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란소강 Feb 11. 2018

이 영화는 개봉했어야 했다

라이언 고슬링 입덕 영화 <크레이지, 스투피드, 러브>




이 영화는

개봉했어야 했다

라이언 고슬링 백만 덕후 양성을 위해 나는 쓴다.



최근 커뮤니티 유머글에서 이런 말을 본 적 있다.


라이언 고슬링은 미국에선 핫하지만 국내에는 안 먹히는 얼굴


2016년 12월 7일 개봉한 <라라랜드>가 흥행하고 꿈을 좇던 많은 젊은이들의 '인생 영화'가 되었음에도, 2017년 12월 8일 1년 만에 재개봉을 하는 기염을 토하는 데도 라이언 고슬링은 국내에선 아직 안 먹히는 배우다. 추산 팬은 꽤 많지만 (내 기준) 흥행 배우 수준은 아직 아닌 것이 아쉬워서 쓰는 글. 


미국에서 라이언 고슬링은 'Hey, girl' 짤들로 유명해서 약간 '스윗남'의 정석 같은 이미지이지만 (<201612 엘런쇼 고슬링 편, Hey, girl> by 라이언의종착역은나) 국내에서는 개그맨을 닮았다는 둥 왜 인기 있는지 모르겠다는 둥 말들이 많다. 

'Hey, girl' 시리즈 중 하나, 팬이 만든 짤인데 라이언이 언젠가 영화 대사로 쓰겠다고도 했다. 성덕.. (출처는 이미지 내 표기)


지금 라이언 고슬링은 데미언 셔젤 감독의 <퍼스트 맨> 촬영 중이다. 10월 개봉 예정. 

마케팅 포인트는 <라라랜드>이지 않을까 싶다. '<라라랜드>의 감독과 남자 주인공이 다시 만났다'는 식의 카피가 나올 것 같다. 데미언 셔젤이야 <위플래시>부터 국내에도 팬이 꽤 있는 감독이니 감독만 밀 수도 있을 듯. 나도 데미언 셔젤을 좋아하지만 이 영화도 주연 배우로만은 밀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적 느낌. 공동 주연인 '존 번탈'은 <데어데블> 퍼니셔로 분한 배우인데 이 배우도 국내에서 인지도는 그다지 높지 않아서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할 가능성이 낮다. ( 최근 국내 개봉작으론 <베이비 드라이버>. 조연 '그리프'로 출연했다.)



누구라도 그런 순간이 있다. 

바로 '입덕'의 순간, '덕통사고'의 순간 말이다.



01. 라이언 고슬링에 입덕해보자

나의 궁극적인 목적은 라이언 고슬링의 국내 팬 층을 두텁게 해서 <퍼스트 맨> 개봉 때 내한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배우의 팬을 늘리는 방법은 무엇일까? 달리 생각할 것이 없다. 입덕만이 답이다. 누구라도 그런 순간이 있다. 바로 '입덕'의 순간. 좋아하는 표현은 아니지만 '덕통사고'의 순간 말이다. 라이언 고슬링은 영화배우이니 입덕 영상은 영화로 꼽고 싶다.


라이언 고슬링 입덕 영화 중 진짜는 이 영화다. <Crazy, Stupid, Love> (2011)


영화 <크레이지 스투피드 러브> 포스터


그런데 이 영화, 국내에 개봉을 안 했다. 개봉 없이 VOD로 오픈만 된 상태.

라이언 고슬링이 국내에서 아직! 먹히지 않는 이유는! 덕후 양성이 제대로 되지 않은 이유는! 이 영화가 국내에 개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단언할 수 있다. 정말로. 배우의 매력을 극대화시켜주는 찰떡 캐릭터가 종종 있다. 고슬링의 스윗한 면을 제대로 보여준 영화가 바로 <크레이지, 스투피드, 러브>.


영화 한 편으로 어떻게 입덕을 하느냐고? 최근 예시 하나만 들겠다. <킹스맨>의 콜린 퍼스! <킹스맨> 이전에는 팬 층이 얕았던 배우이나 배우의 매력을 최대화한 역할 덕분에 인기가 치솟았다. (이 외에도 채닝 테이텀, 휴 그랜트, 에디 레드메인 등등 영화 한 편으로 은근 팬이 많아진 배우들. 비슷한 케이스로 <셜록>의 베니도.)


라이언은 이 영화에서 '제이콥 팔머'라는 바람둥이로 나온다. 핸섬, 젠틀, 스윗 총 집합체 캐릭터. 수많은 여자를 만나지만 결국은 진짜 사랑을 만난다. 인스턴트 만남을 즐기는 뭇 바람둥이 캐릭터가 그렇듯 '진짜 사랑'에 빠진 자신에게 서투르게 적응하고 성장하는 캐릭터. '제이콥'은 부인의 외도로 이혼을 앞둔 '칼'(스티브 카렐)을 우연히 만나고 그에게 카사노바 비법 전수를 해준다. 소위 '픽업 아티스트' 같은 역할. 진짜 사랑에 버림받은 칼에게 진짜 사랑, 소울 메이트 같은 건 집어치우고 여자는 이렇게 만나라며 코칭해준다. 하지만 오히려 칼 덕분에(?) 제이콥이 진짜 사랑을 알게 되지만.


영화 <크레이지 스투피드 러브> 스틸컷 / 칼을 바라보는 제이콥, 쏘 스윗....


02. 이 영화, 지금 개봉하면 어떨까?

<크레이지, 스투피드, 러브>는 스티브 카렐, 줄리안 무어, 엠마 스톤, 라이언 고슬링 주연이다. 지금이야 이 영화 출연진이 빵빵하게 보이지만 2011년에 국내에서 개봉하기엔 배우 힘이 약했을 것 같기도 하다. 배우 힘이 약하니 뾰족하게 뽑아낼 마케팅 포인트가 없었을 것이다. 네 배우 모두 영화 헤비유저 사이에는 팬이 제법 될지 몰라도 대중적으로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재작년부터 옛 영화를 재개봉하는 게 영화계 트렌드 중 하나이다. 그러니 이 영화도 올해 개봉하면 어떨까?가족과, 연인 간의 지지고 볶는 사랑을 다루고 있어서 데이트가 활발한 시즌에 맞춰 개봉하기 적절하고 라이언과 엠마의 케미도 볼 수 있는 영화니까. <퍼스트 맨> 개봉 전이고 날이 좋은 데이트 시즌인 9월 쯤이면 어떨지. <라라랜드>의 세바스찬과 미아는 사실 만난 적이 있다, 이런 콘셉트이면 재밌을 것 같다. 개봉한다면 뽑아보고 싶은 카피들.


<크레이지, 스투피드, 러브> 엠마 스톤 X 라이언 고슬링, 스윗한 케미!

<라라랜드> 세바스찬과 미아는 사실 만난 적이 있다!

크레이지? 스투피드? 그래도 러브!

'데이비드 린드하겐' 때문이라고? (영화를 본 사람은 절대 잊지 못 하는 그 이름)


제이콥과 한나를 연기한 라이언과 엠마 (출처: 다음 영화)



라이언 고슬링, 이게 진짜다.

라이언 고슬링 입덕 포인트 알려 드립니다.


01. 조각 피자 

영화 자체도 가볍게 보기 좋고 무엇보다 입덕 포인트가 많다. 첫 번째는 조각 피자 씬. 칼의 패션 코칭을 해주기 위해 쇼핑센터에서 칼을 기다리며 피자를 먹고 있는 장면이다. 이 장면을 슬로 모션으로 잡은 이유가 있다. 왜냐면 정말로다가 멋지기 때문에...


02. 더티 댄싱

그리고 대망의........ 라이언 고슬링의 '더티 댄싱' 씬이다. 제이콥의 백전백승 꼬시기 비법. 이 장면 대사에도 나오는데 정말로 "포토샵 한 것 같은 복근"이 나온다. 영상 스틸컷은 생략하겠다. 생략해야만 한다. 움직이는 영상으로 봐야하니까.


이 두 장면을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말하고 있을 것이다. 

라이언 고슬링은 이게 진짜라고....


영화 <크레이지 스투피드 러브> 스틸컷 / 제이콥의 조각 피자 씬




라이언 고슬링, 내한을 위해 


라이언 고슬링을 내한하게 하려면 백만 덕후를 양성해야 한다(제발). 그를 보고 싶어하는 국내 팬이 많다는 걸 알려야 한다. 입덕이 답이고, 입덕 영화로는 이 영화가 딱이다. 입덕의 순간은 조금씩 개인차가 있지만 공통된 무언가는 있는 법이다. 이 영화에서 라이언이 연기한 '제이콥 팔머'역은 덕력의 공통된 무언가를 자극하는 아주 좋은 촉매제이다. 에헴, 민망하니 구체적으로 말하지는 않겠다. 


일단 입덕 하고 나면 그의 강렬한 연기도 즐길 수 있고(<드라이브>,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 중년 분장, 노인 분장, 여장한 모습까지(<블루 발렌타인>, <올 굿 에브리씽>)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역시 국내에 개봉하지 않았지만 엠마 스톤과의 또 다른 케미를 볼 수 있는 <갱스터 스쿼드>도 있다. 


<올 굿 에브리씽>도 국내 개봉하지 않은 영화인데 여기서 라이언 고슬링의 여장한 모습을 볼 수 있다.(티 나는 여장이지만 제법 잘 어울림) 노인 분장도 한다. 그리고 고슬링은 금발 계통 머리색이 잘 어울린다는 것, 수염을 기르는 쪽이 잘 어울린다는 덕후 취향의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영화. (어두운 머리색으로 수염 없이 나오기 때문이다..)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드>은 라이언 고슬링의 강렬한 연기가 인상 깊다는 평이 많았다. 2013년 8월 1일 국내 개봉했지만 개봉 당시 <설국열차>, <더 테러 라이브>와 개봉일이 겹쳐서 상영관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브래들리 쿠퍼와 데인 드한과 공동 주연이고 영화 자체도 좋다. 묵직하고 여운이 짙다.


이렇게 좋은 영화가 많은데 팬으로서 아쉬울 따름이다. <퍼스트 맨> 때는 꼭 내한을.. 꼭 좀..


* 라이언 고슬링 앓는 '고슬링 N회차' 글 시리즈

라이언 고슬링이 아직 안 먹힌다고?

<드라이브>와 <베이비 드라이버> 같이 보기 




* 이 글에 활용된 영화 관련 이미지 저작권은 영화 <Crazy, Stupid, Love> 제작사 워너브라더스에 있으며, 출처는 공식dvd 및 다음 영화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라이언 고슬링이 아직 안 먹힌다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