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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몽실 Dec 22. 2020

삶이란 게 참 치사하다.

영화 리뷰 <소공녀>

 이번 년도 9월 9일에 나는 이런 글을 적었다.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는 걸 매번 경험을 통해 깨닫고 있다. 성공과 행복을 위해 가야 하는 길과 거쳐야 하는 과정들이 지하철 노선처럼 정해져 있지 않다는 걸 난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어째선가 나는 자주 불안해하고 혼란스러워한다. 내가 바라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느낄 때마다 숨이 턱 막히고 사는 게 뭔가 싶다. '난 아직 어려!' 나 자신에게 말하며 우울을 벗어나기 위해 발악해 보지만 껌껌한 생각에 휩싸인 나는 쉽게 빠져나오지 못한다. 매번 반복하는 일이다. 


 영화를 보면서 자유로운 미소의 삶을 응원했고 한 번쯤 미소처럼 살아봐도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난 치사하게도 미소처럼 살고 싶지 않았다. 난 편안한 안식처가 돼줄 집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맛있는 음식, 멋 부릴 옷과 기타 치장 거리들을 사고 싶다. 남을 만났을 때 불쌍해 보이지 않고 꿇여보이지 않고 싶다. 그래서 나는 한 치 앞을 모르는 이상에서 벗어나 현실 세계로 넘어가야 하나 수백 번 고민한다. 내가 바라는 삶이 아니어도 남들이 보기에 평범해 보이면 왠지 성공한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방황한다. 


 우리들은 별거 아닌 삶을 세상(결국 우리들)이 만들어 논 평범한 것들 또는 좀 더 부러운 것들로 열심히 포장하며 살아간다. 현실은 너무나 단순하고 초라하지만 우리는 어떻게 하면 더 있어보일까 고민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담배와 위스키를 가진 미소와 집과 체면을 지킨 그들 중 누가 더 행복한지 그런 건 누가 정할 수 있을까? 집이 없다고 세상이 무너질까? 남들처럼만 살면 나는 행복해질 수 있는 건가?

많은 모래를 움켜쥘수록 더 빨리 빠져나가는 법이란 걸 알지만 용기가 없는 나는 또 방황한다. 

평범하지 않을 용기가 있는 미소처럼 되고 싶다. 


미소가 많이 아주 많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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