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이 걸렸다. 6번의 시험. 토질 및 기초나 토목구조처럼 정량화되지 않은 시험이다. 이 정성적인 시험을 아슬아슬한 점수로 탈락이 반복되는 건, 정말 깜깜한 어둠 속을 걷는 기분이다. 온전히 나 혼자 이겨내고 극복해야만 하는 시간이었다. 뭘 아는지, 모르는지 모른다는 것은 가장 견뎌내기 힘든 자신과의 싸움이다.
주식 이야기의 클리셰 같이, 내가 시험을 보기 시작하면서 선발인원이 급격히 줄었다. 현재 토목분야 기술사 중 합격률이 최저다. 이 지난한 시험을 계속 치러낼 것인지 수없이 갈등했다. 하지만 결국 포기하지 않으면 열매는 맺는다.
늘 합격은 나에게 본질적인 깨달음이 올 때 주어졌다. 공학적 의미가 이해되는 그 순간, 스스로를 담금질해 온 시간이 고마워지는 순간 말이다. 종교가 있는 건 아니지만, 마치 신의 의지와 같은 느낌이다.
이제 되었다. 또 하나의 산을 넘었다.
다시 산을 넘을 준비를 해야겠다. 나의 공부에 끝은 없다. 공부는 수행이니까. 자기 성찰의 시간이니까. 숨 쉬듯 그냥 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