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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프로 Mar 21. 2022

종이책과 일 잘러의 상관관계

feat, 공부머리 독서법

종이책을 좋아한다. 책을 고를 때의 설렘, 주문을 하고 나서 기다리는 기쁨, 포장을 벗기며 빳빳한 새 책을 받아 펼칠 때의 그 소리와 종이 냄새가 좋다. 또, 종이책 하나하나에 나름의 추억이 담겨있다. 누군가 추천해준 책, 누군가에게 선물 받은 책.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책. 의외로 발견한 좋은 책. 책마다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특히 책은 빌려보는 것이 아니라 사서 봐야 된다는 철학으로 산다. 때문에 책장에 꽂힌 모든 책이 나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이제는 책장이 감당이 안 되는 지경에 이르고 있지만, 정리할 수가 없다. 나의 추억들을 버리는 것만 같아, 나중에 조금 더 시간이 흐른 후에 고민해 봐야겠다. 난 종이책이 좋다.  


2015년에 N사에서 블로그를 쓰기 시작하면서, 독후감을 쓰고 있다. 자꾸만 잊어버리는 나의 뇌를 보조하기 위해 기록할 필요를 느꼈다. 16년 29권, 17년 31권, 18년 36권, 19년 31권, 20년 67권, 21년 58권을 읽었다. 올해 10권까지 262번을 기록했다. 독후감 내용이 부족 하든지와 상관없이 7년째 기록을 하고 있는 이 행위만으로 나의 역사가 만들어지고 있다. 매 순간 나의 생각과 감정이 있고, 책의 좋은 글귀도 있다. 마치 독서 일기장과 비슷하다. 역사는 기록하는 자의 것이라 말씀하신 강원국 님의 글귀도 기록되어 있다.


어제 ‘공부머리 독서법(최승필, 책 구루)’을 읽고, 나의 독서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이 책은 아이들의 성적이 읽기 능력과 상관관계가 깊다는, 매 시대마다 반복되는 독서교육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또 새롭게 풀어낸 책이다. 알고 있지만, 잊어버리고 또 이런 책을 읽고 나면 환기가 되는 그런 느낌을 받는다. 이 책을 덮으면서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엄마가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에 대한 반성을 해본다.


아이들 키울 때 정말 책을 많이 사주었다. 독서의 중요성을 너무 잘 알았기에, 시기별로 전집을 들여서 읽히고, 팔고 새로 들였다. 이 순환의 과정을 아이들이 중학생이 될 때까지 반복되었다. 하지만 초등학교 고학년, 중학생이 되면서, 아이들은 책을 읽지 않았다. 그러면서 나도 자연스레 멈추었다. ‘공부머리 독서법’에 따르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을 읽도록 그저 지켜봐 주어야 한단다. 아이들이 재미를 느끼고, 유지할 수 있도록 말이다. 엄마 욕심에 많은 양의 독서를 시켰다. 그것이 아이들을 독서에 지치게 만들었다.


좋은 독서는 한 권의 책이라도 충분히 잘 읽어내는 것이라고 한다.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많이 읽히는 게 좋은 줄만 알았다. 미안하다. 또한 아이들이 좋아한다고 학습만화를 들여 진정한 독서를 멈추게 했다. 더 속상한 건, 직장에 다닌다는 이유로 아이가 도서관에서 충분히 놀 시간을 주지도 못했다. 후회해봐야 의미 없으면서도, 미안한 마음을 어쩔 수 없다. 다 엄마 욕심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만의 방법으로 독서를 하는 두 아이에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



'공부머리 독서법’에서 아이들의 읽기 능력이 향상되면, 성적 향상이라는 눈에 보이는 성과를 얻게 된다고 말한다. 그것도 단기간에. 혹하지 않을 수 없다. 나도 독서의 효과에 대해 충분히 공감한다. 아이들 성적에 독서가 100%는 아니었겠지만, 독서의 영향은 컸을 거라 믿는다.


그래서 나도 주장해본다. 책을 읽는'직장인은 보고서를 잘 쓰게 되는, 일머리가 생기는 효과가 있다'라고. 독서는 지식의 증가보다는 독서로 인한 생각하기 능력 향상이 최고의 효과다. 이는 타인의 감정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사회성 증대와 함께 인간으로서 성숙해지는 부수적 효과가 있다. 이는 업무파악을 효과적으로, 업무추진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되는 효과가 있다. 보고서도 책을 읽으며 구조화된 언어능력으로 더 잘 쓸 수 있음은 물론이다.


추천하고 싶은 독서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슬로리딩 : 책을 한권만 읽더라도 꼼꼼히 읽고, 꼭꼭 씹어 읽기.

2. 반복독서 : 위인들의 독서방법이라는, 꼭꼭 씹힐 만큼 반복해서 읽어보기.

3. 필사하기 : 눈보다 손이 더 깊게 읽는다는, 책 필사해보기.


나의 독서법도 되돌아본다. 나의 독서 스타일은 빠른 다독인데, 고민이다. 제대로 독서를 하고 있는 건지 반성중이다. 그런데 아직도 난 호기심 천국에 산다. 세상에 궁금한 게 많아, 책을 읽는다. 요즘 트렌드의 과학기술, 경제, 사회, 인문, 역사, 종교...  '아하' 감동하며 읽으면서, 읽고 나면 금방 잊어버리지만 말이다. 진짜 빛의 속도로. 풋.


그냥 읽는 행위를 좋아한다. 누군가는 싫어할 수도, 반대의견을 말할 수도 있다. 독서가 시간 낭비일 수도 있다고 말이다. 1년에 한 권도 책을 읽지 않는 대한민국 성인들이 절반이라는 뉴스가 있잖은가! 운동 마니아들이 운동 애찬론을 펼칠 때 공감할 수 없듯이 말이다. 다 서로의 관심 근육이 다르니까.


그럼에도 난! 독서를 예찬한다.  삶을 깊이 있게, 풍요롭게 한다고 주장한다. 독서의 바다에 빠져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말할 거다. 독서를 하지 않는 사람은 절대 느낄 수 없는 그런 충만함이 있다고.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고기 맛을 알듯 책도 읽어봐야 그 즐거움을 알게 된다. 오늘부터 한 권의 책이라도 천천히 꼭꼭 씹어 읽어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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