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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도리작가 Feb 15. 2021

괜찮아, 아무렇지도 않아.

오랜만이다.

동네 카페가 매장을 오픈한 게 오랜만이고

거기 앉아 커피를 마시는 게 오랜만이다.

브런치에 들어온 게 오랜만이고 글을 쓰는 것도 오랜만이다.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집에만 있는 생활이 익숙해졌는지 원래 그랬던 것처럼 많은 것들이 낯설다.

비정상의 정상화


작년 초에 접한 코로나 바이러스는 올해도 여전히 신경 써야 하는 놈이다.

불완전하지만 백신이 만들어졌고 선진국을 필두로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다.

우리나라도 조만간 의료진과 고위험군을 시작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정말 긴 시간이었는데 올 한 해도 작년과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행사를 최소화하고 학교 다니는 것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

쇼핑과 여행 욕구는 잠시 접어두고 온라인에서 많은 것들이 이루어질 거다.


모양새는 작년과 크게 다를 게 없는데 우리들의 마음가짐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비정상의 정상화

이젠 그러려니... 작년 같은 당혹감까지는 아닐 것이다.


이 와중에 주식이니 부동산이니 새로운 돈벌이 수단들이 부각을 나타내는 것도 재밌지 않은가?

인류가 특별히 더 노력한 것도 아닌데 세상 부의 총량은 이전보다 늘어난 것도 신기하다.

인류는 대단하다.

또 이렇게 극복하고 적응하면서 나아간다.




'은지와  푹신이'라는 동화책이 있다.

은지는 어린아이이고 푹신이는 여우 인형이다.

부모도 없이 그 둘이 사는데 푹신이가 위기의 순간마다 하는 말이 있다.


"괜찮아, 아무렇지도 않아. "


오래된 인형 팔이 뜯어져 솜이 다 튀어나와도

도시락을 사느라 급하게 기차에 오르다 출입문에 꼬리가 끼여도

굶주린 들개에 물려 모래밭에 파묻혀도


"괜찮아, 아무렇지도 않아. 괜찮아, 아무렇지도 않아."


코로나로 전 세계가 만신창이가 되었다.

상황이 심각할 때는 가족과 전화로만 안부를 전하고 혹시나 모를 만의 하나를 막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차단하고 지내는데  조금씩 차오르는 슬픔을 언제까지 괜찮다고 억누를 수 있을까?


나와 우리 가족은 괜찮고 아무렇지도 않은 편이다.

일자리를 잃거나 아파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거나 가족과 헤어지고 심지어 사랑하는 사람을 황망하게 떠나보낸 사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또 살아간다.


한편에선 백신과 치료제가 보급된다 하고 또 한편에선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바이러스는 종식되지 않을 거라는 의견이 중론이다.

그러나 힘을 내야 한다. 이제 거의 다 왔다.


요 며칠 봄날 같은 날씨에 기분이 묘하게 설렌다.

새 학년 학교에 등교하는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벚꽃 구경 가시는 어른들의 환한 웃음이

마스크 없이 이리저리 우르르 몰려다니는 중고생들의 모습이 눈에 그려진다.


"괜찮아, 아무렇지도 않아. 이제 거의 다 왔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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