댑싸리와 코스모스가 번지는 가을 정원
가을 하면 단풍과 억새를 떠올리기 쉽지만, 양산 황산공원에 가면 전혀 다른 색의 계절을 만날 수 있다. 서울 여의도의 절반 규모에 달하는 76만 평의 국내 최대 규모의 수변공원 이다.
이곳은 지금 붉은 댑싸리와 노란 황화코스모스가 차례로 물들며 ‘두 번의 가을’을 만들어내고 있다. 한 번은 뜨겁게, 또 한 번은 따스하게 찾아오는 이 공원의 계절은 여행자들에게 행복한 고민을 안겨준다.
9월 말부터 황산공원은 댑싸리로 붉게 물든다. 잎과 줄기가 선홍빛으로 변하며 군락을 이루는 모습은 마치 대지가 불꽃을 피워낸 듯 초현실적이다.
강바람을 맞으며 끝없이 이어지는 붉은 길을 걷는 순간, 답답했던 일상이 단번에 해방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전국적인 명소로 입소문이 난 이유를 몸소 체감하게 되는 순간이다.
붉은 댑싸리 옆으로는 황화코스모스가 꽃망울을 열기 시작한다. 10월 초가 되면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노란 코스모스가 끝없이 펼쳐져, 공원은 황금빛 바다로 변한다.
붉음과 노랑, 강렬함과 따스함이 교차하는 풍경은 가을의 팔레트를 완성한다. 여기에 핑크뮬리까지 더해져, 황산공원은 어느 방향으로 시선을 돌려도 다채로운 가을 정원을 선사한다.
공원이 워낙 넓다 보니 꽃 군락을 가장 빨리 만나는 방법을 알아두면 좋다. 자가용 이용객은 내비게이션에 반드시 ‘황산공원 중부광장 주차장’을 입력해야 댑싸리와 코스모스 군락지에 가까이 닿을 수 있다.
대중교통 이용객은 부산 지하철 호포역에서 21번 버스로 환승 후 ‘물금역’에 하차하면 된다. 역과 공원은 육교로 바로 연결돼 있어 접근성이 좋다.
황산공원은 입장료와 주차료가 모두 무료이며, 캠핑장과 자전거길 같은 편의시설도 갖춰져 있어 가족과 연인 모두에게 이상적인 가을 나들이 공간이다.
붉은 댑싸리의 열정적인 매력과 황화코스모스의 황금빛 따스함, 두 번의 가을이 공존하는 공원. 올해의 가을 풍경을 잊지 못할 장면으로 남기고 싶다면, 지금이 바로 황산공원을 찾아야 할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