라, 지리산의 웅장한 품으로 안내하는 예술 작품 같은 드라이브 코스다.



곡선이 그려낸 산수화 같은 도로

hamyang-jianjae-pass-korea-beautiful-road-4.webp 지안재 / 사진=함양군청

지안재 전망대(함양군 함양읍 구룡리 산119-3)에 서면, 대지 위에 거대한 용이 휘감아 오르는 듯한 S자 곡선이 아찔하게 이어진다. 험준한 산세를 극복하기 위해 설계된 지방도 1023호선은 기술을 넘어 예술의 경지에 오른 길이다.


낮에는 푸른 숲과 은빛 도로가 선명한 대비를 이루고, 해 질 녘이면 황금빛으로 물드는 풍광이 드라이브의 낭만을 더한다.



빛으로 물드는 밤, 사진가들의 성지

hamyang-jianjae-pass-korea-beautiful-road-1.webp 지안재 / 사진=함양군청

지안재의 진면목은 어둠이 내린 뒤 드러난다. 자동차의 헤드라이트와 테일램프가 곡선을 따라 물결치며 남기는 궤적은 그 어떤 빛의 쇼보다 황홀하다.


삼각대를 세우고 셔터를 30초 이상 열어 장노출 촬영을 하면, 시간과 속도가 한 장의 프레임 안에 압축된 예술 같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사진가들은 지안재의 밤을 ‘빛의 강물이 흐르는 무대’라 부른다.



지리산으로 향하는 관문, 오도재

hamyang-jianjae-pass-korea-beautiful-road-2.webp 지리산제일문 / 사진=함양군청

지안재를 넘으면 해발 773m의 오도재와 함께 지리산 국립공원의 상징적 입구인 지리산제일문이 기다린다. ‘도를 깨닫는 고개’라는 이름답게, 거대한 성문 옆 전망대에서는 겹겹이 이어진 지리산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아기자기한 지안재의 곡선미와 달리, 오도재에서 마주하는 풍경은 가슴을 뻥 뚫는 듯한 장대한 스케일로 여행의 정점을 찍는다.



천년 숲과 고택이 이어주는 여운

hamyang-jianjae-pass-korea-beautiful-road-3.webp 지리산제일문 / 사진=함양군청

드라이브를 마치고 함양 읍내로 향하면 신라 시대에 조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 숲, 상림공원이 기다린다. 천년의 나무들이 터널을 이룬 숲길은 사계절 내내 매혹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여름의 연꽃, 가을의 단풍은 지리산 드라이브의 여운을 완벽히 채워준다.


지리산의 서곡을 알리는 지안재는 단순히 지나치는 길이 아니라 멈춰 서서 감상해야 할 특별한 여행지다. 이번 주말, 구불구불한 길 위에서 예술 같은 곡선과 빛의 궤적, 그리고 지리산의 장엄한 풍경이 선사하는 새로운 활력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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