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주요 선수들의 스타일에 대한 음악적 느낌
내 지식이 짧아서 엄한소리일 수도 있지만 갑자기 떠오른 생각을 써본다.
1. 페더러 - 오케스트라
페더러는 강하면서도 우아하고 세련된 테니스를 구사한다. 그리고 아주 오래된 현악기와 금관악기들이 들려주는 음악처럼 그의 테니스 스타일은 과거의 나무라켓, 금속라켓에도 적용될 수 있다. 그의 테니스에는 전설적인 마에스트로 (샘프라스, 맥캔로, 비외른 보리)들의 흔적도 느낄 수 있다. 작년부터는 은퇴한 거장 에드베리와의 협연, 전자악기 도입을 통해서 전통과 모던을 모두 넘나드는 음악을 선보인다. 단, 체력이 예전같지 않은지 가끔 믿기지 않을 만큼 허접한 지휘를 보여준다.
2. 나달 - 헤비메탈
나달의 테니스는 일단 엄청 빠르고 힘차다. 그의 엄청난 회전수의 스트로크는 현대 합성섬유 재질의 라켓 프레임과 스트링이 없었다면 불가능하다. 이는 전자악기, 특히 전자기타의 출현으로 탄생한 헤비메탈 음악같다. 초창기에는 엄청난 기타속주에 비해 음악성이 떨어진다는 평을 들었으나, 잠적한 후 컴백하며 기타속주와 더불어서 묵직한 베이스, 드럼, 때로는 클래식 피아노까지 조화된 음악같은 테니스를 하고 있다. 이에 비평가들도 이제 그의 음악성을 인정하고 있다. 하나 안타까운 것은 기타리스트로 제일 중요한 손가락 부상(실제로는 무릎)이 심상치 않다. 이제는 너무 빠른 속주(하드코트)는 무리인 듯 보인다. 그렇지만 순수 전자기타 연주(클레이코트)에서는 여전히 최정상급 실력을 보여준다.
3. 조코 - 힙합
조코는 나달의 기타 속주 같은 테니스 보다 더 빠른 속사포 랩같은 테니스를 하는 선수이다. 엄청나게 빠른 랩을 하면서도 박자를 정확히 타는 래퍼들처럼 그의 테니스는 엄청나게 정교하면서도 빠르다. 과거에는 숨이차서 랩을 멈추기도 했지만, 성숙한 후에 끊임없이 이 속사포 랩을 구사하고 있다. 조코와 랩배틀같은 테니스를 하게 되면 이기기 힘들다. 과거 클래식 마에스트로 중 가장 남성적 음악을 선보였던 베커와의 협연, 아버지라는 책임감으로 그의 힙합은 이제 더 성숙해졌다. 기존의 정교한 리듬의 속사포 랩에 무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까지 갖추고 테니스계를 씹어먹기 시작했다.
4. 머레이 - 컨트리
머레이는 어딘가 촌스러워 보이지만 속으로는 탄탄한 컨트리 음악같은 테니스를 친다. 그러나 훌륭한 음악 기본기에 비해 고전 컨트리 장르에 충실해서 인지 약간은 단조롭다. 그러다가 체코 음악의 전설(이반 렌들)의 조언후에 고전 컨트리 음악에서 모던 컨트리 음악으로 발전했고, 최근에는 여자 샹송의 전설중 하나인 모레스모와의 협연으로 남자 테니스계의 협연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5. 케이 니시코리 - K-POP
니시코리의 테니스는 공이 튀어오르고 있는 동안에 기가막히게 받아치는 빠른 템포의 테니스이다. 이는 K-Pop처럼 미국 대중음악과 비슷한듯 하지만, 빠른 반복적인 템포속에 절묘한 기교들이 들어간 멋진 음악같다. 연습생으로서 충실한 기본기와 엄청난 훈련량이 바탕이 되었기에 가능하다. 미국 출신이지만 동양인으로서 성공했던 스타 마이클 창과의 만남이후에는 스스로 프로듀싱 능력까지 갖춘 음악인으로 성장하고 있다.
6. 바브린카 - Rock
바브린카의 거침없이 후려치는 포핸드, 원핸드 백핸드는 돌직구다. 다양한 기교나 속도보다는 묵직한 선율과 함께 거침없이 지르는 Rock음악과 잘 어울린다.
#테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