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달 vs. 페더러 경기
델 포뜨로가 또다시 나달과 페더러의 대결을 막았다.
사실 대진표가 나왔을 때는 나달이 디미트로프에게 8강에서 져서 이 대결이 안이뤄질 줄 알았는데, 1회전 경기를 본후 나달은 문제가 없는데 페더러가 불안하게 보였다.
1. 페더러와 델 포뜨로의 8강전 리뷰
한줄: 페더러 왜 그랬어.
페더러가 이상하게 서두르고 이상하게 델 포뜨로의 포핸드로 샷을 치고 어프로치를 했다. 델 포뜨로보고 패싱 맘껏 하라는 듯이. 페더러는 2세트를 제외하면 매우 저조한 퍼포먼스. 물론 델 포뜨로가 첫 서브를 잘 넣긴 했다. 하지만 결정적 순간 페더러의 실수들은 온전히 페더러의 잘못.
2. 페더러와 나달 경기가 1경기를 남겨두고 이뤄지지 못한 지난 US 오픈경기들
1) 2008년 US오픈 준결승 - 머레이가 나달에게 승리.
2008년 역사에 길이 남을 프랑스 오픈, 윔블던, 베이징 올림픽까지 우승하며 페더러의 왕좌를 빼앗은 나달은 이미 오버페이스 였다. 머레이는 그 기회를 잡았고 나달에게 첫 승리를 거뒀다. 반면 페더러는 조코비치를 준결승에서 이기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결승에서 머레이마저 제압하고 아직 하드코트는 페더러가 1인자라는 것을 각인시켰다.
2) 2009년 US오픈 준결승 - 델 포뜨로가 나달에게 승리
2009년 부상으로 윔블던을 건너뛴 나달은 US오픈에서 승승장구 했지만, 이제 막 기량이 무르익은 델 포뜨로는 매우 위협적이었다. 나달은 델 포뜨로에게 완패했다. 그리고 델 포뜨로는 결승에서 페더러에게 포핸드 싸움을 압도하며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그런데 델 포뜨로는 이 중요한 시기에 결정적인 손목부상을 입게 된다.)
3) 2010년 US오픈 준결승 - 조코비치가 페더러에게 승리
2010년의 1인자 나달은 결승에 단 1세트도 뺏기지 않고 올라왔다. 조코비치와 페더러가 준결승에서 만났고 많은 이들은 페더러의 승리를 예상했지만, 5세트 대접전 속에 마지막에 매치포인트를 잡은 페더러가 단 한포인트를 더 따지 못하고 조코비치에게 패배하였다. 결승은 나달이 쉽게 이기라 예상되었는데 의외로 조코비치가 접전을 하였다. 하지만 결국 나달 우승. 하지만 조코비치는 페더러와 4강전 나달과 결승이후 폭주가 시작되었다. (조코비치의 43연승. 흙에서도 나달을 연파함. 처음으로 프랑스오픈 우승 1순위 예상이 조코비치였는데... 페더러에게 프랑스 오픈 4강전에서 패함.)
4) 2011년 US오픈 준결승 - 조코비치가 페더러에게 승리
2011년 나달은 결승에 머레이를 따돌리며 올라갔다. 반면 페더러는 2010년과 마찬가지로 매치포인트를 2개나 잡고도 조코비치에게 5세트 접전끝에 패했다. 2010년보다 더 아까운 것은 페더러의 서브게임에서 40-15로 앞서고 있었고 심지어 첫서브를 잘 때려 넣기까지 했다. 그러나 조코비치의 The Return이 터졌다.
https://www.youtube.com/watch?v=EevxjtGDxLU
여기까지는 머레이, 델 포뜨로, 조코비치 등 상대방이 기회를 잘 잡아서 페더러와 나달의 대결이 성사되지 못한 것이고, 대신 올라가서 페더러 또는 나달과 명승부를 펼쳤다. 그러나... 2013년은 초큼 이상하다.
5) 2013년 US 오픈 16강전 - 페더러가 로브레도에게 패배
페더러는 7번시드였고 2번시인 나달과 8강에서 만나는 대진표였다. 그러나 이 즈음에는 페더러는 나달을 만나면 멘붕하는 시기였다. 로브레도에게 일부러 진것까진 아니어도 코트에 없는 적 나달을 의식한 페더러가 굉장히 저조한 퍼포먼스를 보이면 로브레도에게 졌다. 페더러와 로브레도의 상대전적은 11승 1패. 이 경기가 유일한 패배다.
6) 오늘 경기. US오픈 8강전 - 페더러가 델 포뜨로에게 패배
델 포뜨로의 서브가 인상적이긴 했지만, 페더러가 전혀 페더러 답지 못했다. 그런데 이전 글에도 썼지만 페더러는 올해 US오픈에 참여하는 자세가 느낌이 좀 묘했다. (중간에 센트럴 파크에서 팬미팅하고) 그런 가운데 맨날 이기던 유즈니에게도 거의 질 뻔했고, 결국 델 포뜨로에게는 그런 편한 마음으로만 임해서 패하고 만것으로 보인다. 아니면 36살이라는 나이가 아무리 많이 쉬었어도 등근육 등에 무리가 왔을 수도 있다. (캐나다 오픈에서 즈베레프에게도 같은 이유로 패했다.)
어쨌든 올해 US오픈 남자부는 최고의 흥행카드인 나달과 페더러의 4강전이 불발되어서 흥행은 망(?)한듯. 하지만 감기몸살을 극복한 델 포뜨로가 2009년에 이어서 페더러와 나달을 과연 연파할 수 있을 것인가가 이제 남은 흥행 포인트이다.
ps. 잊혀진 다른 반쪽 대진은 케빈 앤더슨 vs. 카레노 부스타. 이 둘중에 우승자가 나와서 아예 신선한 US오픈이 되어도 괜찮겠다.
ps2. 은퇴한 테니스 선수 다비덴코는 나달 -> 페더러 순서로 연파하는 것이 페더러 -> 나달 순으로 연파하는 것보다는 쉽다고 이야기 한적이 있다. 페더러를 이기는 것이 더 피곤하다는 것이다. 과연 델 포뜨로는 이미 해본 나달-> 페더러 연파보다 더 어렵다는 페더러 -> 나달 연파를 해낼 수 있을 것인가?
ps3. 조코비치는 2011년 US오픈에서 페더러->나달 연파를 성공하고 우승까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