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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란소강 Jan 26. 2018

라이언 고슬링이 아직 안 먹힌다고?

<나이스 가이즈>(2016) 마케팅 포인트가 아쉬워서 쓰는 글

작년 라이언 고슬링 N차 앓이 시즌이 왔을 때 썼던 글을 다듬고 추가해서 더 쓴다. 블로그에 육성으로 쓴 문체를 브런치에서는 좀 다듬어야 할 것 같다. 왠지 블로그는 막 쓰게 되는데 브런치는 뭐라도 좀 더 꾸미게 되는 강박이 생긴다. 


라이언 고슬링 출연작을 차근히 섭렵하는 중이지만 (마음에 드는 작품을 여러 번 보기 때문에 진도가 느리다) 출연작을 볼수록 한국에서의 흥행 성적이 아쉽다. 왜 한국에서는 아직 라이언 고슬링이 안 먹히는 걸까? (먹히지 마라 나 혼자 좋아하게..) 


수염을 꼭 기르자. 자욱이라도 남겨두자.


여기서 나의 좁디좁은 마케팅 인사이트가 드러나는 것이다... 흑.. 라이언 고슬링은 미국에서 몹시 핫한 배우로 날리고 있지만(Hey girl 시리즈를 보라!) 우리나라 영화 시장에서는 아직 낯선 배우다. 블록버스터 영화에 출연한 것도 아니고 재작년 개봉한 <라라 랜드> 말고는 제대로 흥행한 영화가 없다. 나야 라이언 고슬링을 좋아하니까 필모를 꿰고 있지만 일반적인 관객들이 그를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라이언 고슬링이라는 이름보다 '영화 <노트북> 남자 주인공'이나 '<라라랜드> 남자 주인공'이라고 말해주면 더 잘 알 것 같은 느낌. 그래도 <라라랜드> 이후 팬이 부쩍 는 것 같다. 


2016년에 한국에 개봉한 라이언 고슬링 주연 영화는 총 두 편이다. <나이스 가이즈>와 <라라랜드>. 


<라라랜드> 흥행 이후 라이언 고슬링 인지도가 높아지기는 했지만 (이제 <라라랜드> 남자 주인공이라고 하면 된다) 그것뿐이었다. 2017년에는 <송 투 송>과 <블레이드 러너 2049>가 개봉했지만 두 영화 모두 마니아층을 타깃으로 한 영화였기 때문에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나이스 가이즈>는 2016년 7월 초에 개봉했는데 오히려 <라라랜드> 이후에 개봉했다면 좀 더 관객이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영화 배경이나 유머 코드가 우리나라 취향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라이언 고슬링을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웠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다.


작년에 7월 개봉 전까지 지하철 포스터 광고가 종종 보였었다. 물론 단가가 좀 낮은 영역들이었고 예산 때문에 온라인 광고 쪽은 결국 쓰지 않은 모양이었다. <라이언 고슬링 X 러셀 크로우>만으로 소구 하기 어려웠던 듯하다. 미국 범죄 코미디 액션물은 워낙 미국식 말장난이나 위트가 많아서 번역이 기깔나야 재미있을 텐데 (<스파이>나 <데드풀> 같이..) 이 영화는 하필 번역 운이 없었다. 개봉 후에도, VOD 풀린 후에도 관객들에게 번역이 형편없다고 욕을 많이 먹었다. 쩝. 번역이 잘 되었다면 입소문을 타고 좀 더 상영 기간이 늘어났지도 모르는데. 작년 늦여름 개봉한 <킬러의 보디가드>가 빵 터졌던 것처럼 말이다. 

번역도 번역이지만 영화 시대적 배경이 1970년대 LA라서 그 시대의 미국식 분위기에 맞는 액션 정도만 나온다. 요즘 같은 블록버스터급 액션물은 아니라 이 점도 여름용 액션 영화로 부족했던 것 같다. 게다가 관람등급도 청불이고. 
결국 국내 스코어는 2만 4천 명 정도. (영진위_24,471명) 전국의 라이언 고슬링 팬을 합쳐도 이 숫자보다 많을 텐데!! (아니면 말고) 상영관 자체도 좀 적었던 것 같아서 아쉽다. 


라이언 고슬링 팬으로서 이 영화를 평가하자면, 그동안의 스윗/댄디/갱스터스러웠던 역할들과 다른 새로운 자극을 느낄 수 있는 영화랄까. 고슬링의 허당'미'를 만끽할 수 있다.


청불인데 사실은 병맛 수사물

이야기가 흘러가는 자체는 캐면 캘수록 사건의 큰 배후를 알게 되는 탐정수사물이라 재밌지만 전개가 치밀하진 않다. 실마리를 찾거나 발견하는 게 우연이 많아서(쪽지 발견, 글렌 할머니의 기가 막힌 타이밍 등장, 영사기사 챗과의 만남) 어, 사실 이거 병맛 코드도 있구나, 하고 이해해야 한다^^ 아주 좋아 후후


어찌어찌 나이스 하게 된 나이스 가이즈 콤비와 그 도터

허당미 넘치지만 사연이 있어 보이는 사설탐정 홀랜드 마치(라이언 고슬링). 첫 등장 장면에서 홀랜드는 수트를 입은 채로 물이 가득 찬 욕조에 멍하니 앉아있다. 아내를 잃은 아픈 과거가 있는, 겉으로는 못 미더워 보여도 상처가 많은 캐릭터.


미성년자에게 옳지 못한 행동을 하는 어른들을 극도로 싫어하는, 나름의 정의를 가진 잭슨 힐리(러셀 크로우). 그 역시 사연이 많아 보이지만 영화에 자세하게 다뤄지진 않는다. 앞장서서 범죄자를 처단한 사건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깨달은 이후 자신만의 정의를 갖게 된 느낌.
마치를 혼쭐 내러 왔다가 결국 마치에게 수사 의뢰를 하는 힐리. 처음엔 서로를 못 믿었다가 나중에는 각자의 능력대로 사건을 해결한다. 수사 버디무비! 요 재미가 사실 크다. 게다가 마치의 딸 힐리(앵거리 라이스)의 감초 역할이 그 재미를 더욱 배로 만든다.



고슬링식 호들갑
라이언 고슬링의 호들갑 보는 재미로 보았다. 오마갓! 지져스! 한 옥타브 올라간 가성을 내며 촐싹 대는 라이언. 기존에 보지 못했던 캐릭터라 팬으로서 흐뭇했다. 그리고 복고풍의 수트가 고슬링과 찰떡같이 어울려서 또 흐뭇. 

큰 의미는 없고 재미있게 보면 되는 영화다. 둘이 케미가 좋아서 2편이 제작될 것 같기도 한데 2편이 과연 국내에서 개봉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제 젊은 층은 미국식 유머 코드에 익숙한 편이고 라이언 고슬링이 먹힐 때도 되지 않았나? 그렇다면 1편도 다시 개봉해보면 어떨까! 처음 개봉했을 때도 개봉 시기만 좀 조정됐다면 마케팅에 좀 더 힘을 싣지 았을까 싶다. 다음번에는 라이언 고슬링만으로 소구 할 수 있는 때가 온다면 좋겠지만 난 별로 반댈세.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다, 그 매력....


덧.

+ 미국 가면 영화에 나오는 음료수 유후 아직도 팔까. 마셔보고 싶어. 힐리가 쟁여두려고 한 박스 사 왔는데 몽땅 깨져버려서 올매나 아쉬웠다고...
+ 2편 나왔으면. 이대로 끝내기엔 아까운 콤비야.


어쩌다 나이스하게 된 가이즈, 마치와 힐리
유후에 눈을 뜬 힐리


다음에 다룰 그의 영화는 <올 굿 에브리씽>(2010)과 <크레이지, 스투피드, 러브>(2011), 그리고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2012)이다. 이 중 국내 개봉작은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 뿐이고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 누적 관객수 21,778명이다. <크레이지, 스투피드, 러브>는 지금이라도 개봉하면 좋을 것 같다. 캐스팅도 화려하고 라이언 고슬링x엠마 스톤 케미가 아주 좋다. 다음 글 역시 아쉬움으로 질척대는 글이겠지만ㅠ




* 글에 활용된 이미지는 영화 <나이스 가이즈> 공식 스틸컷이며 출처는 네이버 영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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