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라인의 대명사 - 앤디 머레이
http://www.atpworldtour.com/en/news/andy-murray-no-1-emirates-atp-rankings
오랜만에 글을 쓴다. 지금 그 어떤 일이 일어나도 한국의 CSS스캔들 때문에 놀랍지 않은 가운데, 그래도 글을 쓸만한 일이 발생해서 써본다. 남자 테니스에서 오랜기간 콩라인으로 또는 머레기 테니스로 놀림 - 한국사회는 2등은 놀림을 받는다- 받아온 머레이가 파리 마스터즈 준결승에서 라오니치를 상대로 기권승을 얻으면서 드디어 랭킹포인트에서 조코비치를 제치고 세계 1위가 되는 것이 확정되었다. (조코비치가 칠리치와의 8강에서 진것이 컸다.) 11월 7일부터 새로운 세계 1위는 앤디 머레이이다.
1. 바브린카도 인정한 앤디 머레이
콩라인 머레이가 빅4에 들어가긴 하지만 바브린카가 사실 업적으로 밀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가장 큰 메이저 대회들만 생각할 때만 그렇지, 머레이는 바브린카가 가지지 못한 꾸준함이 있다. (총 우승횟수 머레이 42회, 바브린카 15회). 바브린카도 자신이 어느 한경기만 따지면 그 누구도 이길 수 있지만, 100경기를 머레이와 같은 수준으로는 할 수 없다고 인터뷰에서 밝힌바 있다.
2. 과연 얼마나 1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
빅4중에서 가장 늦게 1위에 오른 머레이는 다음주 1주일은 1위를 유지하게 된다. 월드 투어 파이널의 결과에 따라서 그 기록을 연장하게 된다. 당분간 머레이와 조코비치의 치열한 1위 경쟁이 지속될 텐데, 1년간의 누적 성적으로 랭킹을 결정하기 때문에 내년 롤랑가로스까지 지켜야할 점수가 아주 많은 조코비치보다는 적당히 많은 머레이가 몇개월 1위를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 올해 투어 파이널즈에서 좋은 성적을 낼경우 일단 year end no. 1으로서도 이름을 남기게 된다. 단 2017년 윔블던 이후로는 머레이가 지킬 점수가 더 많고 올림픽 점수는 그냥 없어지기에 조코비치가 내년 후반기에 다시 1위로 올라설 수도 있다. (아니면 2016년 부상으로 지킬점수가 별로 없는 페더러와 나달이 2017년 부활하면 랭킹이 급상승 할 수도 있다.)
3. 조코비치에게 무슨 일이?
모든 운동이 그렇지만 동기부여가 중요한데,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는 대업을 달성한 조코비치가 롤랑가로스 이후 확실히 테니스를 향한 열정이 줄어들었다고 보인다. 그런 가운데 팔꿈치 부상도 겹쳤고. 과거 페더러가 샘프라스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고도 계속 폼을 유지한 것이 그래서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따지면 나달이라는 강한 도전자가 계속 페더러에게도 롤랑가로스라는 숙제-동기부여-를 던져주기도 했다.)
4. 뜬금없이 궁금한데, 앤디 머레이 이전의 콩라인 앤디 로딕은 1위를 한적이 있나요?
놀라지 마시라. 로딕은 로저 페더러보다 먼저 세계 1위가 되었다. (2003년 11월) 2003년 페더러가 윔블던 챔피언에 오르면서 시작된 테니스 황제 페더러이지만, 사실 페더러의 독주는 2004년부터이다. 2003년은 춘추전국시대였다. 기존의 강자 아가시가 호주오픈을 우승했지만, 20대 초반의 라이징 스타들- 페더러 (윔블던), 페레로 (롤랑가로스), 로딕 (US오픈)-이 각각 메이저 대회들을 우승하며 테니스계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었다. 아가시 이후 페레로, 로딕이 번갈아 1위를 하더니 2004년부터 페더러의 질주가 시작되었다. (이 질주는 2008년 테니스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경기로 손꼽히는 윔블던 결승에서 나달이 이기며 멈추게 된다.)
5. 앤디 머레이는 왜 콩라인이라 불리죠?
콩라인의 특징은 2위만 줄기차게 하는 것인데, 앤디머레이는 이에 걸맞게 세계 2위에는 꽤 일찍 올랐다. 머레이는 22살 때 이미 2위에 올랐다(2009년 8월). 2009년은 본격적으로 나달이 세계 1위로서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가 싶었던 때였는데, 부상으로 충격의 롤랑가로스 16강 탈락, 윔블던불참을 하며 다른 선수들에게 1위의 기회를 내주고 있었다. 그 틈새를 따라 페더러가 부활하면서 2인자 경쟁이 조코비치와 머레이 사이에 있었는데 조코비치보다는 앤디 머레이가 더 치고 올라왔었다. 특히 윔블던을 앞두고 조코비치는 부진한 가운데, 페더러의 대항마로 머레이가 주목되었다. 하지만 막상 윔블던에서 앤디 로딕에게 준결승에서 지면서 페더러에게 도전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2009년 윔블던 결승은 2008년과 더불어 또 하나의 명승부.) 그런데 이후 나달이 돌아오며 조코비치와 머레이는 번번히 페더러와 나달의 벽을 넘지 못하며 둘이 같이 콩라인으로 가나했는데 (그러던 중 델뽀뜨로가 나달, 페더러를 다 이기며 US오픈 우승도 하고) 2011년 조코비치는 음식요법과 함께 각성하게된다.
6. 머레이는 늙어서 1위가 된건가요?
머레이보다 더 늦은 나이에 세계 1위에 오른 사람이 1명밖에 없다.John Newcombe (AUS)가 30살에 1위가 되었다. 머레이는 꾸준하면 언젠가 우주의 기운이 돕는 다는 것을 증명하며(?) 빅4의 다른 3명이 나이, 부상, 동기상실 등으로 부진한 틈을 타서 1위가 되었다. 2위에 오른 후 1위에 오르기까지 가장 오랜 기간이 걸린 선수도 머레이이다. (단 2위에 올랐다가 결국 1위에 못오르고 은퇴한 선수들도 몇몇 있다. 마이클 창이 대표적인 예이다.)
7. 머레이의 가장 큰 한계
큰 시합에서 라이벌과의 경기에서 승률이 낮다.(조코상대 10승 24패) 메이저 대회 결승 진출시 승률도 마찬가지로 낮다. (3승 6패. 참고로 바브린카 3승 0패) 이는 순전히 비슷한 실력의 상대와 중요 경기에서 만났을 때 정신력 싸움에서 밀린다는 것이다. 단 코치 이반렌들과 함께할때는 이를 어느정도 극복하는 것으로 보인다.
8. 조코비치, 나달, 페더러 말고 머레이의 1위에 도전할 선수들은 없나요?
너무 빅4만 봐와서 지겹다는 경우도 많다. 물론 바브린카, 델뽀뜨로가 한방이 있었고, 앞으로도 있다. 꾸준함은 니시코리도 만만치 않다. 니시코리는 이미 세계 4위. 너무 멋진 선수이다. 단 작은 프레임에서 한방이 아쉽다. 니시코리와 라이벌리를 형성중인 5위 라오니치는 반대로 상대 서브 브뤡이 너무 어렵고 역시 잔부상을 달고 다니는게 변수. 2017년은 너무 일러 보이긴 하는데, 나에게 가장 흥미로운 선수는 올해 나름의 각성을한 19살이지만 벌써 21위인 알렉산더 즈베레브.
이외에도 몇몇 생각이 떠오르는 가운데 일단 여기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