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소리는?
깨끗하고 맑은 대구 신천에는 천연기념물 수달이 살고 있답니다.
by 태원우변호사입니다 Sep 29. 2023
1.
추석 명절 연휴 첫째 날,
아침을 먹고 어머니가 계신 대구로 출발했다.
티맵이 알려주는 대로 귀성길 고속도로 정체를 피해 국도로 꼬불꼬불 국도로 장장 8시간 동안 운전을 했다.
덕분에 생전 처음 가보는 지방소도시와 마을들도 지나가면서 구경하고 아름다운 국도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도 감상할 수 있었다.
대구 고향집에 도착하자마자 저녁을 먹고 뻗었다.
2.
명절 연휴 둘째 날 아침,
천연기념물 수달이 서식하고 있다는 맑고 깨끗한 신천 주변을 두 시간 동안 산책하고 뛰었다.
못 먹는 음식이 없는 태변이 대구로 내려온다는 소식이 수달사회에 미리 알려졌는지, 수달들이 모두 다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꽁꽁 숨어버린 듯 수달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수달들아~ 태변이 아무리 먹성이 좋아도 천연기념물인 너희들을 잡아먹을 정도로 몰상식한 사람은 아니란다~
이제 그만 숨지 말고 나와서 얼굴을 보여다오~~)
250만 명이 사는 대도시를 가로지르는 하천에 천연기념물인 수달이 산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자랑거리다.
청계천을 물이 흐르는 하천으로 만들기 위해 서울시는 신천을 벤치마킹했다고 한다.
3.
예로부터 대구는 용두산에서 건들바위를 돌아 금호강으로 흘러드는 신천의 범람으로 인해 큰 비가 올 때마다 그 피해가 막심하였다.
1778년 정조 2년 대구 판관이었던 '이서' 공이 사재를 털어 지금의 신천을 따라 물길을 돌리는 대규모 치수공사를 시행하여 홍수로 인한 백성의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조선시대 신천의 치수에 공이 컸던 목민관 두 분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백성들이 뜻을 모아 송덕비도 3개를 세웠다.
4.
1960년 2·28 대구 학생의거(二二八大邱學生義擧)는
이승만 정권 시절인 1960년 2월 28일 3.15 대선을 앞두고 이승만 정부와 자유당의 독재에 항거하여 대구시에서 일어난 학생의거다.
1960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자유주의는 백척간두의 위기에 있었다.
그 당시 이승만과 자유당 독재정권은 발췌개헌과 사사오입개헌 등 비민주적인 만행을 저지르며
10년 넘도록 정권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에 대항마로 등장한 민주당의 정. 부통령 후보 장면 박사의 선거유세가 1960. 2. 28. 일요일. 대구 수성천변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다.
당대 지식인이었던 고등학생들이 민주당 유세장에 나가고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을 막고자 당국이 대구시내 8개 공립고등학교에 일요등교를 지시, 강행했다.
경북고등학교는 일요일인 이날 등교 지시를 내린다.
사유는 3월에 있을 중간고사를 앞당겨 친다는 것이었다.
대구 시내에 있던 다른 국공립 고등학교 7개 역시 일요등교를 지시한다. 사유는 토끼 사냥, 영화 관람과 같은 황당한 이유도 있었다.
1960년 2월 27일 오후 대구 동인동 이대우 경북고등학교 학생부 위원장 집에 경북고등학교, 대구고등학교,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부설고등학교 학생 8명은 부당한 일요등교 지시에 항의를 하기 위해 시위를 조직했고,
'백만 학도여 피가 있거든 우리의 신성한 권리를 위해 서슴지 말고 일어서라'는 결의문도 작성했다.
2월 28일 오후 1시 학생 800여 명이 대구 반월당을 거쳐 경상북도청으로 가는 과정에서 다른 학교 학생들이 합류하며 시위대는 커졌고 도중에 유세장으로 가던 장면 박사를 만났을 땐 '만세'를 부르기도 했다.
당시 경상북도지사는 학생들에게 "이놈들은 전부 공산당"이라고 말한 반면, 대구 시민들은 구타당하는 학생을 경찰에게 달려들어 말리고 박수를 쳤고, 치맛자락에 모자를 감춰 학생을 숨겨주는 부인이 대부분이었다.
1,200여 명의 학생이 시위에 참여를 했고 그중 120여 명이 경찰에 체포된다. 하지만 경찰은 시위가 번질 것을 우려해 주동자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학생을 석방하게 된다.
자유당 독재와 불의에 맞서 들고 일어서 대구 2·28 학생의거는 들불처럼 번져 3·15 마산 의거를 촉발하였고 위대한 4·19 혁명을 성취시켰다.
내가 좋아하는 윤도현 밴드가 2023.10. 21. 대구에 내려와 제63주년 2.28. 민주운동 헌정공연 '굳센 강물처럼' 공연을 한다는 소식도 있다. 역시 내 고향 대구, 멋지다!
[ 대구 2.28. 민주운동 결의문 중 일부]
"백만 학도여, 피가 있거든 우리의 신성한 권리를 위하여 서슴지 말고 일어서라. 학도들의 붉은 피가 지금 이 순간에도 뛰놀고 있으며, 정의에 배반되는 불의를 쳐부수기 위해 이 목숨 다할 때까지 투쟁하는 것이 우리의 기백이며, 정의감에 입각한 이성의 호소인 것이다."
"인류 역사 이래 이런 강압적이고 횡포한 처사가 있었던고, 근세 우리나라 역사상 이런 야만적이고 폭압적인 일이 그 어디 그 어느 역사책 속에 끼어 있었던가?
백만 학도여! 피가 있거든 우리의 신성한 권리를 위하여 서슴지 말고 일어서라!
우리는 민족을 사랑하고 민족을 위하여 누구보다도 눈물을 많이 흘릴 학도요, 조국을 괴뢰가 짓밟으려 하면 조국의 수호신으로 가 버릴 학도이다.
우리는 일치단결하여 피 끓는 학도로서 최후의 일각까지 부여된 권리를 위하여 싸우련다."
5.
대구는 1907년 2월 21일 국채보상운동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작되었던 곳이기도 하다.
나는 강원도 태백시 황지읍에서 출생했다. 대구에서 자라나고 초, 중, 고등학교 재수학원까지 대구에서 다닌 후 서울로 유학을 갔다.
강원도의 힘! 태백산의 정기를 타고나서인지 힘이 세다. 무거운 물건을 번쩍번쩍 잘 든다. 대구의 자유와 활력을 이어받아서인지 끈기가 많고 열정이 가득하고 우직하다.
대구는 분지라서 여름이면 무척 덥다. 아프리카처럼 덥다.
오죽하면 '대프리카'라고 불리겠는가!
대구에서 20세까지 성장한 나는 더위를 잘 견딘다. 땀이 많이 나는 운동을 즐기고 있다.
한여름에도 에어컨 없이도 잘 지낼 수 있다. 친구들과 사우나 한증막에서 오래 버티기 내기를 하면 언제나 1등 할 자신이 있다.
6.
존경하는 페친 여러분 ~
쉼과 기쁨과 평안이 넘치는 추석 명절 보내세요~
맛있는 음식을 권하는 어른들이 계시면 거절하지 마시고 손사래 치지 마시고 넙죽넙죽 받아서 맛있게 드시기 바랍니다.
살찌는 것은 많이 걷고 많이 움직이고 운동하면 금방 빠지니까 염려 마시고요~
예로부터 우리 어른들의 사랑의 표현방식은 음식을 권하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소리는 제 논에 물 들어가는 소리와 자기 자식 목구멍에 밥 넘어가는 소리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