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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호 Feb 15. 2024

'500만원 비전 프로'를 쓰고 퇴근해 봤습니다

짧고 굵게 가겠다. 다른 테크 유튜버처럼

    ‘어떤 기능이 되고 안 되고~ 아쉽지만 애플이라서 기대가 됩니다~’

    이런 뻔한 말 안 한다


신사역에서 한 컷

결론부터..   

    1. 클릭은 100점. 스크롤은 0점

    2. 생산성 도구는 멀었다고? 평생 ‘영상’ 기능만 돼도 구매하게 될 거다


클릭은 100점. 스크롤은 0점

비전 프로를 쓰자마자 깨달았다

    2천만 Quest 유저들이 그동안 얼마나 손해를 보며 ‘클릭’ 했는지.


과거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으로 ‘이게 클릭이란다’를 시전 했던 것처럼

지금의 애플이 딱 그걸 해냈다

    아무도 컨트롤러를 원하지 않습니다 ⇒ 컨트롤러 폐기. Only 핸드 트래킹

    아무도 팔이 저린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 가리키는 것은 눈동자로.


장담하건대.

    과거 XR 기기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애플 비전 프로를 착용하면

    싹 다 ‘클릭할 때 자연스럽게 손을 위로 올릴 거임

‘팔을 계속 들고 있어야 한다?’ ⇒ 어찌 보면 당연한 비효율이었는데

애플은 철저하게 깨부쉈다.

    “손은 책상 위에 공손히 두시면 됩니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가 살아있었다면 ‘이건 쓰레기야’라고 했을 것도 확실한데…

PC와 스마트폰 통틀어서 가장 기본 동작 2개를 꼽으라면

    클릭과 스크롤임.


이 관점에서 애플 비전 프로는 딱 50점짜리다.

스크롤을 하려면 필히 조금이라도 손이 공중에 떠 있어야 한다.

    테크 유튜버 후기들에서 ‘스크롤이 좀 불편하네요’ 했던 이유는 바로 이거임

그래서 정확히 말하면 “손을 책상 위에 공손히 두지 못한다” 결국엔 팔이 저리다


스티브 잡스가 과거에 ‘마우스가 청바지 위에서도 작동하게 하세요’라고 했었잖아?

    비전 프로가 100점을 받으려면 딱 저게 되어야 한다


감히 예측하건대. ‘클릭과 스크롤이 무릎에서 손목을 떼지 않고 가능한 날’이 오면

이거… 생산성 도구로서의 시작이라고 본다


생산성 도구는 멀었다고? 평생 ‘영상’ 기능만 돼도 구매하게 될 거다

내가 영상 도파민 역치가 압도적으로 낮은 사람이긴 하지만…


작년에 ‘에스파 VR 콘서트’ 보고 와서 이런 생각을 했음

    ‘아직’이라는 수식어가 떨어지자마자 단숨에 혁신될 분야는

    영상. 영화. 연예계. (게임보다 훨씬 빠를 거임 훨씬)


이거는 어차피 이해의 영역이 아니다. (직접 봐야 알 수 있으니까)


그래도 설명해보자면,

아무리 카메라가 좋아져도.. 사진이나 영상이 '추억'을 담지는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Spatial Video는 이 '당연'마저 깨부쉈다.


    좀 더 과감하게 말해보자면,

        내가 당장 한 살 배기 아기가 있다면

        내가 당장 시한부 판정을 받은 가족이 있다면

        

        리셀가 1000만 원? 기꺼이 지르겠다. 평생을 추억하기에 충분하다.


내가 갤러리 들어가는 게 이렇게 즐거울 줄이야…


‘오키! 소비 개쩌는 거 인정할게. 공급은 누가 하는데?’


공급?

아이폰 15만 있으면 그 누구나 ‘3D 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

AmazeVR 보면서 ‘와 이거 기술 해자 개쩐다’고 생각했던 게 불과 작년인데..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 도입부에도 서술했지만

    ‘아직’이다.

    내가 써본 기기 중 압도적으로 무겁다.

    회사에서 신사역까지 걸어서 8분 거리인데, ‘아 진짜 벗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 외 좋은 것들 + 나쁜 것들

X가 쉬운 거였네

고개를 고정시키고, 눈동자만 굴린다고 했을 때

    위를 보는 건 불편하고. 아래를 보는 건 편하다 (VR에서 이 설계가 중요함)

관성적으로는 퀘스트가 편할 수 있으나. 눈동자를 쓰는 게 ‘옳은 방향’이라면 다 아래로 바뀔 거임

설명이 필요한가? 굿. 애플답다.


인 줄 알았지만.. 애플이 사고의 틀에 갇히다니

핸드폰에서 '위에서 아래로 쓸어내렸을 때, 내려오는 그 설정 창’

눈동자를 위로 치켜들고 손으로 잡으면서 위에서 아래로 당겨야..!  저 창이 뜬다 (설명도 힘들다)

아..
닫기 버튼은 아래에다 잘 만들었으면서 왜 이건 위를 쳐다보게 만들었을까...

설정 창에 들어갈 일이 참 많은데. 아쉽다. (오디오, 와이파이, 이동 모드 등)


자기들이 선보인 틀에 스스로 갇힌 꼴


압도적인 화질 1 황. 그러나.. 아직도 ‘화질구지’

이것도 직접 봐야 느끼는 거라 설명은 패스

퀘스트 화질을 아는 1인으로서. 처음 써보면. ‘와! 미친 선명하다’ 싶은데

    벗자마자 ‘아직이네ㅋㅋ’ 생각이 들었다



자질구레한 생각들이 3개 정도 더 있는데 이런 건 나중에 콘텐츠 후기와 함께 다시 끄적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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