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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이프로
Jun 14. 2024
공부가 제일 쉽구나.
# 인생의 고비
올해는 정말 역대급 하드보일드한 인생의 커다란 기점이다. 하루하루 깊어지는 어머니의 병환과 재수생, 고3 두 수험생을 모시고 있고, 회사에서는 승진이라는 것이 달린 한 해다. 더하기 박사논문까지.
나의 시간인데, 나의 통제 밖에서 흘러가고 있다. 정신줄을 놓지 않기 위해 부단히 애쓰고 있는데, 쉽지 않다. 오래전에 쓴 글을 읽어보니, 글을 쓸 수 있었던 순간들이 아련한 행복으로 느껴진다.
그냥 별일 없이 살고 있다. 별일 아니다. 아마도 별일 없이 살아서 글을 쓸 수 없는지도 모른다. 그냥 길가에 핀 잡초처럼 조용히 피었다 가는 것이 삶이다. 오늘도 살아있음에 감사해야지. 무얼 탓할까?
하지만 마음이 산란한다. 집중하기가 어렵고, 걱정이 수시로 오르락내리락 거린다. 이유는 올해 맞이한 모든 사건들이 그저 내가 열심히 한다고 해결되는 것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깊어지는 어머니의 병환 그로 인한 일들,
뜻한 대로 오르지 않은 성적과 막연한 진로로 뜨거운 감자처럼 달구어진 두 아이, 그 아이들을 바라보는 나만의 괴로움,
회사의 승진이라는 것도 입사순으로 대상자가 된 것일 뿐,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저 평가자가 잘 봐주기만을 바라는 막막함.
논문도 교수님의 의지에 달린 일이다.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래서, 공부가 제일 쉬웠다고 생각한다. 타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그냥 나 자신과만 파이팅 하면 되니까. 세상에서 유일하게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것이 몸뚱이
하나였
다. 결과야 어떻든 그냥 무던히 하면 되니까.
손 쓸 수 없는 일에 결과를 기다리는 올해가 참
어렵
다. 중간중간 수 없이 흔들리는 마음을 붙잡아 본다. 그리고 암송한다.
운명이다.
모든 것이 나로부터 나아가 나에게로 돌아온다.
성실하게 바르게 살아야 한다.
모든 결과는
그저
운명이자 순리이다.
감사히 받아들이자.
일체유심조다.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렸다.
그 어떤 결과도 엎어뜨려 긍정적으로 소화시켜야지.
모든 것을 약으로 감사히 받아들이자.
오늘 하루도 무탈히 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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