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3년 전 인연


1.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로마서 12장 15절)


변호사로 일한 지 올해로 23년째,

사법고시를 자꾸 떨어질 때 “하나님, 합격시켜 주시면 제 시간의 절반은 어려운 분들을 위해 쓰겠습니다”라고 기도하곤 했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국선변호, 올해로 23년째가 되네요.(국선변호인은 경제적 형편 또는 기타 사유로 사선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는 피고인들도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선임해 주는 변호사를 말합니다.)


2. 변호사 일을 하다 보면 이런저런 사연을 다 접합니다.


그중 특히 억울함이 크거나, 조금만 손잡아주면 잘 성장할 거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드는 청년들을 보면 특히 더 마음이 쓰입니다.


미래가 창창한 나이에, 누군가 작은 도움만 줘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한 젊은이들이란 것을 알기에 마치 내 자식 같은 마음에 그런 거 같습니다.


그런 청년들은 사건이 끝나도 “그 친구 잘 살고 있나?”라고 한 번씩 생각나곤 한답니다.


3. 어제 한 청년의 카톡 문자를 받았습니다. 그 청년은 3년 전, 저의 차남과 동갑인 20대 청년으로 제가 국선변호해서 무죄판결을 받았던 젊은이었습니다.


추석안부문자와 함께 어려움에 처한 친구를 돕고자 연락이 왔습니다.


문득 그 당시 마음이 짠해서 여러 번 상담하고, 함께 재판준비하면서 기도도 많이 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재판 시작 전과 후에 기도하자고 하면, 어릴 적에 교회 다녔었다며 같이 손 잡고 기도하곤 했었지요.


그렇게 재판 날마다 " 다시 주일 아침에 교회에 가서 예배드리며 하나님께 억울함을 풀어 달라고 기도하자"라고 권유하고, 재판기간 5개월 동안 증인신문 3명 하고 결국 어렵게 무죄 판결받아낸 사건입니다.


4. 이제 추석입니다. 다들 고향에 내려가시나요? 오가는 장거리 운전길 모두 안전 운전하시고요. 저도 어머니가 계시는 대구로 내려갑니다.


추석명절에 국선변호했던 청년에게서 안부인사와 함께 친구를 돕고자 하는 상담문자도 왔고, 요즘은 믿음생활을 잘하고 있는지 그 청년에게서 “항상 하나님 은총이 가득하길 기도합니다.”라는 문자를 받으니 반갑고 기뻤습니다. 그 친구가 쭈욱 믿음생활을 잘해나가길 기도하게 됩니다. 기분이 좋아서 송편 많이 먹을 것 같습니다.


덧: 존경하옵는 페친님들! 쉼과 평안과 기쁨과 감사가 넘치는 추석 명절되십시오.


그동안 밤낮으로 올라오는 저의 크로스핏 운동 영상으로 인해 많이 성가셨음에도 불구하고 친구 끊기 안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우는 자와 함께 울고, 웃는 자와 함께 웃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