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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기용 Apr 02. 2023

6년 후 인공지능과 일자리

인공지능 증강과 자동화의 한 끗 차이


올해 대학에 입학했다. 대학 4년에 군대 2년이면 내가 사회에 나가게 될 시기가 6년 후다. 6년 후에는 세상이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 1년을 내다보기도 어려운데 얼마나 역동적으로 변할지 감히 예측하기 어렵다. 대학 안에서도 세상 밖으로 안테나를 세우고 흐름을 읽어야 한다.



내 전공은 소프트웨어(SW)다. 하지만 SW 개발도 인공지능(AI) 자동화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GPT모델을 응용한 Copilot X를 사용하면 코딩을 할 때 코드를 자동완성 해준다. 단어 하나를 자동완성 해주는 게 아니라 문단 단위로 자동완성을 해준다. 챗GPT가 맥락에 맞게 말을 이어가는 거처럼 코드의 맥락에 맞게 새 코드를 짜주는 것이다. 초보자도 대화로 GPT모델에게 코드를 짜달라면 짜주고, Copilot X가 코드를 자동완성해 주는데 과연 6년 후에도 지금처럼 많은 개발자가 필요할까? 정말 실력자만 남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SW개발자라고 자동화의 공포를 피해 갈 수 없다.


"함께" 비행한다는 의미에서 Copilot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자동화와 일의 미래


AI는 개인의 생산성을 늘려준다. 그러나 결국 나를 뛰어넘지는 않을지, 내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이 올라온다. 러다이트 운동은 19세기 초반 영국에서 산업화로 인해 자신의 직업이 기계로 대체되고 자본가에게 착취당하는 상황에 반발하여 일어난 사회 운동이다. 21세기 인공지능 혁명은 직업 대체에 대한 위기감이 있다는 점에서 닮은 점이 많다. 



러다이트 운동은 극단으로 치우친 결과다. 

인공지능의 발전이 화가, 작곡가, 법률가, 의사 모든 직업의 핵심 역할군을 대체할 정도로 발전한다면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할까. 인간 복제 등 윤리에 어긋나는 실험들은 사회가 전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인공지능도 이와 같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극단을 경험해 봤으니 21세기에는 중간지점을 찾아갈 단계가 아닐까?


사회에 발맞추기 위한 개인의 노력과 동시에 사회 전체가 합심하여 미래를 고민해한다.


에코페미니스트 반다나 시바는 스마트팜을 비롯한 농업의 자동화를 반대한다. 어떤 나라는 마이데이터(데이터 주권)를 인정하지 않는다. 사회적인 합의가 없다면 혼란이 도래한다.



개인의 노력


인공지능이 나의 일을 완전히 대체한다면 자동화이고, 나의 일 중 크고 작은 부분들을 믿고 맡긴 후 다른 부분에서 더 높은 성과를 올린다면 증강이다. 



증강의 발전은 많은 사람들이 반긴다. 스프레드 시트 이전에 사람이 일일이 그래프 차트를 그리던 때를 그리워하는 사람은 잘 없을 것이다. 생산성의 증대, 그리고 의료의 발전이나 지구 환경 문제 해결에 대한 희망 등 사람을 돕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이롭다. 우리가 조심해야 할 부분은 자동화이다. 대책 없이 성장하면 잭과 콩나무의 콩나무처럼 감당하지 못할 수 있다. 



책 "AI시대 인간과 일"에서 AI의 발전과 일자리에 대한 주제로 AI 발전에 대한 5가지 대응법을 소개한다.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 보면 이렇다.


위로 올라서기(UP) - 전체 그림을 그리고 결정을 내리는 관리자가 될 것.
인공지능이 한 일을 최종 감독하는 역할 → 자동화 기회의 확인과 평가, 고수준 직무 설계, 시스템의 트렌드 파악 및 업데이트

옆으로 비켜서기(BESIDE) - 자동화와 관계없이 컴퓨터의 증강을 이용하며 인간이 잘하는 일(공감능력, 유머, 창의성, 대인관계 기술 등 비인지적 강점)을 극대화한다. 하고 있는 일 중에서 컴퓨터가 할 수 있는 업무는 과감하게 포기하고 레버리지 한다. 하고 있는 일에 인간적이고 흥미로운 내용을 추가한다.

안으로 파고들기(INSIDE) - 자동화 기술이 잘 돌아가도록 관리하고 고장 나면 고칠 능력이 있다. 자동화 기술에 대해 설명할 수 있다. 전문가 또는 연구직에 가깝고 과학기술 트렌드에 민감하다. 결정 자동화 시스템이 내놓는 결과를 공부하는 한편 이를 설명하는 연습을 한다.

틈새로 움직이기(OUTSTAND) - 한 분야에 능통하고 집요하게 파고들어 날카로운 어느 포인트에서 최고의 실력을 갖고 있다. 한마디로 돋보적인 사람. 장인.

앞으로 나아가기(NEXT) -  증강과 자동화를 바탕으로 새롭게 일을 개편하고 활용할 방안을 고민한다. 새로운 과학기술을 탐구해 회사의 전략과 운영에 적용하는 일을 한다.


인공지능 일자리 대체를 막기 위해서 내가 어떤 증강을 추구해야 할까?

책에서 제시한 틀을 자신에게 대입해 고민해 보자. 나를 업그레이드하고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되기 위한 길이 무엇인가. 위에서 SW개발자 이야기를 했으니 웹 개발자에 대해 내가 고민해 본 결과를 적어보겠다. 참고만 하길 바란다.


UP: 웹 컨설턴트. 웹의 전체적인 기능 개발은 자동화 프로그램에 맡기고, 전체적인 웹사이트의 기능, 컨셉, 디자인, 효율성 등등 세밀한 부분을 컨설팅한 후 직접 코드를 수정해 개발한다. 

BESIDE: 웹 외주를 받아서 이런 어플리케이션으로 개발한 후 외주를 신청한 업체에서 추가로 요구하는 간단한 개선 사항을 수정한다. 어플리케이션과 외주 신청자 간의 윤활제와 같은 역할을 한다. 

OUTSTAND: 웹앱, 특이한 웹을 담당한다. 애플 홈페이지, 토스 웹앱처럼 작품 수준의 결과물을 만든다.

INSIDE: 웹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서 생산성을 증대한다. 

NEXT: 웹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더 많은 생산성 증대 방향을 모색한다. 또는 자동화를 통해 사용자 스스로 웹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개인적인 노력이 있어도 사회 전체적인 합의가 없다면 혼돈을 맞이할 것이다. 유전자 가위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연구가 제약 없이 이뤄진다면 우리는 어떤 결과를 보게 될까. 상상하기 두렵다. 인공지능의 올바른 발전과 활용 방안에 대한 윤리가 꼭 필요하다. 



인공지능 윤리


스탠퍼드 대학교의 Human-Centered Artificial Intelligence(이하 HAI) 연구소에서는 2019년부터 매해 'AI 인덱스' 라는 보고서를 제공한다. 컴퓨터 공학 전문가뿐만 아니라 경영, 경제, 철학, 사회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석학들이 모여 AI의 산업화와 윤리에 대해 논의한다. 자율주행 자동차, 마이데이터 운동 등 AI를 둘러싼 각양각색의 사회문제들이 대두되고 있는데, 이런 모든 논의의 중심을 잡아줄 포괄적인 논의들이 밑바탕 되어야 한다. HAI의 공동 소장을 맡고 있는 페이페이 리는 책 '가장 인간적인 미래'에서 AI가 인간 중심적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기초적 합의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인다면 사용하는 용어부터가 다르기에 대화가 어렵다. 의료 인공지능의 발전을 위해 의료계와 인공지능 석학들이 학문의 장벽을 허물고 협업하였다. 인공지능 윤리에서도 비슷한 노력이 필요하다. 더해서 의료계에서 생명윤리를 교과목에 넣는 것처럼 컴퓨터 공학을 공부하는 이들에게 윤리에 대한 고민을 하도록 교과목을 추가해 교육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HAI 외에도, EU, 한국, 미국 등 각국에서 인공지능 윤리 강령에 대한 가이드를 제시하고 카카오, 네이버 등 굴지의 기업들 또한 각자 인공지능 활용 가이드를 세워 윤리를 지키려고 한다. 페이페이 리는 정부가 제시하는 방향성은 전체적이고 포괄적일 수밖에 없으므로 개인과 정부 사이 단체 단위의 사회적 협약을 통한 유연한 윤리 강령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인공지능 윤리에 대한 문제를 발 빠르게 고민하고 HAI와 같은 단체를 만든 것에 존경을 표한다. 우리는 인공지능 윤리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인공지능의 과도기이자 특이점이 다가오는 시대를 현명하게 보내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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