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풍경

쪽지 육아

by 고도리작가

아침마다 보는 풍경이 있다

출근하는 듯한 엄마가 두 아이와 바쁘게 걸어간다.

한 손엔 두 개의 가방, 다른 손엔 작은 아이의 손을 잡아끌다시피 가는 모습이 불안하다.
오빠와 여동생. 오빠는 아침마다 혼나고 있다.
빨리 했어야지 오늘도 늦었다는 엄마의 짜증 섞인 소리
무언가 억울해 보이는 7세 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

“빨리 한 거야”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말한다.


엄마의 허리 정도 오는 키에, 팔도 다리도 엄마의 절반 정도 길이
그리고 엄마의 2배 속도로 총총 뛰는 아이들


그 자리에 우뚝 서서 멀어져 가는 그들을 본다.
내 모습이 거기 있었다.



상상은 이렇다.

'엄마 늦었어?'

'응 조금. 괜찮아 우리는 울트라 스피드 왕킹짱 히어로잖아. 지금부터 빨리 하면 돼.'

그리고 그날 5분 지각한다.


현실은 항상 이렇다.

'늦었어 빨리해. 엄마 지각하기 싫어. 서둘러'

'하고 있잖아'

'빨리 하라고'

역시 5분 지각한다.



일할 때 나는 항상 디테일이 아쉬웠다.

늘 바쁘지만 오전에 특히 바쁜 나에게 1분의 시간은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옷가지를 빨래통에 속옷, 겉옷 분리해서 넣고 문단속하고 전등까지 모두 끌 수 있는 시간이다.

1분이면 지하철 승강장에 오자마자 도착한 지하철을 잡아 타고, 덕분에 절약한 3-4분의 시간으로 아이스커피 한잔 사 갈 수 있는 시간이다.

워킹맘들이 이러고 산다.

워킹맘에게 아이에게 디테일하게 친절하라는 것은 과한 요구이다.

그래도 나는 디테일을 살리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지각이었다. 매일 2-3분 지각했다.

아이에게 서두르라고 재촉하고 상처 주고 얻을 수 있는 딱 그만큼의 시간이었다.

그래서 나는 지각을 선택했다. 아침마다 출근전쟁으로 아이에게 총질을 하느니 차라리 내가 눈치총을 맞는 게 낫겠다 싶었다.

지금은 모두 옛날 일이 되어 버린 출근 풍경이다.

오늘도 매일 아침이 전쟁인 이 나라의 워킹맘들에게 건승을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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