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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호 Feb 08. 2024

익숙한 새로움. 강력한 유대감을 만드는 캐릭터 외형

사람은 캐릭터에 집중한다

몰입은 시간적 개념, 우리는 결국 캐릭터에게 주목한다! 배경이 있을 때는 배경에 빠질 수 있는데 캐릭터가 들어갔을 때 사람들은 캐릭터에 반응한다
(ONMIND 이상민 이사 Keynote)

그래 맞다. 내가 에펠탑 앞에서 찍은 장원영 사진을 보고,

    ‘(난 장원영인줄 몰라서..) 누가 봐도 예쁜 여자가 에펠탑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한 것은

    ‘사람은 (공간 속) 캐릭터에 집중한다’는 명백한 증거.


이상민 이사님은 이런 표현도 하셨는데

사실은 로블록스는 그런 부분을 잘 건드린 거예요. 그러니까 캐릭터를 어떻게든 만들어 가지고 그 캐릭터를 움직일 수 있게끔 사람들에게 장을 준 거거든요.

로블록스 하면 떠오르는 레고 인간.

나는 ‘레고 인간’이라고 묘사했는데, 누군가는 ‘로블록스 인간!’을 가장 먼저 외칠 것이다.

모든 콘텐츠의 첫 집중 대상은 캐릭터의 외형이다.



최근에 흥한 PalWorld를 보자.

이 reddit 게시글은 단숨에 40k upvote를 받았다. 10일이 지난 현재에도 댓글이 달린다.

PalWorld가 바이럴이 된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맛있는 짬뽕, 스팀 기록 경신, 제작 스토리 등) 1등 공신은 ‘포켓몬과 비슷한 캐릭터’ 임을 절대로 부정할 수 없다.

여기에 ‘포켓몬’ 하면 떠오르는 당연했던 장벽들을 깨부숴 버리니.

    ‘최근 포켓몬 게임들은 실망이 컸었다.’

    ‘분명 포켓몬인데, 얘네한테 총도 쏘고, 노예로도 부릴 수 있다니!’

모든 리뷰 영상이 ‘포켓몬과 비슷하게 생긴 거 ㅇㅈ’에서 시작해서 ‘아 근데, 진짜 재밌는 이유는 따로 있음’으로 끝나는 것



뭐, ‘진짜 맛있는 짬뽕’인지는 앞으로의 retention이 증명하는 거니 논외이고!


Palworld를 기사 제목으로만 접한 ‘논게이머’라면…

    장담하건대. 그들에게 PalWorld는

    ‘포켓몬 베껴서 논란된 게임’으로 기억되지

    ‘포켓몬과 비슷한 외형으로 떴지만, 알고 보니, Ark와 훨씬 비슷하고, 건축, 수집, 육성…’ 이렇게 기억되지 않을 거다.

    >> 이것이 캐릭터 외형이 가지는 강력한 해자


이 또한 반대로, 아래 사진을 보고, ‘엥 오른쪽은 PalWorld 베낀 거네’라고 말하는 사람도 생길 것



말하고 싶었던 핵심은 이제부터 시작.

캐릭터 디자인의 궁극적인 목표는 플레이어와 캐릭터 간의 강한 유대감을 만드는 것이다. (링크)

이 말은 너무 맞말이라 더 부연 설명이 필요 없고 내가 궁금한 건

    ‘그래서 강력한 유대감을 만드는 캐릭터 외형은 뭔데?’

    그리고 결론부터 말하면, 익숙함. 이 열쇠이다.


onmind 이상민 이사님께서도 말하듯. ‘관계성’은 ‘존재성’에서 출발한다.

게임을 만들 때, 어떤 존재성을 추구해야 하는가?

    나만의 강력한 비전이 있다! ⇒ 비전 위에 스토리 쌓고, 스토리 위에 비주얼 쌓으면 됨

        이런 게임은, 유일무이한 존재성이 곧 엄청난 해자가 된다. (무조건 독창성)

    근데 처음부터 ‘캐주얼’을 지향한 게임에서는? ⇒ 익숙함에서 출발하면 됨

        보편적인 게이머, 더 나아가, 논게이머를 위해서는 ‘이미 알고 있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래야 거부감이 최소화되니까!

        >> 모매사콘(모두가 매일 사용하는 콘텐츠)을 만들고 싶으니, 캐주얼에 대해 연구할 거임



우리가 당연하게 강력한 유대감을 느끼는 것들.   

    귀여운 동물

    가족 (특히, 아기의 얼굴)

    이미 성공한 IP (연예인, 축구선수(손흥민은 축구 선수처럼 생겼다), 게임 캐릭터)


근데 모두가 본 적도 없거나, 싫어하는 것에서 출발했지만 대 성공을 거둔 것도 있음

    모두가 거미를 싫어하지만 성공한 스파이더맨, (Stan Lee 인터뷰)

    파란색 피부의 인간이 나오지만 성공한 아바타. 가 대표적인 예시

    글자만 보면 누가 봐도 ‘매니악’ 한데, 결과적으로는 캐주얼에 버금가는 ‘대중성’을 확보했음.   


    모두가 싫어한다는 것은 또 다른 익숙함이다. 거미라는 존재 자체는 새롭지 않으니까.


그래서 1차적으로 정리하면

    강한 유대감의 기본은. 캐릭터의 익숙한 존재성이라는 것.

    그 존재하면 떠오르는 개념을 정확히 반대로 깨부수면, ‘익숙한 새로움’이 된다.

    사람들은 이걸 반전 매력이라고 부름.

    

    스파이더맨은 영웅이지만 친절한 이웃이다. → 스파이더맨

    포켓몬이지만 때리고 죽이고 일 시킬 수 있다. → PalWorld

    드래곤이지만 반려 동물 같다. → 드래곤 길들이기


이런 의견도 있다

플레이어는 게임에 몰두하고 게임을 지속해서 플레이하기 위해서, 게임의 장비가 제공하는 미학적인, 정서적인, 일시적인 가치를 기꺼이 포기한다. 우리는 이것을 무관함의 법칙이라고 부를 수 있다. 예를 들면, 체스 게임 플레이어는 금으로 치장된 사람 조각을 가지고 체스 게임을 하더라도, 플레이어는 ‘똑같은’ 포지션으로 게임을 시작하고 전략적인 공격과 방어를 한다. 다시 말해, 플레이어는 게임 말의 생김새와 관계없이 똑같은 재미를 만끽한다. (어빙 고프먼)

한 마디로, 캐릭터 외형은 부수적이다! (링크 ← 이 링크에서 10여 년 전의 게임들을 예시로 들며 설명함)

    bruce의 ‘설렁탕집 이론’ 관점에서 보면, 캐릭터는 김치 정도인 것.

    국물이 맛없으면 애초에 탈락이고, 국물이 앵간한 두 음식점 중에서는 김치가 맛있거나 가까운 집이거나 공깃밥 양이 많은 곳을 찾게 된다.


정말 동의함. 100%.

그러나, 이 이론은 철저하게 제한적으로 맞는 말이라고 생각함.

    “승자와 패자가 있는 경우 (배그, 피파, 롤, 체스)”에만 해당함

    시스템이 ‘잘난 놈’과 ‘못난 놈’을 정해주는 경우에 한해서, 플레이어는 캐릭터의 생김새와 관계없이 똑같은 재미를 만끽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경우라면 다르지.   

    1. 골(Goal)이 없는 경우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 VR Chat, G-tag)

    2. 육성이 목표인 경우 (모든 캐릭터 가챠 게임도 여기에 포함)


    게임 룰과 상관없이, 예쁜 게 좋고. 귀여운 게 좋다. 나를 표현할 수 있다면 뭐든 좋다!

    아예 skin 모딩 기능을 통해 ‘너네 입맛에 맞는 거 알아서 만들어!’라고 하기도 함.

    경험을 쌓을수록 캐릭터 외형이 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크에서 보호 4, 풀 갑바를 착용한 플레이어의 자태란...)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

아예 뜬금없으면 안 된다! (관계를 맺고 싶은 친구이기 전에, 그 친구는 반드시 사람이어야 한다)

캐릭터를 보는 것만으로 캐릭터 행동을 예측할 수 있는가?

고릴라니까 당연히 양팔을 쓰겠지. (G-Tag)

외형, 목소리, 행동은 전부 일관되어야 한다. 유저에게 혼란을 주는 것과 반전을 주는 것은 다름! (예시가 뭐가 있지?? 모르겠움)



사람은 ‘공간 속에서 캐릭터를 찾는다’는 법칙에서 출발.

PalWorld로 게임에서 캐릭터 해자가 얼마나 강력한지 실감했고

대중성을 이끌어낸 캐릭터의 공통점과, 게임의 유형에 따른 캐릭터 중요도를 살펴보았다


그 결과 나의 주장은   

대중적이려면, 캐릭터가 익숙한 존재를 연상시켜야 한다

목표가 없거나 육성이 목표라면 캐릭터 외형으로 다 해 먹을 수 있다

외형과 행동은 일관되어야 한다


VR에서는 어떤 캐릭터가 나왔나

⇒ 이건 다음 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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