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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란소강 Jan 17. 2019

우리는 추억에 기대어 산다




Canon AE1 ⓒaliceK

주말이면 할머니와 목욕탕에 갔다. 할머니가 목욕탕에 들어설 때면 동네 아주머니들이 좋은 자리를 내어주셨다. 어떤 아주머니들은 할머니 등을 밀어드리겠다고 먼저 말을 걸거나, 때를 밀고 나서 흰 우유로 등 마사지까지 해주셨다. 우리 할머니를 보고 엄마 생각이 난다고 했다. 돌아가시기 전에 등이라도 한번 밀어드릴 걸 그랬다고, 땀인지 물인지 모를 물방울을 훔치셨다.




Canon 50d ⓒaliceK

고된 일을 마치고 귀가한 아빠에게서는 겨울 냄새가 났다. 차갑고 건조한, 먼지가 뒤섞인 냄새. 아빠는 우리를 밤 늦게까지 운영하는 설렁탕집으로 데려가곤 했다. 좁은 식탁에 셋이 조르르 앉아 졸린 눈을 비비며 설렁탕에 깍두기를 먹었는데, 그 맛과 그 순간의 분위기가 아직도 생생하다. 그 설렁탕집은 시장이 재개발되며 사라졌다. 아빠는 단골집은 추억 속으로 사라졌지만, 우리에게 나눠준 추억은 여전히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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