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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기용 Sep 23. 2023

고독함에 관하여

외로울 때 성장한다



최근 들어 부쩍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사람을 만나는 일도 줄어들고 방에서 혼자 공부하고, 책 읽고, 글 쓰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외롭다'라는 감정을 처음 인지했을 때 이 감정을 없애기 위해 사람들을 만났다.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이 외로움이 사라질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도 스치듯 지나가고 의미 있는 연을 만들기 어려웠다. 사람을 만나도 채워지지 않는 외로움은 무엇으로 채워야 할까?



스스로와의 대화가 필요하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왜 하는가. 머리 안에 떠다니는 걱정과 고민들을 고백하듯이 종이 위에 쏟아냈다. 사색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내 안의 알맹이가 커지는 것을 느낀다. 이제는 사람을 만나도 좋은 인연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도 늘었다. 사람도 중력이 있어서 큰 사람에게 사람들이 모여들고, 작은 사람들은 이리저리 끌리는 삶을 산다. 그렇다면 나는 외로움에 감사해야 한다. 여기저기 끌려다니며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나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데 시간을 쏟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길지 않은 내 인생에도 굴곡이 있었다.

어렸을 때 많이 그렸던 인생 그래프를 그려보면 초5 때 가장 순수하게 행복했던 거 같다. 새로운 동네로 이사를 가며 성격이 극도로 조용해졌고 눈치를 살폈다. 중학교에 올라가며 새로운 친구들과는 잘 지내겠다는 생각으로 학교생활을 했고 꽤나 인기가 있었다. 중2 때 사춘기와 게임에 빠져 그래프가 절벽으로 빠졌다. 중3 때 꿈을 가졌고 고1 때까지 공부를 하며 인정을 받았다. 고2 때 대학무용론에 빠져 기대 없이 학교를 다니다 3학년 때 다시 서울대를 목표로 했으나 목표에 닿지 못했고, 입시가 끝나자 목표가 사라져 허무함에 허덕였다. 그렇게 대학교 초반을 임팩트 없이 보냈고 지금에 도달했다.


0.5~1.5년 주기로 오르락내리락한다. 전체적인 우상향이다. 아마 인생 전체를 보면 로그 함수나 시그모이드 함수 모양일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반년 내지는 1년 뒤에 나는 군대, 교환학생, 학부연구생 문제로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최소한 그때까지는 우상향 그래프다. 성장기에는 어떻게 더 상장할지 그랜드 카돈의 '10배의 법칙'을 읽으며 고민해 보아야겠다. 인생의 내리막에서는 더 시스템 또는 회복탄력성에 관한 책을 읽으며 삶의 지혜를 내 삶에 적용해야겠다.




얼마 전 헬스장에 130만 원 정도 돈을 내고 PT를 끊었다. 내 전재산의 절반이었다.

사실 PT 수업보다도, 나는 내 의지력을 구매했다고 생각한다. 돈의 본전을 찾으려면 이번 기회에 무조건, 무조건 몸을 만들어야 한다. 130만 원에 몸을 만들 수 있다면 싸게 먹힌다고 생각한다. 50만 원짜리 온라인 강의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돈을 펑펑 쓰는 게 맞을까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렇다면 PT와 강의 외에 내가 쓰는 돈은 어디에 들어가는가? 흔히 '청춘'에 소비한다. 음주가무, 여행, 식사, 회비 등에 들어간다. 한 번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지는 않지만 야금야금 갉아먹으면 내 돈을 다 가져갈 것들이다. 저기에 돈을 계속 빼앗기거나, 둑처럼 돈을 묶어두는 길이 지출의 대부분이다. 이렇게 보니 투자처 중에 자기 교육이 가장 낫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나중에 창업부트캠프 300에도 신청해 볼 생각이다. 그전에도 퍼스널브랜딩, 랜딩페이지제작, 세일즈에 관해 공부할 것이다. 하지만 앞 기수 부트캠프에서 이미 창업한 사람들도 들어가 매출 증대를 이룬 것을 보고 독학하더라도 저기 들어가면 성장 곡선이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PT를 받으면서 운동자세를 하나하나 코치받는 것과 비슷할 것이다. 부트캠프 비용은 250만 원 정도 하지만, 이제는 비싸 보이지 않는다.




건강한 외로움이다.

지금 대학에 들어오기까지도 고독한 싸움을 했다. 성공 이전에 고독한 법이다. 하고 싶은 게 많은 만큼 나에게 시간을 쏟아야 하는 거고, 담금질 이후에 큰 사람이 되면 좋은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다. 그러니까 나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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