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면의 쓰다면 쓴 이야기들
- 최가온과 반포 래미안 원펜타스
어릴 적 스포츠 중계를 보면 항상 단골 멘트가 있었다. "어려운 환경을 딛고 일어선...",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같은 이야기들. 그런데 요즘 돌아가는 판을 보면 이제 '헝그리 정신'은 박물관에나 기증해야 할 과거의 유물이 되어버린 씁쓸한 현실이다.
세계 스노우 보드 챔피언 최가온 선수의 가족이 반포 '래미안 원펜타스'에 산다는 게 엄청난 이슈다.
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602156883b
반포 래미안 원펜타스 라니까. (33평형이 47억원. 최가온 가족은 6인의 대가족이면 몇평에 살까. 70평형대는 150억이다)
여기에 산다는 것은 최가온 부모의 압도적인 재력을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자가라면 서울자가인 김부장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재력이고, 전세라고 해도 그 미친 보증금을 감당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개천에서 용 나는' 서사와는 거리가 멀다. 이제 스포츠 스타의 성공은 고난 극복기가 아니라, '막강한 자본력'이 뒷받침되는 엘리트 프로젝트의 시대이다.
물론 이런 재력이 있다고 해도 부상 투혼의 감동을 굳이 깎아내릴 이유가 없다. 로저 페더러도 라파엘 나달도 비슷한 부잣집 도련님들의 성공이야기지만 감동은 감동이고 스포츠 스타들의 경기를 통해서 희로애락을 느끼며 테니스토리의 마음이 정화되는 것도 맞잖아.
- 클로이킴과 클리블랜드 브라운스
최근 엑스(X)에 올라온 클로이 킴의 이력 요약은 서구권 특유의 밈과 조롱의 정수다.
https://x.com/DNeckel19/status/2022148698474786906
2018: 금메달
2022: 금메달
2025: 클리블랜드 브라운스 선수랑 연애 시작
2026: 은메달
이건 단순히 '연애하느라 운동 안 해서 은메달 땄다'는 1차원적인 꼰대질이 아니다. 하필 그 연애 상대가 소속된 곳이 미국 최고 인기 스포츠인 NFL 역사상 최악의 팀, 전설의 '0승 16패'를 기록한 클리블랜드 브라운스라는 게 이 농담의 진짜 뼈대다. (한국에서는 한화 이글스선수와 연애했다는 것)
한국이 부동산신화에 빠졌다면, 미국은 종교나 다름없는 미식축구라는 거대 스포츠, 그 중에서도 '최악의 패배를 상징하는 팀의 기운'이 천하의 클로이 킴에게 옮겨붙었다고 낄낄대는 거다. 자본력으로 선수의 기반을 설명하는 한국과, 거대 스포츠의 저주로 성적 하락을 조롱하는 미국.
쓰다면 쓴 이야기들이다.
이런 유머는 유머로 가볍게 넘기고 스포츠 경기 에서 느낀 감동은 감동 그대로 또 받아 들이면 된다.
ps. 이런 이야기를 쓰다가 내가 가장 처음 테니스토리로써 썼던 글이 떠올랐다. 엘리트 스포츠, 귀족 스포츠의 대명사인 테니스 선수들 중에서도 개천에서 용난 경우인 가장 특이했던 세계 1위 마르셀로 리오스말이야. 정식 레슨은 커녕 동네 골프장 테니스 코트에 담넘고 넘어가서 몰래 테니스 치다가 리조트의 손님들이 레슨 프로인줄 알아서 그런 식으로 용돈 벌어서 세계 1위까지 갔던 그 천재. 오히려 이제 훌륭한 코치 좋은 대학을 가지못해도 고급정보는 어디서든 AI를 통해서 구할 수 있으니 이제 개천에서 용은 더 흔한 이야기가 될거다. 아니 이제 개천은 없다. 전세계 어느 개천이든 한강만큼 커다란 강이나 다를 바 없다.
https://brunch.co.kr/@tennistory/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