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회사에서 필요한 키워드를 꼽으라 하면, 공감이라는 단어를 고르고 싶다. 역동적인 경제성장에 따른 급격한 사회변화를 겪고 있는 우리, 세대마다 너무 다른 시간 대역을 살아오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꼰대라는 단어가 계속 이슈가 되는 것 아닐까?
난 생각한다. 대한민국에서 세대 간의 갈등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세계에서 우리나라처럼 정치적 격변과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룬 나라가 또 있을까? 단연코 없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독보적인 우리만의 역사를 써 내려가는 쿨한 나라다. 덕분에 너무 짧은 시간 안에 이뤄낸 우리의 성과가 여러 부작용을 나타내고 있다. 그중 하나가 소위 꼰대라 치부하는 세대 간의 갈등이라고 생각한다. 고속성장으로 인해 우리 삶의 모습은 빠르게 바뀌었고, 각 세대들은 서로 다른 시간대를 살아왔다. 다음과 같이 세대 구분을 해 보고자 한다.
지금의 10대 아이들이 전혀 모르는 두 단어가 결핍이다. 풍요의 IT세대. 더 이상 글씨를 손으로 쓸 필요가 없는 아이들. 녹색 칠판에 분필은 사라진 지 오래다. 파워포인트, 동영상으로 과제를 만들고, 영상과 온라인으로 수업을 한다. 소셜미디어로 소통하고, 화상으로 대화한다. 친구들과 줌에서 공부하면서 수다를 떨고 가상공간에서 만난다. 이 아이들이 기다림, 인내, 결핍과 같은 우리 세대 단어의 의미, 가치를 알 수 있을까? 조금 걱정스럽다. 특히 곧 다가올 기술혁신의 폭발시기를 살아내어야 하고, 불확실한 미래를 개척해나가야 하는 세대다. 이들이 보기엔 20대부터 꼰대다.
지금의 20~30대 초반은 여러모로 과도기적 세대다. 우리나라 경제성장 전환점에 서서 스스로 존재 이유를 찾아가야 하는 세대. 경제성장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면 될 줄 알았으나, 선진국 저성장 시대에 돌입되어 사회적 역할이 준비되지 못한 세대. 이제야 자신의 본모습을 찾아가야 하는 세대. 기성세대를 쫓아가거나 혁신적인 자신만의 기술로 전환하거나. 포기한 세대가 아니다. 예측하지 못한 사회변화 속에서 스스로 자아를 찾아가는 뉴프론티어 세대라 부르고 싶다. 현재 기업의 신입사원들이다.
그래도 개천에서 용 났던 30대 후반~40대. 힘들었지만 경제가 성장하던 시기의 마지막 자락을 잡고, 계층의 사다리를 오를 수 있었던 세대. 공부 열심히 하면 직장 잡고 결혼하고 아이 낳을만한 여건이 되던 세대. 그래도 한 푼 두 푼 모아 빚내서 집 사고 차사고 살 수 있었던 마지막 세대. 이 차장 세대다. 사회 성장기에 역동적 삶을 살았던 부장님들 세대와 사회 정체기에 다변화된 삶을 살아야 하는 사원, 대리 사이에 낀 세대. 양쪽 눈치 보며 사느라 뒤돌아 한숨 쉬는 세대.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50~60대. 부모님을 모시는 마지막 세대, 부모님 모시고 아이들 키우느라 제 앞가림 못하는 세대. 경제, 정치에 대한 방향성을 쥐고 있는 세대. 배고픔을 알고 개천에서 용도 돼보고 노력한 만큼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시대를 살아온 세대. 꼰대라 지칭되는 주요 세대이자, 대한민국 부의 중심축이기도 한 세대. 우리 부장님들 이상의 세대.
이 모든 세대들이 동시대를 살아간다. 서로 다른 경험과 삶을 가지고, 그 삶에서 얻어진 생각들을 가지고, 어찌 이들에게 서로 같은 생각과 마음을 요구할 수 있겠는가? 과거 근대 이전, 모두가 비슷한 사회 순환구조 속에서 살아왔다면 아마도 우린 비슷한 생각을 하며 살아갈 수 있었겠지? 그때는 장유유서라 했다. 어찌 감히 꼰대라 불렀겠는가? 이 모든 세대가 한 공간에서 함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기술의 발전이 삶의 속도를 초음속기 수준으로 높여 놓았고, 10년 전 삶의 모습과 지금은 삶은 180도 달라져 있다. 이런 사회변화 속에 우리가 어찌 공감하기가 쉬울까? 소통하기가 쉬울까?
예전 신문에서 본 오피니언에서 꼰대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했다. 아재는 나이 든 아저씨이나 젊은이들의 소리에 깨어 있는 사람들로 젊은이들과 함께할 오픈마인드를 가진 이들이고, 꼰대는 나이 든 아저씨이나 귀를 막고 나의 경험을 진리인 양 나만 따르라 하는 사람들로서 대화가 안 되는 분들이라고. 즉, 오랫동안 자신만의 삶의 방식으로 살아왔으나, 요즘 사회변화 속도에 맞는 인식전환이 바로바로 되지 못하면, 꼰대가 되는 것이다. 그동안 자신이 믿었던 가치, 진리, 예의라고 했던 것들의 의미가 지금 계속 바뀌고 있다. 옳고 그름을 떠나 그런 시대변화에 자신이 바로바로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것이다. 꼰대는 그런 급속한 사회변화의 낙오자이다.
그래서 너무 비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마다 살아가는 속도가 다르다고, 조금 배려해주었으면 좋겠다. 나도 언제 꼰대가 되어버릴지 모르기에, 긴장하며 살고 있다. 이런 생각 자체가 시대착오적인가? 나만의 꼰대 철학이다. 우리 서로 다른 시간 대역을 살아왔다. 서로를 보듬어 주면 좋겠다. 공감받고 싶다. 공감해 주고 싶다. 그런 따뜻한 사회가 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