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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전환점

교회 중고등부 여름수련회를 마치고

교회 중고등부 여름수련회를 잘 마쳤다.

수련회 마지막날인 오늘, 중고등부 예배를 마치고 학생들에게 참가소감을 물었다.


"물놀이 시간, 레크리에이션 시간, 식사 시간, 다 좋았지만,

가장 좋았던 시간은 찬양-설교-기도회로 이어지는 예배시간"이라고 대답한다.


예상 못한 대답이었다.

깜짝 놀랐다. 감사했다.


학생들에게 "선생님이 58년 인생 살면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학원 수업 빠지고 교회 수련회 참석한 거야~"라고 뻥 친 보람이 크다.


예배 설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이냐고 물어보았다.


" 봄에 내리는 단비는 매우 좋은 것이란다.

살아있는 나무는 그 비를 맞고 새싹이 움트기 때문이란다.

그런데 죽은 나무는 그 비 때문에 더 빨리 썩는단다.

예배는 봄비와 같아

은혜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예배 속에서 영혼이 살아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마음이 더욱 굳어지게 된단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어리다고 생각한다.


아이들도 다 생각이 있다.

아이들도 다 느낀다.

아이들도 다 알아본다.


“무엇이 본질인지, 무엇이 진짜인지, 무엇이 진짜 중요한 건지”


그걸 모르는 어른들은 어른들의 기준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려 한다.


"아직 어릴 거라고, 잘 모를 거라고, 그래서 어른들이 다 가르쳐주고, 잡아주고, 끌어주어야 한다고"


지난 13년 동안 중고등부교사를 하면서, 이번 여름수련회를 거치면서 나는 또 한 번 더 느낀다.


하나님은 나이로 믿음을 재단하지 않으신다.

하나님은 분량만큼 당신의 자녀를 성장시키신다.

하나님은 모든 곳에 임재하신다.


그곳이 어린아이들의 놀이터든, 청소년들의 수련회든, 나이 든 분들의 요양원이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으신다.


중고등부학생들의 소감문에서 이 아이들의 하나님을 만나고자 하는 간절함과 설렘, 그리고 경외심 같은 게 느껴진다.


다 큰 어른들도 교회를 오래 다니지만, 선데이크리스천들도 많다.


하나님 만나고 싶어도 만나지 못하고, 발만 넣었다 뺐다 하는 이들도 많다.


하나님을 만나고자 하는 이 아이들의 순수한 열망에서 불씨가 꺼져가는 기독교의 희망을 본다.


주님은 이렇게 우리가 구할 때 함께 하신다.


이번 우리 교회 여름수련회가 학생들에게

삶의 전환점이 되었기를 기도드린다.


믿음의 봄비가 되어 새싹이 트고, 열매가 잘 자라나길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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