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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라 Jul 06. 2020

불륜의 매력으로부터, 우리는(3)

- 잘못된 최선입니다.



그런데, 왜 이런 글을 쓰고 있는 걸까.


그렇게까지 여다경이 괜찮은 여자면,

도대체 여다경의 사랑이 왜 불륜으로 시작해서 이혼으로 끝났을까?


왜, 결국은 망하고 욕을 먹었을 때 사이다라는 소리를 들었는가.




애초부터  단추를 
잘못 끼우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다.




여다경이 가진 많은 성숙한 특성에도 불구하고

단 한 가지, 사람 보는 눈이 없었다.


자기가 가진 모든 좋은 점을 잘못된 방향에 쏟아 부었다.

어떤 장점이라도 방향이 엇나가면 독이 된다.

두려움 없는 투자자, 자신감 넘치는 꼰대, 치밀하고 성실한 범죄자.


진심을 다한 불륜.

그녀가 온 힘을 다한 사랑은 타인에게 온 힘을 다해 입힌 상처가 되었다.



제대로 된 곳에 씨를 뿌리지 못했기에 시작된 비극


사랑에 빠지기 전에 

이태오라는 인간부터 판단하는  우선이었다.

이태오는 얼굴이 개연성이긴 하지만 말끔하게 생긴 데다 여자를 대하는 센스도 있다. 하지만 그는 유부남이고 2년 동안 주변 사람을 이용하여 여다경과 지선우를 저울질하면서 불륜을 저지르고, 심지어 상황이 대신 결정해주기 전까지 끝내 아내와 이혼하지 않는 등 한없이 찌질하고 소심하며 이기적이기 그지 없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상한 인간을 만나면 이상한 일에 엮이기 마련이고, 그 때부터 비극이 시작된다. 



시련과 역경을 이겨내야 
행복과 사랑이 찾아온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무너지고 싶었을 때 여다경을 버티게 한 힘의 절반은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과 믿음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머지 절반은 이렇게 끝낼 수는 없다는 악과 오기,

그리고 이번만 힘들면 다 괜찮아질거라는 헛된 희망과 자기합리화.


그런 자기합리화라도 없었으면, 그동안 여다경이 투자한 시간, 감정... 모든 것에 의미가 없어지기에 그녀는 더 발버둥쳤을지도 모른다.




절반짜리 현명함은 치명적이었다.  


여다경은 분명 배포도 크고 능력도 있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적 변수를 고려하지 못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뭔가를 계획하고, 판단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대단하다.

하지만 자신의 판단과 신뢰가 절대적으로 맞다고 밀고 나가는 건 자만이었다.


생각은 감정과 본능을 이기지 못한다.


누구나 알지 않는가.

그래서 다이어트 중에 안된다, 안된다 하면서도 새벽 한 시에 *달의 민* 앱을 켜서 치킨을 시키는 거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평소에 아무리 똑똑하고 현명하고 냉정한 사람도 사랑 앞에서는 정신 못 차리는 거다.


자신만의 생각에 갇혀 고민하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변하지 않는 사실에 근거한 기준으로 정확한 결정을 해야 했다.


여다경의 자기과신은 스스로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그녀가 스스로 깨달았듯, 잘못된 확신은 망상이다.



 사랑이 소중하다면 
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에게 주어야 한다.



사랑은 많은 사람의 삶의 방향을 좌우한다.


여다경은 삶의 방향을 잘못된 곳으로 맞췄고, 그로부터 빠져나오는 데 너무 많은 대가를 지불했다.

겨우겨우 빠져나오기는 했지만 과정에서 잃은 게 너무나도 많다.


또한 앞으로 누군가를 믿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데 필요 이상의 시간과 노력이 들어갈 것이다.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말에는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항상 사랑이 어마어마한 상처를 동반해야 하지는 않는다.


좋은 관계를 맺으려면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하고,

행복한 사랑을 하려면 사건사고는 삶에서 최대한 없애는 게 답이다.


모순적이지만, 오늘이야말로 당신의 사랑이 행복해질 수 있는 가장 빠른 날이자 마지막 날이다.

 



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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