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아주 뜻깊은 자리에 다녀왔다.
바로 경택 형님의 명덕고등학교 교장 정년 퇴임식 자리다.
경택 형님은 내 고등학교, 대학교 선배님이시다.(대구 능인고, 고려대)
요즘 대학교에는 고교동문회가 없다던데,
우리 대학 다닐 때만 해도 고교동문회는 ‘찬바람 나는 서울생활에 유일하게 마음 의지할 수 있는 온돌방 같은 곳’이었다.
안 그랬겠는가?
시골에서 서울로 유학 온 스무 살 촌뜨기들이 뭘 알겠는가?
그래도 고교동문회 형들이 사주는 밥과 술, 해주는 말 한마디가 그리 따뜻하고 고마울 수가 없었다.
그래서 고교동문회 형들을 만나면 그렇게 좋았다. 든든했다.
마치 친형제들 상봉하는 것처럼 서로 맘 써주고, 맘이 쓰이고 그랬다.
‘능인고우회’
우리 능인고, 고대출신 선후배인 우리들은 그렇게 1년에 서너 번씩 공식 비공식으로 모이고 있다.
같이 청춘을 보낸 우리들
같이 늙어가고 있는 거다.
내 나이 가장 뜨거웠던 20대 때부터 함께 해온 인연들,
오래간만에 능인고우회 형님 은퇴식에 가니 감회가 새롭다.
수많은 제자들, 교사들이 진심으로 축하해 주는 모습을 보니 내가 다 흐뭇하다.
마치 내 친형이 축하받는 것 마냥 내가 다 뿌듯하고, 고맙고 그랬다.
37년 동안 고교 교사로 외길을 걸어오신 경택 형님의 삶이 새삼 존경스러웠다.
한 우물을 판다는 것
천직, 소명의 길을 걸어가는 자의 뒷모습은 아름답다.
인생 2막을 시작하는 모든 분들을 마음으로 뜨겁게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