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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프로 Sep 14. 2023

[서평] 언어를 디자인하라

# 언어에 대하여.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비트겐슈타인-

비트겐슈타인보다 언어의 의미를 더 잘 설명할 수 있을까?


언어에 대해 고민했다. 나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을 만날 때, 언어가 각각의 삶에서 빚어진 인생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정말공감하며 읽은, 너무나 멋진 책이다.


꿀벌은 밀랍으로 집을 짓고 살지만 사람은 개념으로 집을 짓고 산다. -니체-


저자도 말한다. '언어는 존재의 집을 짓는다'라고.


언제나 세상은 내가 가진 개념적 넓이와 깊이만큼 이해되고 해석될 수 있다. 언어의 한계가 생각의 한계이기 때문이다.


계속 반복되는 핵심메시지이지만, 여러 문장으로 표현된 것들을 옮겨본다.


내가 사용하는 언어가 나이므로,  나를 바꾸고 내 삶을 바꾸려면 언어를 바꿔야 한다.
긍정의 언어를 사용하면 긍정적인 내가 되고, 부정의 언어를 사용하면 매사에 부정적인 내가 된다.


그러면서,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최근 뇌과학을 바탕으로 기술사공부법에서 썼던 비슷한 내용이 있었다. 시도 때도 없이 입력되는 정보에 시달리는 뇌를 ‘팝콘 브레인’이라 부른다고 한다. 요즘과 같이 자극에 시달리는 뇌를 위해 독서는 필요하다. 생각마저 아웃소싱 되고 있는 지금,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활동이 독서다. 아울러 독서는 읽기만 하는데서 끝나지 않고 쓰기까지 이어질 때 비로소 완성된다며, 책의 핵심을 체화시켜야 함을 강조한다. 지금 서평을 쓰는 이유가 그것이다. 나의 글로 남겨지지 않은 책은 아주 먼 무의식으로 휘발되어 사라지기 때문에.


특히, 공감하며 읽은 문장.

'책이라는 것은 딱 내가 살아온 삶만큼만 읽힌다.'


책뿐만 아니라 나이도, 삶도 모든 것이 그렇다. '모든 어른이 개념적으로 성숙한 것도 아니고, 나이가 많다고 해서 개념과 인격이 저절로 갖춰지는 것도 아니다.'

나이 들수록 그 깊이를 알아가게 된다.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은, 그 문제들이 발생할 때 사용했던 사고방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아인슈타인-


공부에 대한 멋진 정의.

공부란 기존언어에 길든 타성과 관습에서 벗어나 오염된 현실을 다르게 바라보며 새로운 언어로 재해석하는 과정이다.

공감한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개념들이 새로운 언어로 단순 명료하게 정의된다.


작가님이 추천하는 7가지 나만의 사전 만들기.

(신념사전, 관점사전, 연상사전, 감성사전, 은유사전, 어원사전, 가치사전)


내가 글을 읽을 때 놀라거나 감동받았던 글은 이런 사전을 통해 만들어진 것임을 알게 되었다. 유머, 역설, 아이러니... 뒤통수를 한 대 친 것 같은, 깊은 여운을 주는 통찰이 작가의 감각적 재능이기보다 오랜 시간 곱씹어 뱉어낸 성찰의 결과임을 말이다.


작가의 재치 있는 표현을 옮겨본다.

대충 보면 대충 생각한다. 생각을 방해하는 가장 무서운 해충이 바로 대충이다.
모범생은 오래전에 지은 언어의 집에서 소일하며, 안빈낙도하지만 모험생은 어제와 다른 언어의 집을 소임을 다하며 끊임없이 증축하고 개정하며 변화를 꿈꾼다.
꼰대는 입력장치는 고장 났는데 출력장치만 살아있는 사람이다.


꼰대에 대한 적절한 비유가 와닿았다.

대충과 해충, 모범생과 모험생 신박하지 않나?

이 문장도 마찬가지였다.


(메시지를 전달할 때) 머리에 꽂히면 '골 때리는 것'이 되고 심장에 꽂히면 '의미심장한 것'이 된다.


글쓰기가 고민인 나에게, '글쓰기는 발상이 아니라 연상이다. 글이 안 써지는 이유는 글 쓸 재료가 없기 때문이다.'라고 냉혹한 진실을 심장에 꽂아주셨다. 그렇지, 재료가 없는 거다. 나를 먼저 채워야지.


세상을 움직이려면 먼저 나 자신을 움직여야 한다. -소크라테스-


유독 여러분의 심장을 뛰게 만드는 단어가 있는가? 있다면 그게 바로 여러분의 핵심가치다.


나의 핵심가치는 뭘까? 바뀔 수도 있지만, 가족, 배움, 성찰, 나눔, 여행... 생각만 해도 좋다.


가끔 다른 업을 하시는 분들을 만났을 때, 언어의 한계를 느낄 때가 있다. 그들과 나의 용어가 다를 때나 그 깊이를 이해하지 못할 때. 그 상황을 멤버십으로 정의했다. 정말공감한다. 우리의 언어는 우리 공동체 안에서만 통용된다는 것을 알기에. 직관적으로 다가오는 멤버십이라는 표현이, 나는 좋다.


내가 속한 공동체의 언어적 사고로 필터링된 결과다. 이것은 일종의 멤버십이다.


언어에 대한 글조차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다가올 때 깊이가 더 깊고 울림을 준다.


가슴으로 느끼는 사람은 머리로 생각하지 못한 것을 본다. 감은 언제나 앎을 앞선다.


직관이든 이성이든, 변연계든 전두엽이든 간에 중요하지 않다. 머리보다 가슴이 더 앞선다. 가슴을 울리는 작가가 더 많은 사유를 던진다.


읽는 내내 끄덕이다가, 로 옮겨본다.

진정, 가슴을 울리는 작가가 되고 싶다


ps. 나만의 사전들이 글을 쓰는 밑거름이 됨을 알게 되었다. 어원사전과 은유사전은 꼭 해봐야겠다. 깊은 글 뒤에는 이런 비법들이 숨어 있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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