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주인공은 샤포발로프가 아니었다. 그는 바로 루블레프.
https://www.youtube.com/watch?v=AFEzQ6cE8c4
샤포발로프가 8월초 캐나다 오픈에서 나달을 이기며 이어온 기대감을 US오픈 2회전 아서 애쉬 스태디엄에서 8번시드 쏭가를 이기면서 이어갈때, 조용히(?) 샤포발로프보다 더 대단한 성과를 이룬 10대가 있었다.
7번시드 디미트로프를 3:0으로 격파한 19살의 루블레프.
샤포발로프와 차이가 있다면 US오픈 직전 윈스턴 살렘 오픈에서 정현에게 패하는등 대회전 기대감이 충분히 높지 않았다는 것. (따지고 보면 정현, 샤포발로프, 루블레프 모두 비슷하게 10위권의 2회전 상대를 만났다. 정현은 그 2회전에서 그들과 달리 10번시드 이스너에게 완패했다.) 그리고 이제 앞으로 놓여진 죽음의 대진표. (샤포발로프는 꽃 대진표였다.)
8강전 대진은 다음과 같다.
1. 나달(1) vs. 루블레프
예상을 하면, 루블레프의 돌풍은 확 잠재워질것으로 보인다. 루블레프는 복식도 참여해서 체력적으로도 나달에게 밀리고, 2회전 디미트로프를 이긴것은 대단했지만 16강전 고팡은 운으로 이겼다고 봤을 때(고팡 무릎이 안좋았다), 나달마저 이기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루블레프가 나달마저 제압한다면, 이제 다음세대 선두주자는 샤포발로프 아니 사샤 즈베레프가 아닌 루블레프라고 이야기해도 과언이 아니다.(즈베레프는 메이저 대회에서의 임팩트가 약간 아쉽다. 나달과 라오니치에게 밀렸던 호주오픈이나 윔블던은 어쩔 수 없었다 해도, 1회전에서 베르다스코에 패한 프랑스오픈과 2회전에서 초리치에게 패한 US오픈은 실망스럽다.)
2. 페더러(3) vs. 델 포뜨로(24)
예상을 하면, 페더러에게는 익숙한 상대이고 그만큼 익숙한 결과가 나올것으로 보인다. 컨디션을 끌어올린 페더러와 달리 나쁜 컨디션 속에 힘들게 티임을 이기고 올라온 델 포뜨로는 체력적으로도 밀린다.
단, 2009년 나달과 페더러를 연파하며 US오픈을 우승했던 델 포뜨로가 돌아오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3. 쿼리(17) vs. 앤더슨(28)
예상을 하면, 쿼리가 조용히(?) 무너진 반쪽 대진표의 최종승자로 거론되기 시작되었고, 올 윔블던에서도 쿼리가 접전끝에 앤더슨을 이겼듯이 홈잇점이 있는 쿼리가 유리해 보인다. 특히 16강전에서 만만치 않은 이스너(10)를 완파한 즈베레프를 먼지나도록 패버린 것이 인상적이다.
단, 앤더슨도 만만한 선수는 아니다. 이 둘의 대결은 매우 비슷한 체격 (2m정도의신장)과 비슷한 스타일 (서브 &포핸드)의 대결이라 서로 브뤡을 하지 못한채 접전을 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4. 카레노 부스타(12) vs. 슈와츠만(29)
쿼리를 무너진 반쪽의 최종 승자로 보통 예상을 하는데 테니스토리는 왠지 이 두선수중 1명이 결승에 갈것같은 느낌적 느낌이다. 이 둘을 일단 소개하면...
1) 카레노 부스타:
https://www.youtube.com/watch?v=2hjqjwwa_Ho
https://brunch.co.kr/@tennistory/77
위 링크의 글에 전에도 썼지만 카레노 부스타는 2016년 뒤늦게 각성한 26세의 테니스 선수. 16강전에서 센세이션 샤포발로프에게 Top 20의 테니스란 이런 것이다를 시전했다. 샤포발로프가 뭔가 멋진건 다 했는데, 결정적 순간의 포인트를 침착하게 따내면서 이겼다. 사실 무너진 반쪽의 가장 높은 시드 선수이기도 하며 현재 남은 선수중 유일하게 1세트도 뺏기지 않았다.
2) 슈와츠만
https://www.youtube.com/watch?v=yDs6rauz7Fk
한편 영화배우 맷 데이먼을 떠오르게 하는 외모인 슈와츠만은 테니스는 키로 하는 것이 아니다를 시전했다. 170cm의 작은 키로 칠리치(5)와 푸이예(16)를 꺽은 슈와츠만. 슈와츠만의 약한 서브는 클레이라면 몰라도 하드코트에서 통하는게 신기하게 여겨진다. (US오픈 코트가 느려졌다는게 사실인듯) 남자 테니스 선수중에서 머레이 다음으로 브뤡을 잘하는 선수인 슈와츠만이 카레노 부스타에게 승리할 수 있을까?
예상을 하면 카레노 부스타가 아무래도 체력적으로 유리해 보이기에 승리하지 않을까 싶다.
너무 한쪽 대진표가 무너져 버려서 관심히 확 줄어버린 이번 US오픈 남자부.
그래도 처음으로 나달과 페더러의 뉴욕대결이 열릴것 같은 기대감.
그리고 무너진 반쪽 대진표에서 꽃이 필것인지.
뭐 이런 재미가 아직 있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